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28 (목)

中, 美에 반격 “아이폰, 특허 침해… 판매 즉각 중단하라”

댓글 4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체포에

대표 업체 볼모로 대리전 양상

정부 간 대화 채널은 열어 뒀지만

구체적 협상 일정은 아직 미지수
한국일보

중국 베이징에서 한 시민이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X 광고판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중국 법원이 미국 애플사의 아이폰 판매에 제동을 걸었다. 중국 화웨이의 창업주 딸 멍완저우(孟晩舟) 최고재무책임자(CFO)가 미국 요청으로 지난 1일 캐나다에서 체포돼 가뜩이나 얼어 붙은 양국 관계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것이다. 무역전쟁의 포연을 잠시 멈춘 미국과 중국이 전면전은 피하면서 상대국 최대 통신업체를 타깃으로 일격을 주고받는 모양새다.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은 10일(현지시간) 중국 푸젠(福建)성 푸저우(福州) 지방법원이 “애플이 2건의 퀄컴 특허를 침해했다”는 예비판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아이폰 6S와 6S플러스, 7, 7플러스, 8, 8플러스, X 등 7개 기종의 중국 내 판매를 즉각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앞서 퀄컴은 지난해 말 사진 크기 조정과 터치스크린의 애플리케이션 관리 기술이 애플에 의해 침해당했다며 중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중국은 북미, 유럽에 이은 애플의 3대 시장으로 올해 9월 기준 연간 매출액이 114억1,100만달러(약 12조8,800억원)에 달한다.

퀄컴은 성명을 통해 “애플이 보상을 거부한 채 우리의 지적 재산권으로 지속해서 이득을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이에 맞서 애플은 “중국 내에서 모든 아이폰 기종이 고객들에게 계속 유효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CNBC는 “애플이 항소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애플은 문제가 된 특허가 지난해 출시된 운영체계에만 적용돼 아이폰XS를 비롯한 최신 모델의 중국 판매는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독일 뮌헨 지방법원은 지난 10월 아이폰 7, 7플러스의 반도체 부품을 놓고 벌어진 양측의 첫 특허분쟁 소송에서 피고인 애플의 손을 들어준 바 있다.

물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중국 법원의 결정은 멍완저우 체포 하루 전날 내려진 것이어서 무역전쟁과는 상관없다”고 분석했지만 잇따라 발생한 두 사건의 시점이 공교롭다. 미국과 중국이 으르렁대며 대표 통신업체를 볼모로 대리전을 치르는 양상이다.

일단 확전을 원치 않는 양국은 대신 정부간 대화채널을 열어놨다. 중국 상무부는 11일 “류허(劉鶴) 국무원 부총리가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전화 통화를 갖고 무역협상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지난달 30일 미중 정상회담 합의에 따른 후속조치다.

다만 양측 모두 향후 구체적인 협상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더구나 10일 재개된 캐나다 법원의 멍완저우에 대한 보석 심리가 다시 연기되면서 뜨거운 감자로 부각된 이 문제를 제쳐놓고 미중 무역대화에 속도를 내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