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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2000년 된 미네르바 조각상 발견…“10년 넘게 플라스틱 통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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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팔이 떨어져도 여전히 뛰어난 작품이다"

플라스틱 마가린 통에서 은색 눈에 올림머리를 하고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2000년 된 고대 로마 여신 조각상이 발견됐다.

영국 가디언, CNN 등 외신은 플라스틱 마가린 통에 10년 이상 들어있던 고대 로마시대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 조각상이 아마추어 금속 탐지사에 의해 발견됐다고 1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이 조각상은 2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조선일보

플라스틱 마가린 통에 10년 넘게 들어있다 최근 발견된 2000년 전 고대 로마시대 ‘지혜의 여신’ 미네르바 조각상. /영국 옥스포드셔 카운티 의회


구리합금으로 만들어진 미네르바 조각상은 1~2세기부터 전당에 놓여져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고고학자들은 현재 조각상의 머리가 떨어져나가기는 했지만 여전히 뛰어난 솜씨로 만들어졌다고 분석했다.

이 조각상은 10년 전에 이미 영국 옥스포드셔주 시골에 있는 헤일리 마을에서 발견됐지만 현대에 만든 모조품일 것이라고 여겨져 세상에 공개되지 못했다. 땅 주인인 농부는 미네르바 조각상을 마가린 ‘플로라’ 통에 넣어놓고 잊어버렸다.

미네르바 조각상이 세상의 빛을 보게 한 사람은 은퇴한 트럭운전사이자 아마추어 금속 탐지사 렌 잭맨(66)이었다. 잭맨은 "그 조각상이 오래되고 중요해 보인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잭맨은 옥스퍼드셔주 지역의 유물 발굴 담당관에게 조각상을 가져갔다. 옥스포드셔주 유물 발굴 담당관인 아니 비야드는 "책상 위에 올려져있던 마가린 통 뚜껑을 열자 마자 ‘와’ 소리가 나왔다. 환상적인 순간이었다"며 "곧바로 조각상이 로마인이고 쉽게 볼 수 있는 작품이 아니라는 것을 알아챘다"고 말했다.

비야드는 자신이 담당관으로 근무한 10년 동안 이렇게 작은 사이즈의 조각상은 본 적이 없다고 덧붙였다.

대영박물관 대변인은 "보물이 될만한 발굴품은 그 지역의 유물 발굴 담당관에게 보고돼 대영박물관의 큐레이터를 포함해 다양한 전문가의 평가를 거치게 된다"며 "이 과정이 끝나면 발굴품을 법적 보물로 인정할지에 대한 심리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변인은 미네르바 조각상이 검사 과정을 거치는 중이기 때문에 아직 금전적 가치는 없다면서도 "하지만 많은 박물관들이 이미 조각상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대영박물관은 11일 미네르바 조각상과 함께 영국 웨일스와 북아일랜드 지역에서 발견된 유물 1267점을 공개했는데, 이는 1996년 영국에서 보물법이 통과된 이후 가장 많았다.

[백윤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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