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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예산철이면 빠지지 않는…의원님들의 ‘파출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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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와 차별되는 치안 예산, 민원 많고 홍보에도 좋아”

5~20여억…기재위원장 정성호, 예결위원장 안상수 등 따내

국유재산관리기금, 기재위·예결위 거치며 정부안보다 529억 늘어

이데일리

왼쪽부터 정성호 국회기재위원장, 안상수 국회예결위원장(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매년 다음년도 예산 확정 후 이어지는 국회의원들의 지역 예산확보 홍보전에서 빠지지 않는 항목이 경찰서 관련 예산이다. 파출소 신축 예산, 파출소보다 관할 범위가 넓은 지구대 신축 예산 등이 단골메뉴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8일 새벽 내년 예산이 확정된 후 의원들의 지역 내 경찰서 관련 예산확보 성과가 속속 알려졌다.

국회 예산결산위원장인 안상수(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 자유한국당 의원은 인천 강화경찰서 불은파출소 신축비 8억4000만원을 확보했다. 같은 당 예결위 간사인 장제원(부산 사상구) 의원은 부산 사상경찰서 덕포파출소 신축비로 23억원을 따냈다. 한국당 몫으로 20대 전반기 국회 부의장을 지낸 심재철(안양 동안을) 의원은 안양만안경찰서의 안양지구대 신축 예산 20억원을 확보했다고 알렸다.

이와 함께 같은 당에서 △김선동(서울 도봉구을) 의원은 도봉1파출소 신축 예산 20억원 △성일종(충남 서산시태안군) 의원은 충남태안서 안면파출소 신축 예산 6억4000만원 △김명연(안산 단원갑) 의원은 안산 백운동 원선파출소 신축 11억원 △홍문표(충남 홍성군·예산군) 의원은 충청 예산경찰서 사무동 증축 예산 10억2000만원 등을 확보했다고 홍보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사무총장인 윤호중(경기 구리) 의원이 구리경찰서 갈매파출소 신축 20억8000만원을, 이춘석(전북 익산시갑) 의원이 성당파출소 신축 5억2000만원을 각각 증액시켰다고 밝혔다.

민주당 소속으로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성호(경기 양주) 의원은 양주 옥정파출소 신축 예산으로 14억7000만원을 따내기도 했다.

경찰서 등의 신·증축은 기재위 소관기관인 기획재정부의 국유재산관리기금으로 충당된다. 이 때문에 기재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재위, 예결위 소속 의원들이 올해도 영향력을 발휘했단 평가다.

실제로 내년 예산안 심의가 이뤄지던 와중에 기재위, 예결위에선 경찰서 관련 예산 증액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나왔다.

기재위에선 윤후덕 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14일 같은 당 김영진 의원의 ‘민원’을 염두에 둔 듯 “수원 팔달경찰서 신축 부지를 사려면 최소한 230억원이 있어야 하는데, 30억원 밖에 반영이 안돼 있다”며 “예산 증액의 답을 달라”고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을 압박했다. 같은 당 이원욱 의원도 “화성 서부서가 만들어지는데, 원래는 6000평 정도로 예상했지만 기재부와의 협의과정에서 4000평으로 짓게 돼서 주차난이 크다. 옆의 2000평 땅을 더 사야 한다”고 예산 증액을 요구했다.

앞서 예결위에선 최도자 바른미래당 의원이 “주민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것이 여수경찰서 주차장으로 이게 큰 민원”이라며 “여수경찰서 주차타워 증축 건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김용진 기재부 2차관에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 한 관계자는 “노후화된 파출소가 워낙 많아서 35년 넘는 노후도와 협소도 등 기준에 따라 예산을 배정하는데, 요구가 워낙 많다보니 해마다 치열하다”며 “의원들 입장에선 상대적으로 예산 규모가 크지 않고 예산을 따낸 뒤엔 홍보하기도 좋아 꼭 챙기려 하는 부분”이라고 했다.

다른 관계자 역시 “파출소 예산은 지역 치안, 안전에 관한 것이라 주민들도 관심이 많고, 민원도 적잖다”며 “도로를 까는 SOC(사회간접자본)와는 달라서 의원들이 요구할 때에도 부담이 적어 선호한다”고 전했다.

한편 경찰청, 경찰서, 청사시설의 신·증축 예산이 포함된 국유재산관리기금은 기재위의 기재부 예산안 심사에서 정부안보다 406억7800만원이 증액됐다. 하지만 예결위를 거치면서 최종적으로 529억원이 늘어, 1조531억원에서 1조1060억원으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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