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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교통망 전쟁]上 길 없다면 '외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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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기 신도시, 교통망 확보에 희비 교차 3기 신도시 효과, 결국 교통망이 관건 [비즈니스워치] 노명현 기자 kidman04@bizwatch.co.kr

'O세권'

우리 동네에 어떤 것이 있는지 혹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대표하는 단어다. 최근 '맥세권(동네에 맥도날드 있을 때)'과 '스세권(동네에 스타벅스가 있을 때)'을 비롯해 '숲세권(단지 주변에 숲이나 공원이 있을 때)' 등 신조어가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이 중에서도 단연코 최고는 '역세권'이다. 집값을 결정하는 요인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하철역과의 거리 등 주변 교통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들 역시 새 주거지를 선정할 때 교통망 확인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실제 2기 신도시들은 서울 접근성, 교통망 개선 여부 등에 따라 운명이 달라졌다. 이에 3기 신도시 조성과 관련해서도 교통망 확보가 가장 우선 과제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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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엇갈린 운명, 2기 신도시

1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2기 신도시(화성 동탄‧성남 판교‧파주 운정‧김포 한강‧수원 광교‧위례‧양주) 가운데 올들어 집값이 가장 크게 오른 곳은 광교신도시로 조사됐다. 광교는 새 아파트 분양이 본격화됐던 2014년 8.5%, 이듬해에는 8.8%의 상승률을 기록했고 올해는 25.5%에 달했다.

이와 함께 판교신도시와 위례신도시는 각각 21%, 17.5%로 수도권 신도시의 명성을 입증했다. 동탄신도시는 7%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광교는 널찍한 부지에 고급 단지들이 들어서며 신흥 부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판교 역시 강남 못지않은 부촌으로 꼽히고, 판교 테크노밸리 조성 등으로 인해 배후 수요도 풍부하다. 이들 지역은 성공한 2기 신도시로 평가 받는다.

특히 광교와 판교는 신분당선을 통해 서울 강남까지 접근이 쉽다는 게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신분당선을 이용하면 판교에서는 15분, 광교에서도 30분 이내에 강남까지 닿을 수 있다. 서울 접근성이 신도시 조성의 최우선 요건임을 감안하면 이들 도시는 그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위례신도시는 제2의 강남으로 꼽히는 택지지구다. 그만큼 거주 수요가 많아 집값 상승률도 높다. 하지만 위례 트램 등 교통망 개선은 지연되고 있다. 관련 사업이 속도를 낼 경우 이 지역 부동산 가격은 더 올라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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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포 한강신도시 매매가격 상승률은 1.8%로 제자리걸음, 파주 운정신도시와 양주신도시는 각각 0.1%, 0.5% 하락했다. 이들 지역의 가장 큰 약점은 서울과의 거리가 멀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이 필요하지만 관련 사업도 계속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판교나 광교 등은 교통망 뿐 아니라 도시 자족기능을 갖추고 서울 강남 접근성이 좋다는 복합적 요인이 성공의 밑거름"이라며 "반면 양주와 파주 등은 서울과 거리가 멀고 광역버스와 지하철 연장선 만으로는 접근성을 개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 2기도 3기도 신도시는 교통망이 우선

이처럼 신도시 조성에서 광역교통망 대책은 도시의 성패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다.

실제 5대 도시권(수도권, 부산‧울산권, 대구권, 광주권, 대전권)에서 100만㎡ 이상이거나 수용인원이 2만명이 넘는 대규모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면 광역교통개선대책 수립이 필수다. 대도시권 교통난이 사회문제가 되는 까닭에 주변 지역 광역 교통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실현되지 않을 경우 신도시 조성을 통해 노렸던 거주 지역 분산에 따른 지역 과밀화 해소, 부동산 시장 안정 등 기대 효과도 사라진다. 오히려 지역 간 갈등이 발생하는 등 역효과도 발생할 수 있다.

김포와 파주 운정, 양주 등 2기 신도시 일부가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9월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이 지역 거주민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3기 신도시 조성에 앞서 2기 신도시 광역 교통망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통 개선대책없이 3기 신도시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2기 신도시는 계속해서 외면 받고, 집값 하락이 계속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 역시 3기 신도시 조성을 통해 집값 안정이라는 정책 효과를 보려면 교통망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2기 신도시중 서울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교통망 개선을 통해 얼마나 가깝게 연결할지, 3기 신도시도 주거지와 근무지(직장)가 가까운 곳에 잡느냐가 관건"이라며 "서울에서도 고용 유발효과가 많은 강남과의 접근성을 높여야 주택 가격 안정과 거주수요 분산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도 이같은 지적들에 대해 공감하는 분위기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연말 3기 신도시중 일부 지역을 발표하는데 교통대책을 포함해 발표할 것"이라며 "2기 신도시 교통대책도 함께 발표해 현재 거주민과 3기 신도시를 희망하는 국민들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정렬 국토부 2차관 역시 최근 "수도권 신도시 교통대책은 시간적으로 촉박하지만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이달 중하순에 마무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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