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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나경원 “조원진부터 안철수까지 함께”…‘반문 연대’ 박차 가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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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톡톡] ‘친박 신당론’ 걸림돌…15일 당무감사 결과 발표 주목

11일 자유한국당 새 원내사령탑에 4선의 나경원(서울 동작을) 의원이 선출됐다. 3수 만에 승기를 잡아 보수정당 최초의 여성 원내대표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재선 정용기(대전 대덕구) 의원을 정책위의장으로 선택한 나 신임 원내대표는 투표권을 가진 한국당 의원 총 103명 중 68명의 지지를 받아 35표를 얻은 김학용·김종석 의원에 압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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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연합뉴스


나 원내대표의 당선으로 ‘반문재인 연대’가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당 대표가 부재한 비상대책위 체제에서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선명한 대여 투쟁력을 증명하는 동시에 보수 진영 최대 과제로 남아있는 ‘대통합’을 이끌기 위한 명분으로 반문 연대가 가장 잘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경선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으로 불거진 ‘친박(친박근혜) 신당’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선결과제로 떠오른다.

◆포용력+전투력=반문 연대?…나경원 “문 활짝 열려 있다”

“이제 정말 저희가 하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재인 정부 폭주, 여러분들 아마 무서우실 겁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를 같이 지켜나가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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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김무성(왼쪽부터)·윤상현,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반문재인 연대’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나 원내대표는 취임 일성부터 반문 연대 구상을 드러냈다. 석 달 앞으로 다가온 전당대회를 수월하게 치르기 위해선 당내 친박·비박(비박근혜)계를 아우르는 포용력이 필요하다. 내년 12월까지인 나 원내대표의 임기가 연장될 경우 2020년 차기 총선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보수 몰락’이라는 꼬리표를 떼어내기 위해선 당내 의원들의 전투력을 한껏 끌어올려야 한다. 포용력과 전투력,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현 정권을 ‘외부의 적’으로 상정해 단일대오를 갖추겠다는 노림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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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새 원내대표에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11일 국회에서 당선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나 원내대표는 경선 과정에서도 보수 대통합을 위한 수단으로 반문 연대를 강조했다. 그는 지난 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반문 연대 틀을 위한 큰 보수통합론 안에서 함께 할 수 있다는 열린 자세를 갖고 있다”며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부터 안철수 바른미래당 전 대표까지 다 함께할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초 같은 당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서 박 전 대통령 수감과 관련해 “박 전 대통령이 한평생 감옥에 있을 정도로 잘못했느냐. 지금 형사재판 중이나 거기에 공감할 국민은 없을 것”이라며 “입법부 내에서 반문 연대를 만들어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내부 단속부터…‘친박 신당’ 사그라들까

“늘 우리 당의 문을 활짝 열어놓아야 한다. 바른미래당 의원 중 몇 분이 우리 원내대표 경선 이전에 우리 당에 입당하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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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원내대표는 이날 경선 직후 이뤄진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하며 보수대통합에 군불을 지폈다. 그러나 단서를 달았다. “어느 당과의 통합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우리 당이 보수 정통정당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정당으로서 정상적인 모습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외연 확장 이전에 내부 단속이 우선이라는 뜻이다.

가장 시급한 과제는 당내를 뒤숭숭하게 만드는 ‘친박 신당론’을 잠재우는 것이다. 지난 10월부터 전국 253개 당원협의회(당협) 물갈이에 착수한 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가 ‘친박 배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 어렵다고 판단한 친박계 의원 일부가 탈당을 검토했고, 최근 친박계 홍문종 의원이 “이미 신당의 실체가 바깥에 있다”고 말해 한국당이 또다시 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당 안팎에선 나 원내대표 당선이 친박 신당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의견이 분분하다. 범친박계의 결집으로 나 원내대표가 당선된 만큼, 당내 저력을 확인한 친박계가 굳이 탈당을 감행하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당협위원장 결정은 나 원내대표가 아닌 조강특위 위원장인 김용태 사무총장에 달렸으며, 김 사무총장이 친박 대척점에 선 대표적인 복당파 인사이므로 ‘친박 청산’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국당 당무감사 결과 발표는 오는 15일로 예정돼 있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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