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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주택 시장 찬바람 불지만… "돈 될 곳은 여전히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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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불씨’가 꺼지지 않은 것일까.

지방 군 단위에 공급되는 아파트가 1순위 해당 지역에서 높은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되는가 하면 고분양가라는 논란이 있던 오피스텔 청약에도 3만여명이 몰리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가 내놓은 규제 정책 때문에 실수요자들이 눈치를 보는 장세가 이어지며 매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지만, 분양시장에는 여전히 뜨거운 곳도 많은 것이다. 상대적으로 규제가 적은 지역이나 주변보다 집값이 낮은 곳을 찾아나서는 투자 수요가 여전히 많아 생기는 현상으로 보인다.

조선비즈

지난달 현대엔지니어링이 전남 화순에 공급한 ‘힐스테이트 화순’ 견본주택에 몰린 방문객들.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말 전남 화순군 화순읍에 분양한 ‘힐스테이트 화순’은 모든 주택유형이 1순위 해당 지역에서 마감됐다. 평균 청약경쟁률은 26.71대 1이 나왔는데, 1순위 해당 지역에 3906명이 몰렸다.

화순군의 가구 수는 2017년 기준으로 2만5288가구였다. 한 가구당 청약 한건씩을 넣었다고 가정하면 전체 가구의 약 15%가 청약에 뛰어든 셈이다. 화순에 이렇게 매수세가 몰린 것은 최근 집값이 크게 오른 광주의 바로 옆이라는 지리적인 장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지난달 말 선보인 ‘힐스테이트 판교역’ 17블록의 경우에도 65실 공급에 2만7583명이 몰렸다. 이 오피스텔 전용 53㎡ 분양가는 7억5800만원으로 주변 주거시설보다 비쌌다.

그런데도 수요가 몰린 곳은 이곳이 100실 미만 오피스텔이라 소유권이전등기 이전이라도 전매가 가능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계약금 10%만 넣고 당첨이 되면 언제든 되파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다는 의미다.

삼성물산이 서초우성1차 아파트를 재건축하는 ‘서초 래미안 리더스원’에도 잔여물량 26가구를 모집하는 데 2만3000여명이 접수했다. 전용 84㎡ 분양가가 16억9000만~17억3000만원인 이 아파트는 중도금 대출이 불가능하다. 계약금 20%와 중도금 60%를 합한 13억원 이상의 현금을 갖고 있어야 하는데, 이만한 수요가 몰렸다는 건 투자 가치가 크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9·13 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서울의 부동산 시장이 얼어 붙었지만, 규제가 덜한 지방과 시세 차익이 클 것으로 보이는 서울의 청약 시장에서는 여전히 투자 불씨가 꺼지지 않은 것으로 본다.

서성권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은 "기준금리가 올랐다고 하지만, 여전히 과거와 비교하면 금리 수준이 낮다"면서 "주식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고, 국내 경기도 부진하다 보니 투자할 곳 없는 돈의 상당 수가 부동산시장에 계속 머물러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진혁 기자(kinoey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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