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점유율 0.7%, 임금도 올라
연말까지만 생산라인 가동키로
베트남·인도로 생산기지 재편
중국 톈진에 있는 삼성전자 공장 생산라인에서 직원들이 부품을 조립하고 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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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관계자는 12일 “톈진 공장을 올해 말까지만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2000여명의 현지 임직원과 협력사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공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스·카메라모듈·회로기판 등을 생산하는 협력사의 생산시설 철수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톈진공장은 2001년부터 가동됐다. 텐진공장은 2013년 매출 15조29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20%에 달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년 뒤인 2015년엔 6조9600억원, 2016년에는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3조3800억원에 그쳤고, 4분기에는 주요 종속법인에서 제외됐다. 2015년부터 매해 큰 폭으로 생산량이 축소됐고, 최근엔 한해 100만 대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수 시장에서 입지가 약해진 이유는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현지 업체가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0.7%에 그쳤다. 텐진공장과 후이저우(惠州) 두 곳의 공장을 합쳐 중국의 분기별 출하량은 70만~90만 대 수준이다.
톈진공장 가동이 중단되면, 베트남과 인도 등으로 스마트폰 생산 ‘탈(脫)중국’화가 가속화한다. 삼성전자는 후이저우 공장은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지만, 중국과 업계에서는 삼성이 발을 빼거나 사업을 축소할 수 있다고 예측한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은 이미 베트남 법인이 제조 중추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박닌·타이응웬 등에 있는 생산법인은 한해 3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여기서 고용한 인력만 10만 명 이상이며, 올 상반기 매출만 23조6700억원에 이른다. 베트남 정부에 삼성전자는 가장 큰 투자자다. 지난 7월 완공한 인도 노이다 공장도 1억2000만 대 이상의 휴대폰 제조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올해 잇달아 모디 인도 총리,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등과 면담하고 투자 확대를 약속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인건비·규제 등에서 기업 환경이 더 매력적인 베트남·인도 등에 투자를 늘리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스마트폰 부품 업체의 한 임원은 “스마트폰 생태계의 연쇄 이동이 예상된다”며 “실제로 최근 베트남 투자와 고용을 늘렸다”고 말했다.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은 지난달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기자들과 만나 “(톈진공장 철수설에 대해)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지만, 시장 상황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움직인다”고 답한 바 있다.
이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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