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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감기 후 발목 잡는 뜻밖의 질환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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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감기 후에는 귀나 관절 등 예상치 못한 신체부위에 후유증이 찾아올 수 있다. 특히 추위로 인해 면역력이 떨어지는 겨울에는 감기가 나은 후에도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써야한다.


성가신 감기가 겨우 떨어졌나 싶었는데 오히려 예상치 못한 복병으로 고생할 때가 있다. 바로 감기 이후의 후유증 때문. 흔히 폐렴 같은 호흡기질환을 가장 먼저 생각하지만 의외로 귀나 관절 등 뜻밖의 신체부위에서 후유증이 나타날 수 있다.

■귀

▲급성중이염=고막 안에 염증이 생겨 귀에 통증과 발열 등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아이들에게 잘 발생한다. 아이들은 이관이 짧고 직선으로 돼 있어 코감기의 원인세균이 콧물과 함께 귀로 쉽게 넘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중이염은 보통 감기가 호전될 무렵 귀에 통증과 열을 일으켜 아이가 귀를 비비거나 당긴다면 의심해야한다. 심한 경우 아이의 청력이 일시적으로 저하돼 TV볼륨을 높이거나 엄마의 말을 잘 듣지 못하고 산만해질 수 있다.

중이염을 예방하려면 아이에게 콧물이나 코막힘증상이 자주 나타나는지 신경써야한다. 또 충분히 휴식을 취하게 하고 영양분을 고루 섭취할 수 있는 식단을 구성한다. 코가 건조해지지 않게 따뜻한 물을 자주 마시게 하는 것도 좋다.

▲돌발성난청=겨울이나 연말에 잘 발생한다. 감기바이러스나 연말 피로 등이 겹치면서 달팽이관의 혈관이 갑자기 좁아지거나 청각신경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자기 귀가 먹먹해지면서 익숙한 소리가 왜곡돼 들리거나 ▲귀에서 ‘삐-’ 소리가 나는 이명과 함께 현기증 등을 동반하거나 ▲통화 소리가 평소와 달리 잘 들리지 않는 경우 등에는 돌발성난청을 의심해야한다.

무엇보다 돌발성난청은 신속히 치료해야하는 응급질환으로 실제 발병 이후 얼마나 빨리 치료를 시작하느냐에 따라 예후가 달라진다. 보통 발병 3일 이내 치료한 환자에서 약 70%가 청력을 회복할 수 있고 발병 2주 후 치료하면 청력 회복률이 30% 미만으로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개월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 청력을 잃을 수도 있다.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이비인후과 이선미 교수는 “보통 청력손실이 확인되면 스테로이드 약물로 치료하는데 그전에는 반드시 자신의 기저질환과 복용 중인 약물에 대해 전문의와 상담해야한다”며 “만일 청력손실이 심하거나 보청기로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 등에는 인공와우이식술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와우이식술은 귀 안과 바깥에 작은 기기를 설치해 청신경을 자극, 소리를 듣게 만드는 치료법이다. 강동경희대병원 이비인후과 변재용 교수는 “수술 후 환자가 느끼는 심한 고통이나 이상반응은 거의 없으며 수술 부위 상처가 다 아물면 맵핑이라는 소리조율과정을 거친 후 언어치료 등 필요한 재활치료를 시작하는데 성인의 경우 맵핑과정이 짧고 언어치료가 별도로 필요하지 않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돌발성난청을 예방하려면 충분한 휴식과 수면, 영양섭취가 중요하며 특히 귀가 소음에 노출되지 않게 주의한다. 담배와 술은 귀의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한다.

▲전정신경염=전정신경(평형을 담당하는 전정기관에 수집된 정보를 뇌로 전달)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킨다. 특히 감기 후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면 감기 바이러스가 귓속으로 침투해 전정신경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전정신경염이 발생하면 일상생활이 힘들 정도로 극심한 어지럼증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구토나 오한, 식은땀 등의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 또 전정기관과 인접한 청신경에까지 영향을 미치면 귀가 먹먹하거나 이명이 나타날 수 있다.

전정신경염은 발병 초기 전정기능억제제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다. 약물치료 후 남아있는 어지러움은 고개 좌우로 흔들기, 일자로 걷기, 균형 잡기 등의 재활치료를 통해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머리를 임의로 흔들면 이석증 등 다른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전문가의 안내에 따라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관절

▲일과성 활액막염=감기바이러스가 고관절을 둘러싼 활액막에까지 염증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10세 이하의 어린 아이들에게 흔한데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결과 최근 3년(2015~2017년)간 일과성 활액막염환자 중 10세 이하가 약 57%를 차지했다.

만일 아이가 감기를 앓은 후 아무 이유 없이 사타구니나 다리, 엉덩이뼈에 통증을 호소하면 일과성 활액막염을 의심해야한다. 통증이 심하면 잘 걷지 못하고 다리를 절기도 한다.

아이 다리를 바깥쪽으로 벌리거나 안쪽으로 돌릴 때 통증이 심해지는지, 한쪽 다리를 다른 쪽 다리에 겹쳐 4자 모양으로 만들었을 때 통증을 느끼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질환의 조기 발견에 도움이 된다.

일과성 활액막염은 특별한 치료 없이 안정을 취하면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목동힘찬병원 백지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증상은 평균 10일 정도 나타나고 대부분 4주 이내 자연적으로 사라진다”며 “하지만 비슷한 증상을 갖고 있는 다른 질환일 수도 있어 아이가 다리나 엉덩이 쪽 통증을 호소한다면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것”을 당부했다.

▲급성요통=평소 허리가 약한 사람은 감기로 인해 요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순간적으로 배에 힘이 들어가면서 허리근육과 인대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강한 압력에 의해 디스크가 돌출돼 주변 신경을 자극하면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평소 허리가 약하다면 감기에 걸렸을 때 복압을 낮출 수 있는 자세를 미리 익혀두자. 앉아있을 때는 무릎을 손으로 잡은 채 허리를 숙여주고 서 있을 때는 손으로 벽이나 책상을 잡고 무릎을 굽혀줘야한다.

만일 요통이 심해 누워있을 때는 웅크리는 자세보다 천장을 바라보고 반듯이 눕는 것이 좋다. 옆으로 누우면 허리에 3배가량 하중이 더해져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바로 누운 채로 무릎 아래쪽에 쿠션을 받치고 척추를 곧게 편 후 안정을 취하면 통증을 한결 덜 수 있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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