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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양의지도 떠났다' 두산, 프랜차이즈 스타는 남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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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이종서 기자] 두산 베어스가 또 한 명의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나 보냈다.

두산은 지난 11일 또 한 번의 아픈 이별을 겪어야 했다. 양의지가 NC와 FA 계약을 체결하면서 팀을 떠나게 됐다. 계약금 60억원, 연봉 65억원 총액 125억의 초대형 계약이었다. 포수로는 역대 1위, 4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었다.

“양의지는 반드시 잡겠다”는 두산의 목표도 실패로 돌아갔다. 양의지에게 최종적으로 구단 역대 최고 제시액인 옵션 포함 총액 120억원까지 제시했지만, NC의 적극적인 러브콜에 인연은 더이상 이어지지 못했다.

두산으로는 팀의 역사를 함께 할 수 있는 선수를 보낸 만큼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양의지는 그동안 두산을 대표하는 스타로 자리매김해왔다.

프랜차이즈 스타는 단순히 한 팀에서 오래 뛰어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다. 실력도 갖춰야한다. 올해 한국시리즈에 우승한 SK는 김광현과 최정이, 두산과 한 지붕을 쓰는 LG에는 박용택이라는 걸출한 간판 스타로 자리를 잡고 있다.

2006년 두산에 입단한 양의지는 2007년 첫 선을 보인 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쳤다. 이후 기량이 꽃피기 시작했고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약 7시즌 동안 양의지는 많은 것을 일궈냈다. 실력은 기본이었다. 양의지는 올 시즌 수비율 0.996, 도루 저지율 37.8% 기록하며 100경기 이상 출장한 포수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노련한 볼배합은 물론 투수의 컨디션 등을 읽어내는 능력도 탁월했다. 아울러 올 시즌 133경기에서 타율 3할5푼8리 23홈런 77타점을 기록하는 등 통산 1066경기에서 타율 2할9푼9리 125홈런의 성적을 남기면서 공격력에서도 존재감도 과시했다. 네 차례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양의지의 가치를 잘 보여준다.

스토리도 풍부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도 두 차례나 손에 끼었고, 마야, 보우덴 등의 노히트노런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두산을 대표하는 스타로 손색없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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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두산은 계속해서 프랜차이즈급 선수를 떠나보냈다. 지난해에는 간판 스타였던 민병헌이 롯데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을 맺고 떠났다. 또한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하던 김현수는 4년 총액 115억원 대형 계약을 맺고 ‘옆집’ LG 유니폼을 입게 됐다.

이들 뿐 아니다. 2000년 이후 두산은 꾸준히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탈을 겪었다. 2003년 정수근을 시작으로 2006년 박명환, 2008년 홍성흔, 2013년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이 모두 잔류가 아닌 결별을 택했다. 외국인 선수지만, 7시즌 동안 뛰었던 더스틴 니퍼트도 지난 시즌을 끝으로 팀을 떠나 KT에 새 둥지를 틀었다.

두산으로서는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대체 선수가 충분히 있었고, 실제 그 자리에는 새로운 얼굴이 나오면서 세대교체 선순환이 이뤄졌다. 덕분에 두산은 ‘화수분 야구’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두산이 꾸준히 좋은 성적이 나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계속된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탈로 두산 팬들은 큰 상실감을 안게 됐다. 함께 성장하고 바라보던 스타와의 이별은 팬들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구단 차원에서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울 스타가 하나 둘씩 사라진다는 것은 뼈아픈 일이다.

양의지의 전력적인 공백을 채울 선수는 경쟁을 통해서 또 나올 예정이다. 양의지와 함께 뛰며 주전급 선수로 성장한 박세혁이 있고, 장승현, 이흥련, 박유연, 최용제, 이승민 등 가능성 있는 포수가 무한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그러나 계속된 프랜차이즈 스타의 이탈은 전력 공백를 넘어선 허전함은 당분간 지울 수 없을 전망이다. / bellsto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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