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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세계 1위 탈환한 조선업…업계 1위 CEO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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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현대중공업 가삼현 사장 "韓조선업 터널 벗어나는 중, 아직 정상화 아냐…고부가가치 기술 더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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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이 11일 계동 본사에서 애널리스트 초청 간담회를 열고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송지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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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수주가뭄 터널을 서서히 벗어나고 있습니다. 2020년에는 수익이 정상화 될 것 입니다."

한국 조선업이 지난 2012년 이후 7년 만에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탈환이 유력한 가운데 업계 1위인 현대중공업이 시장과 소통에 나섰다. 수년간 극도로 침체돼 있던 조선산업이 바닥을 찍고 부활 조짐을 보이자 기관 투자자들의 관심이 빗발치고 있어서다.

가삼현 현대중공업 사장은 11일 서울 계동 사옥에서 개최한 주요 증권사 애널리스트 초청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수년간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 선가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다행히 글로벌 수주 시장이 점차 회복되고 있다"며 "현대중공업그룹도 올 11월말까지 124억달러 물량을 확보해 올해 수주 목표치인 132억달러를 초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경영진 인사에서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 선임된 가 사장이 자본시장과 적극 소통을 시작한 것은 업계 1위 기업으로서 한국 조선산업의 전체 가치를 높이는 것이 중요한 책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 사장은 "올해 한국 조선업이 중국을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다고 하지만 아직 정상화 단계는 아니다"라며 "2016~2017년 수주 감소로 내년까지는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조선산업이 최악의 수주 절벽에서 벗어나긴 했지만 과거 호황기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11월 누적 기준 전 세계 선박 발주량 약 26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 가운데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사들은 1090만CGT를 수주해 시장점유율(42%)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선주에게 인도(건조)하는 물량이 신규 수주량을 웃도는 상황이어서 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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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들이 조선업의 세계 1위 탈환에 주목한 점에는 우려를 표했다. 올해는 한국 조선업체에 유리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초대형 유조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들이 주로 발주돼 수주고가 높아졌지만 발주 선종이 바뀌면 언제든지 순위가 뒤바뀔 수 있어서다. 가격 경쟁이 치열한 벌크선 등 입찰이 많아지면 낮은 인건비를 앞세워 저가 전략을 펴는 중국 기업에 밀릴 수 밖에 없는 것이 한국 조선업의 현실이다.

다만 내년에는 올해와 비슷하게 기술력이 중요한 선박 발주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1위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가 사장은 "미국의 셰일가스 수출이 증가하고 있는데다 중국·인도 등이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LNG선 수입량을 늘리고 있어 수주 시장이 나쁘지 않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고부가가치 선박 수주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제 현대중공업그룹은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대형 LNG선 중 절반에 달하는 24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각각 LNG운반선 15척, 13척을 따냈다.

지난달 정부가 내놓은 조선업 지원대책에 대해서는 "중장기적으로 중소 업체와 협력사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며 "수년간 업황이 침체되면서 협력업체 네트워크가 많이 무너졌는데 앞으로 이를 되살릴 수 있도록 정책에 힘이 실려야 한다"고 가 사장은 말했다.

한편 현대중공업그룹은 내년 봄쯤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IPO(기업공개)를 진행할 계획이다. 올해 IPO 최대어로 꼽혔던 현대오일뱅크는 지난달 증권선물위원회 산하 감리위운회로부터 자회사의 회계처리 변경에 대해 주의 조치를 받으며 상장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

송지유 기자 cli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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