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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나경원은 한국당의 '캡틴마블'이 될 수 있을까(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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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우경희 김하늬 김민우 백지수 기자] [the300]11일 의총서 68표 과반 득표, 계파화합-보수대통합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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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로 선출된 나경원 의원이 꽃다발을 들고 사진촬영을 하고 있다.


벼랑 끝 자유한국당의 선택은 여성 히어로였다. 자유한국당은 11일 오후 국회서 의원총회를 열고 나경원 의원(4선, 서울동작을)을 20대 국회 후반기 원내사령탑으로 선출했다. 한국당의 첫 여성 원내대표다.

이날 투표에서 나 신임 원내대표는 전체 103표 중 68표를 얻어 과반을 확보, 결선 없이 당선을 확정지었다. 함께 출마한 정용기 의원(재선, 대전대덕)이 신임 정책위의장이 됐다.

세 번째 도전 끝에 원내 사령탑을 맡게 된 나 원내대표는 당선수락연설을 통해 “오늘 의원들이 과거가 아닌 미래를, 분열이 아니라 통합을 선택했다고 생각한다”며 “문재인정부의 실정을 막아내고 보수의 가치를 지켜내겠다.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부터 꼼꼼히 챙겨서 제2의 경제기적을 만들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제 정말 계파정치를 끝내고 당을 살리고 우리 자유대한민국을 살리자는 충정 뿐”이라며 “당의 투명성, 민주성, 초심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구 친박(친박근혜)계 지지를 업고 당선된 나 신임 원내대표 앞에 비박(비박근혜)계 복당파와의 화학적 통합은 물론 당 혁신, 보수진영 대통합의 과제가 주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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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06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 인터뷰


◇판사 출신 여성 정치인, 3수만에 원내대표=나 원내대표는 대중적 인지도가 가장 높은 여성 정치인 중 한 사람이다. 1963년 서울 출생으로 유명한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24회 사법고시에 합격해 판사로 활동하다가 2002년 당시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의 정책특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들었고 18대 서울 중구, 19(보궐)~20대 동작을에서 당선되며 내리 4선을 했다.

18대 국회에서는 당 대변인과 이명박 대선캠프 대변인으로 활동하며 대중정치인으로 발돋움했다. 같은 해 한나라당 전당대회에도 출마, 최고위원에 당선됐다. 승승장구하던 나 원내대표는 2011년 서울시장 선거에 나섰다가 박원순 시장에게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19대 보궐선거에서 당시 야권 단일후보였던 고 노회찬 의원을 이기고 국회에 돌아오며 오히려 정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을 받았다.

정계 입문 후 쭉 엘리트 코스를 밟았지만 유독 원내대표 경선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6년 5월 원내대표 경선에서는 친박계 정진석 의원에게 26표 차이로 졌다. 같은 해 12월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역시 친박계 정우택 의원에게 7표 차이로 졌다. 두 차례 모두 계파의 한계에 부딪혔지만 이번엔 달랐다. 친박계를 아우르며 원내대표에 당선됐다. 나 원내대표는 "한국당은 이제 지긋지긋한 계파 얘기가 없어졌다고 생각한다"며 "정말 하나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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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으로 선출된 나경원·정용기 의원이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손을 잡고 만세를 부르고 있다. 오른쪽부터 김성태 원내대표, 나경원 신임 원내대표, 김병준 비대위원장, 정용기 신임 정책위의장, 함진규 정책위의장.


◇여성 리더십, 화합의 아이콘 될까=나 원내대표의 당선에는 탄핵 이후 탈당의 큰 흐름에 휩쓸리지 않았던게 초석이 됐다. 김무성 전 대표 등을 중심으로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옹립을 염두에 둔 탈당이 이뤄졌지만 나 원내대표는 끝내 '수당'을 고수했다.

탈당 후 복당한 비박계와 자연스럽게 가르마가 타졌다. 범 친박계의 지원을 받으면서 출마 초기부터 알음알음 대세론이 형성됐고 이 바람이 끝까지 이어졌다. 비박계가 김학용 의원으로 단일화하며 강하게 도전해 왔지만 끝내 중도와 친박을 아우른 나 원내대표의 손에 꽃다발이 주어졌다.

나 원내대표는 이지적이고 당찬 이미지를 갖고 있다. 위기에 몰린 한국당 상황을 감안하면 여기에 통합과 화합의 이미지를 덧씌워야 한다. 당내 계파갈등 해소와 범 보수진영의 대통합이라는 과제 앞에 나 원내대표도 본인에게 부족한게 뭔지를 잘 알고 있다.

경선 출마 선언 직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부터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대표까지 모두 함께할 수 있다"고 말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반문연대의 틀 속에서 보수통합론을 구현할 수 있다고 기회가 올 때마다 밝혔던 것도 같은 맥락이다.

역으로 친박계의 전폭적 지원은 부담이 될 수도 있다. 나 원내대표는 계파 해소를 선언했지만 이번 원내대표 경선 결과는 오히려 당내 계파의 영향력이 여전함을 보여줬다. 이 과정에서 나 원내대표가 얼마나 본인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아울러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구축한 대(對) 청와대, 대 여 투쟁의 전선을 이끌어야 하는 역할도 감당해야 한다.

나 원내대표는 "좌우의 정당이 균형을 맞춰 가야 하는데 우파인 한국당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데 부족함이 있었고, 이 부족함을 채워가는데 역할을 해야 한다"며 "다른걸 다 떠나서 반대하는 정당이 아니라 대안정당의 모습을 보이고, 여당과 관계에 있어서도 과감하게 협상해 도와줄 것은 도와주고 절대 안 되는 것은 분명하게 반대하는 원내대표의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경희 김하늬 김민우 백지수 기자 cheeru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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