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19 (화)

조명균은 왜 2020년을 강조할까

댓글 1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명균 "김정은, 2020년까지 경제건설 성과 목표"

北노동당 창건 75주년, 주민에게 성과보고·정당성 필요

비핵화로 제재완화·국제사회 협력 나설 동기 충분 판단

2020년 韓美도 총선·대선 앞두고 비핵화 성과 필요

연초 북미교착 풀리면 '정치적 시간표'가 동력될 가능성

CBS노컷뉴스 황영찬 기자

노컷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최근 통일부 조명균 장관과 천해성 차관은 계기마다 2020년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을 맞는 2020년까지 김정은 위원장은 경제 개발의 성과를 주민들에게 안겨줘야 하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비핵화 협상에 나설 동기가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비핵화 타임라인은 2020년

조명균 장관은 11일 서울 서대문구 그랜드힐튼호텔에 서열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민주평통) '2018 운영·상임위원회 합동회의'에 참석해 "김정은 위원장의 기본 목표는 2020년까지 경제건설의 성과를 내야겠다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 장관은 "2020년은 노동당 창건 75주년으로 젊은 지도자인 김 위원장은 주민들에게 성과를 보고해야 하고, 정당성을 보여줄 필요성이 있다"며 이같이 판단한 이유를 설명했다.

조 장관은 지난 4일 더불어민주당 한반도비핵화대책특별위원회 간담회에 참석해서도 2020년을 언급했다. 조 장관은 "북한 내부에서는 2020년이 당 창건 75주년이어서 성과를 내야 한다는 분위기"라며 "주민들에게 경제 성과를 보고해야하고 지도자로서 평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필요와 욕구가 확실한 상태라는 분석이다.

5일에는 통일부 천해성 차관이 민화협 2018 통일공감포럼에 참석해 2020년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컷뉴스

천해성(맨앞) 통일부 차관 (사진=사진공동취재단/자료사진)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천 차관은 "(2020년이) 1년여 남은 것인데 (북한이) 이때까지라도 경제 분야의 가시적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며 "그러나 현재와 같은 대북제재 상황 속에서 경제를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북한도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장·차관이 모두 강조하고 있는 북한 노동당 창건일 75주년은 2020년 10월 10일이다. 북한은 정권수립일인 9월 9일과 마찬가지로 최대 기념일로 기념한다.

특히, 북한은 5년·10년 등을 꺾어지는 해(정주년)로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 보통 수만 명의 주민을 동원한 열병식이나 집단체조 등 대규모 이벤트도 함께 이뤄진다.

여기에 지난 2016년 5월 북한이 노동당 제7차대회에서 발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이 끝나는 시점도 2020년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따라서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겠다고 선언한 김 위원장은 첫 번째 계획이 끝나는 2020년에는 주민들에게 경제개발 성과를 설명해야만 한다.

때문에 이들은 김 위원장이 적극적으로 비핵화 협상에 나서 경제보장 차원의 제재 완화를 얻어내고 국제사회와의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미 모두의 이해관계 걸린 2020년

그런데, 2020년에는 북한 뿐아니라 우리와 미국도 총선과 대선이라는 중요한 이벤트를 치르게 된다.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북미 사이 중재자 역할을 통해 외교 영역에서 비교적 높은 점수를 쌓고 있는 문 대통령 모두 안정적인 집권 가도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비핵화 협상의 성과가 필요하다.

결국, 남북미 정상들의 이해관계가 모두 2020년에 달려있는 것이다.

현재 교착이 길어지고 있지만, 내년 초 북미정상회담 이후 영변 핵 시설 등의 리스트와 일부 대북 제재 완화와 같은 내용이 교환되기 시작한다면 향후에는 '정치적 시간표'가 협상의 동력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이미 미국의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지난 9월 5일 대북특사 자격으로 평양에 다녀온 청와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에 북한과 미국 사이 70년간의 적대적 역사를 청산하고 북미관계를 개선해 나가면서 비핵화를 실현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국립외교원 민정훈 교수는 "경제적 이슈보다는 못해도 대외정책이 미국 대선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며 "2020년 재선에 도전할 트럼프에게는 '트럼프 모델'을 통해 과거 어떤 대통령도 하지 못했던 북핵 협상의 실질적 성과를 만들어 자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