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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드론 스토리⑩] "반값 중국산 배터리 쓸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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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 낮아도 교체 주기 빠른 소모품이라 저가 선호

휴대전화 배터리와 생산 체계 비슷하지만…

수요 예측 어렵고 위험 부담 때문에 세계적 국내 전자 기업 있어도 참여 못해

정부 주도 부품 개발 전략도 요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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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드론에 사용되는 배터리는 단언컨대 전부 중국 제품입니다. 기술력이 있어도 가격 문제나 공급처 확보 등의 조건이 맞지 않아서 국산화를 시도하기가 어렵습니다."

11일 국내 드론 관련 부품의 경쟁력을 설명하던 드론 제조업체 에어로다인의 이양규 대표는 단호한 말투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만든 배터리의 효율이 80%라면 우리 기술은 그보다 높은 90% 정도로 추산되지만 제품 가격으로는 우리 기술로 생산한 제품이 2배나 비싼 구조"라고 지적했다.

배터리는 프레임, 모터와 더불어 드론을 구성하는 주요 부품이다. 드론용으로는 리튬폴리머 배터리를 주로 쓴다. 용량이 크고 폭발위험이 적으며 다양한 형태로 제작하기 쉬워 크기나 용도가 다양한 드론에 부착하는 데 적합하다. 그러나 비행시간이 30분 안팎에 불과하고 교체 주기도 짧다. 이 대표는 "드론 배터리는 보통 6개월 안에 300~500회 정도 충전하면 수명이 끝난다"며 "소모품이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져도 가격이 낮은 제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리튬폴리머 배터리는 휴대전화에 사용하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마찬가지로 무게는 가벼우면서 효율을 높이는 방향으로 개발에 초점을 맞춘다. 이 때문에 세계적 휴대전화 생산 기술을 갖춘 국내 전자 대기업에서도 드론 배터리 개발을 검토했다. 그러나 현실적 문제 때문에 착수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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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용 배터리[사진자료 제공 에어로다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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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저용 드론 프레임을 제작하는 아스트로X의 전부환 대표는 "매달 수천만 대씩 팔리는 스마트폰과 달리 드론은 국내외시장의 수요를 예측하기 어려워 진척이 없었다"고 했다. 그는 또 "드론 배터리는 대형 선박처럼 내부가 여러 개의 격실 구조로 나뉘고 전해질이 채워져 있다"며 "이 가운데 한 부분만 균형이 무너져도 기체가 추락하거나 손상될 위험이 크기 때문에 대기업 입장에서는 위험 부담을 무릅쓰고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드론을 제작하는 중소업체 입장에서는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국산 부품의 연구 개발에 더욱 세밀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전 대표는 "배터리나 카메라처럼 기술력은 있지만 시장성이 부족한 제품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이 분야의 민간 업체를 발굴하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도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특정 임무의 드론을 주문생산하는 방식처럼 우리 기술력으로 대체할 분야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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