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李지사 직권남용·공직선거법 위반 기소
李지사 "진실규명 법정에 맡길 것"
이재명 VS 검찰 치열한 법리공방 예고
법원, 직권남용 범위 좁게보는 추세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에서 검찰과 이 지사 측 변호인단이 가장 치열하게 다툴 사안으로 강제입원 시도에 따른 직권남용 혐의를 꼽는다. 5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직권남용죄는 검찰이 혐의를 입증하기 까다로운 대표적 죄로 손꼽힌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1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에서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지사는 "기소된 사건의 진실 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오로지 도정에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최근 법원이 직권남용의 핵심 구성요건인 직무 범위에 대해 좁고 엄격하게 판단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도 검찰 입장에선 부담이다. 지난 10월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을 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 최경환 자유한국당 의원에 대해 법원은 "부당할 수는 있더라도 직무 권한 밖의 지시였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단체와 지지자들이 지난 1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검 성남지청 앞에서 공정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검찰은 이 지사의 경우 다른 직권남용 사례보다 혐의를 입증하기가 다소 수월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이 지사가 주장하듯 재선씨에 대한 강제입원 시도는 옛 정신보건법 25조(2017년 개정·현 44조)에 따라 기초자치단체장의 권한으로 규정돼 있어 그 시도의 적법성을 중심으로 혐의를 따져보면 되기 때문이다.
이 지사 측과 검찰이 법리적으로 가장 첨예하게 다투는 부분은 옛 정신보건법 25조에 대한 해석이다. 이 지사 측에선 법 조항에 '대면 진단을 해야 한다'는 문구가 없어 적법한 시도라 주장하고 검찰 측에선 대면진단을 강제입원의 필수 요건으로 규정한 2001년 대법원 판례와 보건복지부 지침 등을 거론하며 반박하고 있다.
검찰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했던 2010년~2018년 사이 성남시장에 의해 강제입원(행정입원) 사례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애형 자유한국당 경기도의원을 통해 중앙일보가 입수한 '성남시장에 의한 행정입원 사례'에 따르면 2010~2018년 사이 성남시장의 권한으로 강제입원이 된 환자는 총 25명이었다.
2010~2018년 성남시장에 의해 강제입원된 사례. 재선씨 강제입원 시도와 달리 모두 대면진단을 거쳐 입원된 것으로 나오고 있다. [이애형 의원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검찰은 판례와 관련 자료에 더해 지난 7월 경찰 수사단계에서부터 조사해왔던 참고인 50여명의 진술도 이 지사의 혐의를 입증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 보고 있다. 성남시 공무원과 전 분당보건소장, 당시 분당서울대병원장을 맡았던 정진엽 전 보건복지부 장관까지 조사한 검찰은 "대면진단 없는 강제입원은 불법이며 관련 내용을 이 지사에게도 전달했다"는 진술도 다수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 측에선 "강제입원이 아닌 강제 진단을 위한 적법한 입원시도였으며 일부 하급 공무원들에 반발에 업무를 중지한다면 단체장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민주당원연합 관계자들이 이재명 경기지사의 탈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지사 기소시 관련 내용을 보고 출당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검찰은 직권남용 혐의 외에도 지난 11월 분당경찰서가 기소 의견으로 송치한 분당 대장동 개발업적 과장 의혹과 검사사칭 누명 주장, '재선씨에 대한 강제입원을 시도한 적이 없다'는 이 지사의 발언에 대해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이 지사를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의 경우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나오면 지사직을 박탈당한다.
이 지사 변호인단 내부에선 직권남용죄의 경우 무죄나 최대 벌금형으로, 공직선거법 위반의 경우 무죄를 받아내는 방향으로 재판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태인·김민욱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