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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2년 연속 ‘최고령 스카이다이버’ 기록 깬 102세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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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2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가 된 아이린 오셔(102) 할머니. SA Skydiving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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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미터의 고도도, 102세라는 나이도 중요하지 않았다. 2016년부터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해 2년 연속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가 된 아이린 오셔(102) 할머니에겐 어떤 숫자도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었다.

10일 데일리 텔레그래프 등 호주 현지 언론에 따르면, 호주 애들레이드주 애설스턴에 사는 아이린 오셔 할머니는 9일 호주 남부에 위치한 랑혼크릭 지역 4267미터 상공에서 스카이다이빙에 성공했다. 점프 지도자와 함께 최고 시속 220km의 속도로 하늘을 가르며 내려온 오셔 할머니는 땅에 내려와 웃으며 “여느 때와 같았다”고 이야기할 만큼 여유로웠다.

오셔 할머니는 점프 전후로도 시종일관 미소를 유지했다.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맨에게는 엄지를 ‘척’ 드는가 하면, 낙하 중에도 두 눈을 질끈 감지 않고 카메라를 응시했다. 불편한 점은 상공의 추운 날씨뿐이었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지금 여름이지만 오셔 할머니는 두툼한 스웨터 차림으로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는 “하늘이 정말 맑았고 날씨도 좋았지만, 높은 상공은 정말 추웠다”고 밝혔다.

그가 수천 미터 하늘에서 뛰어내린 건 이번으로 벌써 세 번째다. 신체 건강한 성인도 두려워하는 스카이다이빙이지만, 102세 할머니는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이는 건강에서 나온 자신감이다. 보도에 따르면, 오셔 할머니는 안경 없이도 책을 읽고 직접 운전하며 다닐 정도로 정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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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가 된 아이린 오셔(102) 할머니. SA Skydiving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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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셔 할머니가 단순히 재미를 위해서 스카이다이빙을 시작한 것은 아니다. 할머니는 67년간 함께 했던 딸 셸라를 10년 전 운동신경질환(MND)으로 잃었다. 그는 원인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이 질병 치료 기금을 모으기 위해 2016년 100세 생일을 맞아 최초로 스카이다이빙을 했고, 매년 점프와 모금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목표 성금은 1만 달러다.

9일 손주 5명과 증손주 11명 등 오셔 할머니의 가족 대부분과 친구 등 50여 명이 대기록이 세워지는 현장을 지켜봤고 그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셸라의 남편 마이크 피첸리도 장모가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피첸리는 “나는 계단을 걸어 내려올 때도 불안함을 느낀다”며 “(오셔 할머니의) 용기와 대담함은 정말 대단하다. 그녀는 주위에 큰 영감을 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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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연속으로 세계 최고령 스카이다이버가 된 아이린 오셔(102) 할머니. SA Skydiving 유튜브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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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셔 할머니는 딸 셸라, 딸과 같은 질환을 앓는 이들, 그리고 자기 자신을 위해서 과감한 도전을 계속 이어나갈 생각이다. 오셔 할머니는 스카이다이빙 이후 “끔찍한 병이 딸을 빼앗아간 지 10년이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딸이 그립다”며 슬퍼하기도 했지만, 이윽고 “나는 내년에도 뛸 것이고 더 오래 산다면 105살까지도 뛸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홍인택 기자 heute12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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