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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29 (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속 게임, 실제로 만들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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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는 제한이 없다. 과거에 상상만 했던 기술이 현실화된다해도 상상력은 다시 그 기술의 정점을 넘어서는 세계를 그린다. tvN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을 보면 증강현실(AR)과 가상현실(VR)을 소재로 상상할 수 있는 극단적인 미래의 게임을 볼 수 있다. 소설 원작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이 VR 게임의 정점을 보여준 것보다 더 꿈같다.

드라마에서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를 끼면 현실 공간을 배경으로 AR 게임이 펼쳐진다. 스마트콘택트 렌즈 자체도 현실화하기 어려운데, 여기에 게임 내 캐릭터가 힘을 가하면 현실 속 물체에도 변화가 주어질 정도로 초현실적인 게임이 개발된 상태다. 물론 현실에서는 배터리, 발열, 디스플레이 등의 한계로 스마트 콘택트 렌즈가 만들어질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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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게임 속 캐릭터가 현실 속 사물인 차에 뛰어내리자 차가 부서지는 효과가 발생한다. 캐릭터를 사람처럼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당연히 현실에 있는 공간이나 사물을 배경으로 효과를 내는 것도 어렵다. /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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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나친 상상이 언제쯤 기술로 실현될지는 알 수 없다. 그렇다면 실제로 VR과 AR 기술은 어디까지 왔을까. 세계에서 손꼽히는 정보기술(IT) 업체는 모두 이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 페이스북 등 모두가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개발 중이다.

◇ AR 안경 목표로 독립형 헤드셋 속속 등장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 덕에 페이스북은 해당 분야에 가장 의욕적인 회사로 꼽힌다. 페이스북은 오큘러스를 2014년에 인수했다. 지속적으로 오큘러스를 통해 VR 헤드셋을 개발해왔고 올해 5월에는 별도의 PC나 스마트폰 없이도 사용할 수 있는 ‘오큘러스 고’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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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는 스마트 콘택트 렌즈를 통해 AR 게임을 즐기지만 현실에서는 VR 헤드셋을 독립형으로 만들고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것이 선결과제다. 사진은 PC와 스마트폰이 필요없는 독립형 VR 헤드셋 오큘러스 고. /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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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저커버그 CEO는 궁극적으로 AR 안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안경 정도의 크기로 하드웨어 크기를 줄이는데 주력하고 있는데 이에 앞서 PC와 스마트폰이 필요없는 VR 헤드셋을 선보인 셈이다. 게임 그래픽 엔진 중 가장 높은 수준인 언리얼엔진을 탑재한 게임을 작동시킬 순 없지만 영상과 게임을 즐기는데 충분한 해상도를 구현해 내 주목 받았다.

드라마 속 스마트 콘택트 렌즈 수준의 AR 실력을 보여주고 있는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다. AR이나 VR이란 단어보다 혼합현실(MR)을 강조하고 있는 홀로렌즈를 개발했다. 헤드셋에 달려있는 카메라와 센서 등을 이용해 현실 속 공간과 사물을 인식하고 그 위에 3차원 그래픽 영상을 덧씌울 수 있다.

물론 제한된 공간에서 사용할 수 있는 기기이고, 사양이 높은 컴퓨터가 필요하다. 하지만 현실 속 공간과 사물을 인식하고, 3D 그래픽을 덧씌우고 실제 현실에서의 물리력(실제 중력이나 바람, 운동을 통해 가해지는 힘)을 구현할 수 있다. 또 손가락만으로 조작하는 것도 가능해 이미 주요 기업을 대상으로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공급하고 있다.

구글은 ‘구글 글래스’를 만들어 큰 주목을 받았었지만 2015년에 판매를 종료했다. 생각보다 하드웨어 기능이 사용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후 구글은 VR 플랫폼이자 하드웨어인 데이드림에 집중했고, 지난해에는 주변 공간을 인식할 수 있는 독립형 VR을 내놓기도 했다. 올해 5월에는 LG전자와 손잡고 고해상도 VR 헤드셋 개발에 착수한다는 소식도 내놨다.

최근에는 구글은 VR 게임을 실감나게 즐길 수 있도록 하는 전동식 VR 신발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다. VR 게임 내에서 움직이는 동작을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제자리에서 움직이는 효과를 주는 신발이다. 비슷한 하드웨어로 러닝머신 형태의 기기가 있는데 이를 신발크기로 축소하는 셈이다.

◇ 게임 물리력 구현 수준 지속 상승…현실 배경의 물리력 구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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젤다의 전설에서는 게임답게 과한 아이템들이 등장하지만 한편으로는 섬세한 물리력을 구현한 것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물론 드라마처럼 현실의 사물에까지 게임 속 물리력을 반영하는 것은 아직 무리다. 사진은 주인공 링크가 자석 도구를 사용해 철판을 들어올리는 모습. /게임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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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 게임으로서는 나이언틱이 개발한 ‘포켓몬 고’가 2016년에 출시되면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AR 기술로만 보면 고급 기술은 아니지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하고 GPS 기능으로 지역별 포켓몬을 달리하는 등의 효과로 출시 후 세계적으로 수천만명 단위의 사용자를 양산했고 지금도 꾸준히 사용자가 있는 게임이다.

하지만 포켓몬 고도 드라마 처럼 사람같이 재현할 수 있는 수준의 그래픽 수준은 아니었다. 최근 3D 아바타 수준이 인간의 피부를 재현하고 사람처럼 보이는 수준으로 올라서고 있지만 VR이나 AR 게임에서 실현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드라마속 그래픽 수준이 현실화 되려면 컴퓨터의 사양, 그래픽 엔진의 수준, 디스플레이 장비의 발전 등 해결될 과제가 많다.

물리력은 어떨까. 초기 게임에서의 물리력이라고 하면 캐릭터가 움직이고, 사냥을 위해 캐릭터가 캐릭터를 공격하고, 이동 할 때도 빠르게 뛰거나 점프를 하는 정도가 다였다. 하지만 점차 현실 속에서의 물리력이 게임에서 구현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게임은 지난해 올해의 게임으로 선정됐던 닌텐도의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 대표적이다.

젤다의 전설 야생의 숨결(이하 야숨)은 단순히 캐릭터를 이동하고 적을 때리는 것을 넘어서 글라이더 활강, 돌을 들어올려서 던지거나 굴리는 것, 날씨에 따라 캐릭터에게 주는 영향 등 많은 것을 게임에서 구현했다. 주변 지형 지물을 사용한 전투는 물론 높은 곳에서 물건을 던져 강한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이런 지형 지물을 사용하고 날씨까지 게임 내에서 구현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수준이 올라갔지만, 드라마처럼 게임 속 캐릭터가 높은 곳에서 현실 속 차에 뛰어내렸다고 차가 부서지거나 하는 효과를 재현하진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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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는 게임 내 물리력이 현실처럼 느껴지게 하는 옷이 등장해 이야기의 개연성을 높인 점이 특징이다. /조선일보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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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현실 속 사물이 게임에서 발생하는 물리력으로 변화하는 효과를 주려면 실시간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그래픽으로 구현해야하는데 당연히 아직은 어려운 기술"이라며 "레디 플레이어 원에서도 게임 내 충격을 재현하기 위한 옷이 등장하는데,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상상력이 크게 앞서나가 이 부분은 단순히 드라마 소재 정도만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기자(kb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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