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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단식 일주일' 손학규, 민주당 태세 바꿨지만 꼬여가는 실타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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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1월 특위 내 합의, 2월 임시국회 추진하자"

바른미래, 더욱 강공 "분명한 답 내놔라"

바른미래 소속 의원, 하루씩 동조단식 돌입

나경원 "권력 구조와 같이 논의해야"…더 꼬여

이데일리

나경원 자유한국당 신임 원내대표가 12일 오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를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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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박경훈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선거제 개편을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7일 차를 맞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단식 해제에 관심이 쏠린다. 이와 동시에 바른미래당은 소속의원들이 동조단식에 들어가며 압박수위를 한 층 높여가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은 12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제 개혁에 대한 입장을 결정했다”면서 “연동형 비례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의 기본방향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활동 시한을 연장하고, 내년 1월 중 특위 내에서 합의하고, 이를 2월 임시국회에서 최종 의결할 수 있도록 추진하자”며 “한국당의 입장 변화가 필요하다. 새로 구성된 지도부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16일 “제1당으로서는 (연동형 비례제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한 발언으로 촉발한 ‘단식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앞서 민주당은 대선과 총선에서 (권역별) 연동형 비례제를 공약한 바 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은 ‘무조건적인 연동형 비례제 수용’을 앞세워 공세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12일 바른미래당의 의원총회가 끝나고 유의동 원내수석부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의총 결과 선거제 개혁에 당 총력을 기울이기도 했다”고 운을 뗐다.

유 수석부대표는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논의됐던 낮은 수준의 (연동형 비례제로의) 합의 문제는 (이미 지나가) 자유로워졌다”면서 “이제는 각당이 의총을 통해 결의를 모으고 일자를 정하는 등 분명한 답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이 제안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민주당과 야3당(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정의당)간 논의 제안도 일축했다.

이와 함께 바른미래당은 총력전의 일환으로 소속의원들이 하루에 2명씩 동조단식에 참여키로 했다. 이날 첫 주자로는 김관영 원내대표와 오신환 사무총장이 나선다. 또 바른미래당 일각에서는 ‘민주당이 원점으로 돌아간 것뿐’이라는 의심도 나오고 있다. 채이배 의원은 한병도 정무수석의 손 대표 예방자리에서 “(윤호중 민주당 사무총장이) 의견을 발표한 것은 원칙으로 돌아간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여러 번 입장을 바꾼 것에 대해 믿음이 안 간다. 명확히 신뢰를 갖게 해야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방향이라도 잡았지만 한국당은 선거제 개편 방향 논의조차 출발을 못 하고 있다. 특히 신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제도는 ‘권력 구조’와 같이 논의해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면서 “연동형 비례대표제 같은 경우에는 의원정수 확대 없이는 이뤄지기 어려워 국민 정서가 공감해줄 수 있는지 모르겠다. 전체적으로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연동형 비례제를 향한 선거제 개편 논의가 한 발 나가는 것도 어려운 현실에 더해 한국당이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요구한 ‘도농복합선거제’, 권력 구조까지 나오면서 난마처럼 더 얽혔다. 이 때문에 여의도 정가에서는 “손 대표의 단식 투쟁은 성과 없이 병원행으로 끝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결국 한국당이 움직이지 않는 한 선거제 개편은 쉽지 않다”면서 “민주당도 이를 알고 일종의 ‘모션’을 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으로 선거제 개편은 어려울 걸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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