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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1만원으로 햄버거 먹고 커피 못마신다"…1년내내 치솟는 물가에 텅빈 지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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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햄버거값 또 올라…식후 커피 한잔 부담스러워
원재료값 상승·최저임금 상승에 따른 인건비 부담 내세워
최소 30여개 식품업체, 300여개 가격 올린 것으로 파악
아시아경제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이제 한끼를 해결하는데 1만원은 부족합니다. 햄버거를 먹고 아메리카노를 한잔 하려고 해도 1만원이 넘어요."

"분식집에서 식사 후 친구와 함께 커피숍에서 커피 한잔을 했는데, 아메리카노 한잔 가격이 무려 5000원에 달하니 주머니 사정이 참 여의치 않습니다. 이제 1만원으로는 점심값과 후식 커피값으로 부족해요."

1년내내 식품·외식 물가가 치솟고 있는 가운데 커피와 햄버거 가격이 또 오른다. 이제 웬만한 먹거리는 죄다 1만원인 시대다. 안 오르는 품목이 없을 정도로 모두 가격이 올라 '외식물가'의 기세가 사납기 그지 없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아는 13일부터 전체 운영 제품 중 버거 11종에 대해 판매 가격을 인상한다. 이에 따라 데리버거는 2000원에서 2300원으로, 클래식치즈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으로 인상된다. 평균 인상률 2.2%다. 올해 들어 벌써 두번째 가격 인상이다. 롯데리아는 이번 가격 인상이 각종 원자재 가격과 지속적인 인건비 상승 등 제반 경비 증가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리아는 지난달 1일 홈서비스 메뉴 전체 69종의 가격도 올렸다. 단품과 세트 가격은 각각 200원씩, 팩 가격은 500원씩 올랐다. 평균 인상률은 4%다. 이에 따라 와규 오리지널 단품 가격은 8300원 8500원으로, 아재 오리지널 단품 가격은 6900원에서 7100원으로 각각 2.4%, 2.9% 조정됐다. 티렉스버거는 4000원에서 4200원(5%)으로 인상됐고, 뉴한우불고기버거는 7200원에서 7400원(2.8%)으로 올랐다. 모짜렐라인더버거(더블)와 원조빅불은 각각 6000원, 5700원에서 6200원(3.3%), 5900원(3.5%)으로 인상됐다.

배달 최소 주문금액도 1만원에서 1만1000원으로 인상, 인상률은 10%에 달한다.

학생들이 주로 찾는 버거세트 가격은 이제 1만원에 육박한다. 올해 들어 주요 햄버거 브랜드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버거킹, KFC 등이 일제히 가격을 인상하면서 프리미엄 세트는 1만원 시대가 도래했다. 맥도날드와 롯데리아 등을 자주 찾는다는 대학생 이모씨는 "친구들과 점심 한끼로 햄버거를 자주 사먹는 편"이라며 "그러나 두 브랜드 모두 가격이 올라 부담스러운데 롯데리아는 또 오르는 것인데, 소비자 등골만 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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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


커피 가격도 들썩인다. 엔제리너스는 13일부터 전체 판매 운영 제품 중 커피류 일부 품목 가격을 인상한다. 엔제리너스 아메리카노는 스몰 사이즈 기준 기존 4100원에서 4300원으로, 카페라떼는 4600원에서 4800원으로 인상되며, 평균 인상률 2.7%다. 엔제리너스의 커피 가격 인상은 2015년 5월 일부 음료 제품의 가격을 인상한 이후 3년7개월 만이다.

이디야커피는 이달부터 아메리카노 가격을 2800원에서 3200원으로 인상했다. 전체 70개 제품 중 14개 품목의 가격이 평균 10% 올랐다.

이제 아메리카노 가격은 어느새 5000원에 육박했다. 커피빈코리아는 올해 들어 커피전문점 업계 첫 가격인상의 포문을 열고, 음료 가격을 최대 300원, 평균 6% 올렸다. 이에 따라 아메리카노(스몰 사이즈)는 4500원에서 4800원으로 300원(6.7%), 카페라떼(스몰 사이즈)는 5000원에서 5300원으로 300원(6%) 올랐다. 직장인 박 모씨는 "예전에는 국밥 한 그릇 한후에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코스로 즐기면 1만원이면 충분했는데 이젠 식사와 커피까지 하면 적어도 1만5000원은 있어야 한다"며 "브랜드 커피전문점에서 매일 커피 마시는 것은 월급쟁이에게는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가성비 떡볶이'로 잘 알려진 떡볶이 프랜차이즈 '두끼'도 내년 1월1일자로 가격을 올린다.

BBQ는 지난달 후라이드 대표 제품 '황금올리브'를 기존 1만6000원에서 1만8000원으로 2000원 인상하는 등 3개 제품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기본 프라이드치킨값이 1만8000원인데, 2000원의 배달비를 포함하면 2만원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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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물가도 만만치 않다. 올해 1월부터 12월까지 주요 식품업체들은 매달 가격 인상을 발표했다. 최소 30여개 업체가 최소 300여개 상품의 가격을 올린 곳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역대 최대 규모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가격을 조정한 업체는 농심, 한국야쿠르트, 동원F&B, CJ제일제당, 오뚜기 등의 주요 식품업체와 롯데제과, 해태제과 등의 제과업계와 보해양조, 윌리엄그랜트앤선즈코리아, 코카콜라음료 등의 주류 음료사 등이다. 이들은 모두 원재료 가격 상승과 인건비 부담을 내세워 불가피하게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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