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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이준구 교수 “소득주도성장 마녀사냥 도움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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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구조적 취약’ 본질 강조

“정부, 너무 서둘러 정책 추진

한국 먹여 살릴 기업 안 보여”

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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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구 서울대 명예교수(사진)가 12일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은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이라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마녀사냥은 정부·여당을 궁지로 모는 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지 몰라도 위기의 본질적 해결에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은 경제위기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것 같다”면서 “이 과정에서 마치 악의 축처럼 매도되는 것이 바로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이라고 서두를 열었다.

이 교수는 “현 정부가 너무 서둘렀고 그 결과 상당한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점은 인정한다”고 전제했다. 이어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나 근로시간 제한 같은 조치에 대해서 시장이 그렇게 민감하게 반응할 것을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실책을 저지른 것은 분명하다”며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한 미숙련, 저임금 노동자들과 영세 자영업자들을 오히려 더욱 어렵게 만든 점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이 가져온 부작용을 심각하게 반성하고 고쳐야 할 점은 흔쾌히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이것(소득주도성장)이 오늘날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 결코 아니다”라고 밝혔다. 조선업, 철강업, 자동차산업마저 어려워진 상황에서 반도체, 휴대폰 등 다른 산업기반까지 무너지고, 중국과 인도 신흥국이 추격하는 상황이 위기의 본질이라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모든 문제의 근원이었다면 최저임금을 현 정부 출범 이전의 수준으로 돌려놓음으로써 우리 경제는 즉각 위기에서 벗어날 것인가”라면서 “앞으로 우리를 먹여 살릴 주력 기업이 눈에 띄지 않는다는 근본적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투자 부진, 구조조정 부진, 규제철폐 등 우리 경제가 앓고 있는 병폐의 뿌리는 길고 깊다”고 지적한 이 교수는 “본질적 측면을 무시하고 애먼 소득주도성장 정책에만 몰매를 가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위기의 핵심을 정확히 꿰뚫고 이에 알맞은 대응방안을 찾아내야만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선 기자 vis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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