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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연말 물가인상 습격]떡볶이 6.5%, 치킨 5.5% ↑... 외식물가 1년새 2.6% 껑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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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라면 이어 우유까지 "값 안 오른 먹거리 없어"

"내년 최저임금 추가 인상 앞두고 예정된 수순" 분석

일부선 가격 올려 수요 감소 현실화..줄폐업 전망도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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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빙그레·팔도·해태제과·롯데제과·파리바게뜨·이디야커피·엔제리너스커피·롯데리아·비비큐치킨···.

연말로 접어든 지난 11월부터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한 식품기업·외식업체의 면면이다. 말 그대로 과자부터 치킨까지 먹거리 전반에 걸쳐 안 오르는 품목이 없을 정도다. 특히 롯데리아의 경우 12일 일부 햄버거 가격을 최대 400원 올린다고 발표하며 올해에만 무려 총 세 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해 눈총을 샀다. 8월 아이스크림 제품의 가격을 40% 올린 데 이어 지난달 홈서비스 메뉴 69종의 가격을 200~500원씩 인상한 후 이날 햄버거 11종의 가격도 인상한 것이다.

소비자들은 기업들이 하필 씀씀이가 커지는 연말연시에 기습적인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며 불만이 커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업계도 “버틸 만큼 버틴 것”이라고 토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원재료와 임차료, 특히 최저임금이 꾸준히 올라 본사 수익은 날로 악화할 수밖에 없는데 그 와중에도 불황에 물가 상승을 우려하는 정부와 소비자의 눈치가 보여 최저한도로 값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비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 적자를 피하려면 커피 원두를 저렴한 것으로 바꾸는 등 식품 원재료의 질을 낮추거나 아니면 완성품의 가격을 올리는 두 가지 방법밖에 없다”며 “가격 인상에 대한 소비자의 거부감은 충분히 알지만 제품의 질을 낮추는 꼼수보다는 정직한 가격 인상이 낫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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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또 한 번의 최저임금 인상을 앞두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최저임금은 올해 16.4% 오른 데 이어 내년에 10.9% 추가로 오른다. 업계가 연말 줄줄이 가격 인상을 결정한 배경에는 “어차피 올려야 한다면 차라리 올해 털고 가자”는 분위기도 있었다는 후문이다. 4년여 만에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는 한 커피전문점의 경우 “인건비 상승 등으로 가맹점주들의 이익 폭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점주들의 운영난 타개를 위해 가격 인상을 결정한 것”이라며 “최저임금 인상이 이어지면 가격 인상 또한 모든 업계로 번질 수밖에 없는 것이 당연한 결과인데 정부는 ‘최저임금’ 때문이 아니라고 하니 눈치가 보여 더 죽을 맛”이라고 하소연했다.

실제로 외식업계는 최저임금 등 인건비 상승의 여파가 더 크게 미쳤다. 통계청에 따르면 찌개백반, 자장면, 구내식당 식사비 등 밖에서 자주 사 먹는 음식 39개 품목으로 구성된 외식물가는 올 한 해 1년 내내 치솟아 지난해 말 대비 2.6% 상승했다. 2011년 4.3%가 오른 후 6년 만에 상승 폭이 가장 컸다. 특히 학교 급식비(-13.1%)를 제외한 38개 품목의 가격이 일제히 올랐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두드러진다. 11월 기준 떡볶이 값은 1년 전보다 6.5%, 도시락은 7.4%, 치킨은 5.5%씩 줄줄이 뛰어 소비자들의 불만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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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식품·외식 품목의 가격 인상은 소비자들을 고통스럽게도 하지만 결과적으로 소비를 위축시킨다는 점에서 더 큰 문제로 지적된다. 소비가 위축되면 외식 매장의 매출·영업이익이 줄고 비용 부담이 늘어 결국 다시 가격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가 9월 서울 지역 남녀 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0%가 외식 값이 오른 것을 체감하고 있다”며 “응답자의 57%가 가격 인상으로 외식 빈도를 줄이겠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외식업종의 주요 비용은 인건비와 임대료, 식재료 값 등으로 나뉘는데 장사가 잘될수록 식재료를 대량 구매할 수 있어 원가를 낮출 수 있게 된다”며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들이 외식을 줄이게 되면 결국 비용 절감의 길이 막혀 다시 가격 인상을 고려해야 하는 악순환이 나타나게 된다”고 우려했다.

상황을 견디지 못해 폐업을 결정하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걱정도 나온다. 치킨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점주들 요청에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데 가격 인상에 따른 수요량 감소가 생각보다 더 크다”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0% 이상 떨어졌다는 점포들도 생기고 있어 내년 점주들의 경영난과 폐업에 대한 걱정이 크다”고 토로했다.
/김경미·변수연·빈난새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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