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5 (목)

'잔류파' 나경원 vs '복당파' 김학용, "오늘 내가 이긴다"

댓글 3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중앙일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후보인 나경원 의원(왼쪽)과 김학용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 국가재조포럼 토론회 '인공지능(AI) 선진국으로 가는 길'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차기 원내대표를 뽑는 선거가 오늘(11일) 오후 3시부터 열린다.

각각 친박계와 복당파의 지지를 얻고 있는 나경원 의원과 김학용 의원의 2파전으로 압축된 만큼 1차 투표에서 승부가 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원 측에서는 복당파의 지원 사격과 개인기를 바탕으로 승기를 잡았다고 본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50여 표 이상을 확보했으며, 7표 가량 표 차이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비교적 늦게 뛰어 들었지만 김 의원 특유의 친화력 있는 스킨십으로 표심을 잡고 있다. 특히 러닝메이트(정책위의장)가 확정된 뒤 김 의원 지지로 많이 돌아서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나 의원 측은 친박계와 중립지대에서 우세를 장담하고 있다. 나 의원 측 관계자는 “복당파가 승리할 경우 또 다시 ‘복당파 vs 친박계’의 갈등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잔류파와 초·재선 의원들의 표심이 나 의원 쪽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각 후보 측이 승리를 장담하고 있어 근소한 차이의 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당 관계자들은 이번 선거의 결과를 가늠할 관전 포인트로 네 가지를 꼽고 있다.

①복당파 연승행진?=김학용 의원과 현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해 5월 대선을 일주일 앞두고 바른정당을 전격 탈당해 한국당으로 유턴한 13인 중 2인이다. 김학용 의원은 복당파 표를 대부분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1ㆍ2차에 걸쳐 바른정당에서 한국당으로 유턴한 의원은 24명이다. 적잖은 고정표를 확보한 셈이다.

중앙일보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내 일각에선 ‘복당파 독식’에 대한 거부감도 있는게 사실이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최근 “복당파가 당 접수하면 TK 신당이 나온다”는 강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가까스로 당 지지율이 20% 중반까지 회복한 만큼 내전의 재발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②나경원 3수 성공하나=나 의원은 이번이 세 번째 원내대표 도전이다. 대중적 인지도는 한국당에서 수위를 다투지만, 원내대표 선거와는 유독 연이 닿지 않았다.

나 의원은 원래 ‘비박계’로 분류됐지만 이번엔 친박계 의원들의 지지를 대거 흡수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내 친박계 인사들의 모임인 우파재건회의는 지난달 30일 나 의원에 대한 공개지지 명단을 발표하도 했다. 비록 해당 의원들이 “공개 지지는 아니다”라며 부인하긴 했지만, 정치권에선 양측의 연대를 기정사실로 보는 분위기다.

중앙일보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선거 출마를 선언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한국당 관계자는 “나 의원이 어느 때보다 해볼만한 선거판”이라면서도 “이번 도전도 실패하면 당 중진으로서 정치력에 큰 상처를 입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여성의원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나 의원이 이번 선거에서는 정말 열심히 뛴다. 절박함 때문인지 ‘달라졌다’는 평가도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③김무성의 영향력=당내에선 지난 7일 차기 당 대표 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김무성 의원의 움직임에도 촉각을 세우고 있다. 김 의원은 지지층이 겹치는 강석호-김학용 의원 간 후보 교통정리를 통해 여전한 막후 조정력을 선보였다. 김학용 의원은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를 지낼 때 비서실장을 맡는 등 가까운 사이다. 이 때문에 김학용 의원이 당선되면 김무성 의원의 막후정치가 재개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중앙일보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초·재선 의원들 사이에선 이런 김무성 의원의 영향력이 부활하는 구도를 못마땅하게 여기는 정서도 있다. 지난달 14일엔 한국당 초ㆍ재선 의원들로 구성된 ‘통합과 전진’ 모임에서 “보수 분열, 우파 분열에 가장 큰 책임이 있는 김무성 의원은 자숙하길 바란다”고 공개 성명을 내기도 했다. 앞서 김 의원이 ‘원내대표는 이미 정해져 있다’고 얘기했다는 보도가 나온데 따른 반발이었다. 한 초선 의원은 “김학용 의원은 인물론을 내세우지만 두 사람의 관계를 참작하면 김무성 의원과의 관계를 떼어놓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일보

김종석 의원(완쪽)과 정용기 의원(오른쪽). [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④영남없는 후보군=김학용 의원(경기 안성)은 김종석(비례·초선), 나경원 의원은 정용기(대전· 재선) 의원을 각각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선택했다. 김·나 의원이 당초 지역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대구ㆍ경북(TK)’에서 러닝메이트를 구할 것이라던 예상과는 어긋난 결과다. 원내대표-정책위의장을 구성하는데 한국당의 주요 기반인 영남에서 후보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것은 이례적이다. 또한 그간 최소한 재선급 이상이 맡는 것이 관례였던 정책위의장 후보로 초선을 내세운 것도 파격이다. 전통적인 지역별ㆍ선수별 짝짓기가 무너지면서 표 예측이 예전보다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중앙일보 '홈페이지' / '페이스북' 친구추가

이슈를 쉽게 정리해주는 '썰리'

ⓒ중앙일보(https://joongang.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전체 댓글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