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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Oh! 모션] ‘승부조작’ 이태양, 어떻게 브로커의 꼬임에 넘어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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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서정환 기자] 승부조작혐의로 영구제명된 이태양(25) 문우람(26)이 야구계에 핵폭탄을 터트렸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10일 오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심경을 고백했다. 이태양은 2015년 5월 29일 KIA전에 1이닝 사구, 실투 등을 던져 경기 내용을 조작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문우람은 이태양의 승부조작에서 브로커로 나선 혐의를 받았다. 결국 두 선수는 KBO로부터 영구 실격 처리된 상황이다.

이태양은 브로커 조 씨의 꼬임에 빠져 승부조작에 가담하게 된 경위를 취재진에게 설명하면서 현역프로야구선수 여러 명의 실명을 거론했다. 브로커 조 씨가 “A, B, C 이런 선수들도 하고 있으니 너도 해라”며 자신을 설득했다는 것. 조 씨는 D선수의 원바운드 실투 영상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하는데도 의심을 사지 않는다”면서 이태양을 안심시켰다고 한다.

이에 이태양은 “A도 하는데 나도 해도 안 걸리지 않을까 하는 어리석은 생각으로 승부조작을 시작했다”고 실토했다. 문제는 이태양이 취재진 앞에서 승부조작을 의심하는 현역선수들의 실명을 거론했다는 점이다. 거명된 선수와 소속구단은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해당선수는 승부조작 가담사실이 없다. 혐의를 받고 조사에 임했지만 혐의 없음 처분이 나왔다”고 반박했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앞두고 있던 KBO는 이태양과 문우람의 발언에 초토화됐다. KBO는 각 구단에 승부조작 관련 자체조사를 지시했다. 하지만 이 조사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다. KBO와 각 구단은 사법기관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수사를 진행할 수 없다. 선수가 혐의를 부인할 경우 구단에서 이를 반박할 수 있는 증거가 없다.

이태양은 “브로커 조 씨가 조작하는 전날에 (통화하면) 증거가 남을 수 있으니 카톡으로 ‘화이팅 해라. 내일 잘 던져라’ 그랬다. 이게 싸인인 것 같았다”고 주장했다. 조 씨는 증거가 남을 것을 우려해 문우람의 핸드폰을 빌려 경기 전날 이태양에게 전화하는 수법을 썼다고. 검찰은 이를 문우람이 승부조작 브로커인 증거 중 하나로 봤다.

OS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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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양의 녹취록에 따르면 브로커 조 씨의 핸드폰에 이태양이 실명을 거론한 현역선수들의 번호가 저장돼 있었다. 이태양은 “조 씨가 C와 사귀듯이 매일 카톡을 한다. 선발 전날에 ‘잘 던져라’고 한다. 걔는 100% 승부조작을 했다. C가 휴가를 나오면 조 씨가 용돈도 챙겨줬다”면서 C의 승부조작을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태양은 C의 승부조작을 확인할 수 있는 물증은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모든 것이 브로커 조 씨의 진술에 의거한 이태양의 심증일 뿐이다. C선수의 해당 구단은 “C가 지금까지 어떠한 승부조작에도 관여한 사실이 없음을 구단에 알려왔다”며 혐의 일체를 부인했다. / jasonseo34@osen.co.kr

[동영상] 김형도 기자 /hdo221@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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