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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수소 사회 전환’ 정부 비전에 ‘정의선의 현대차’ 화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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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수소 연료전지 복합 생산 설비 구축

‘넥쏘’ 등 수소전기차 대중화 주도할 ‘2030년 중장기 계획’ 발표

생산 본격화 땐 경제효과 25조·고용 22만명…부품산업도 활로

경향신문

11일 충북 충주에서 열린 현대모비스 수소연료전지공장 신축공사 기공식에서 조길형 충주시장, 이시종 충북도지사,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정진행 현대차 사장, 임영득 현대모비스 사장(왼쪽부터)이 첫 삽을 뜨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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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그룹이 11일 발표한 수소·수소전기차 중장기 계획 ‘FCEV 비전 2030’은 수소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우리나라의 ‘수소 사회’ 실현 가능성이 한 단계 더 높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금까지 정부 주도의 수소전기차 관련 로드맵이 발표된 적은 있지만, 생산을 담당하는 완성차 업체와 부품 협력업체가 동시에 구체적인 비전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정부 비전 제시에 현대차 ‘화답’

그동안 정부는 미래의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수소를 선택하고, 2022년까지 수소전기차 1만6000대 보급, 수소충전소 310개 설치 등 ‘수소 사회’로의 전환을 집중 지원해왔다.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서울·광주·울산, 창원·아산·서산 등 전국 6개 지자체는 내년부터 2년간 30대의 수소버스를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한다. 내년에는 보급 및 인프라 예산도 크게 늘어 수소전기차 4000대에 정부보조금이 지급되고, 수소충전소도 450억원을 들여 30개를 지을 예정이다. 이 같은 정부의 ‘패러다임 전환’ 시도에 현대차가 ‘화답’한 것이다.

수소 사회로의 전환은 이산화탄소 규제 같은 친환경이 화두로 등장하면서 이미 전 세계적으로 거대한 흐름을 이루고 있다. 중국은 ‘수소전기차 굴기’를 선언하고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100만대, 수소충전소 1000개 보급을 목표로 세웠다. 일본은 2014년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한 로드맵’을 마련하고 2020년까지 수소전기차 4만대, 충전소 160개를 보급할 계획이다. 미 캘리포니아주는 2023년까지 수소전기차 3만대 보급, 충전소 123개 건설을 예고했고, 독일은 2040년까지 현 디젤 열차를 수소기차로 완전 대체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은 한 발 뒤처져있다. 현대차는 2013년 세계 최초로 ‘투싼’ 기반의 수소전기 상용차를 내놓았지만 ‘수소 사회’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 부족과 높은 생산 단가 등으로 사실상 대중화에 실패했다. 그사이 일본 도요타는 미라이, 혼다는 클래리티를 개발해 세계 시장을 선점했다. 현대차가 최근 수소전기차 넥쏘를 개발해 판매 중이지만 사실상 도요타 등 일본 업체에 선두를 빼앗긴 격이다.

하지만 이번 현대차그룹의 비전대로라면 한국이 수소 강국의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열린다. 당장 내년부터 정부보조금이 4000대로 증가하는 등 보조금 규모가 매년 커지고, 수소 충전시설 등이 확충될 경우 수소전기차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대모비스는 2020년 1만1000대, 2022년까지 4만대 등으로 순차적으로 생산 능력을 키워 2030년에는 70만대 수준으로 공장을 확장할 방침이다.

불황으로 어려움에 빠진 국내 부품업체 등 자동차산업에도 새로운 활로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수소전기차는 부품 국산화율이 다른 차종에 비해 높다. 넥쏘의 경우 수소 관련 부품 99%가량이 국산이다. 차량 보조금이 확대되는 만큼 국내 부품업체의 매출이 늘고, 일자리 창출도 가속화된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 증산과 연계해 투자를 확대하는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내년에 최대 440억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키로 했다. 2030년 국내에 연간 50만대 수소전기차 생산체제가 현실화할 경우 연간 경제효과는 약 25조원, 간접 고용을 모두 포함한 취업유발 효과는 22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경향신문

현대차 수소전기차 ‘넥쏘’


■ 연료전지 외부 공급 신사업도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매킨지는 오는 2030년까지 수소연료전지가 550만개에서 최대 650만개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충전이 쉽고 에너지 밀도가 높아 기차, 선박, 지게차 등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착안한 신사업이 수소연료전지시스템을 외부에 공급하는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많은 업체가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활발하게 전개하고 있다. 프랑스 알스톰은 캐나다 연료전지업체 하이드로제닉스와 함께 독일에서 연료전지 기차 실증사업을 추진 중이다. 독일 지멘스와 중국철도건설공사는 캐나다 수소연료전지 업체 발라드와 손을 잡았다.

현대차그룹은 수소전기차와는 별도로 2030년쯤에는 약 20만기의 연료전지시스템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위해 이달 초에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소속 연료전지사업부 내에 실급 전담조직도 만들었다. 장기적으로 수소 가격이 인하하면서 수소전기차의 연간 운영비가 전기차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력 생산을 위한 발전 원가 역시 천연가스 발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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