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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TF초점] 단식으로 맞은 손학규 대표의 취임 '1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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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주장하며 단식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당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았다. 손 대표는 이날 취임 100일을 맞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정치개혁 촉구를 외쳤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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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동형 비례대표 관철 실패시 '정개계편' 소용돌이 가능성

[더팩트ㅣ국회=박재우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10일 취임 100일을 '단식농성'으로 맞이한 가운데, 그의 정치 운명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만약 그가 '연동형 비례대표제' 관철에 실패한다면, 바른미래당 분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단식농성을 닷새째 진행 중인 손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구제 개편을 촉구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취임 당시 중도개혁의 통합정당 만들어 정치개혁 이루고 민생 경제를 일으켜 '국민이 함께 잘 사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를 위해 당내 통합과 개혁 그리고 연동형 비례제의 정치개혁을 이루겠다고 말씀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뜻에 따라 의석을 배분해서 국회 권능을 강화하고 합의제 민주제를 이룩하는 것은 제왕적 폐습을 제거하고 양당의 횡포를 막아 진정한 민주주의를 이룩하는 것"이라며 "이것이야말로 촛불혁명을 완수하는 진정한 민주주의 확립의 길이다. 연동형 비례제를 쟁취해 의회민주주의를 이루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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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당 지도부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지도부 출범 100일, 정치개혁 촉구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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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71세인 손 대표는 이번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단식농성에 정치생명을 걸었다. 무릎이 불편해 의자에 앉아 단식 농성중인 그는 "정말 하기 싫지만 해야 하기 때문에 하는 것"이라고 심정을 밝혔다. 주위 사람들의 만류에도 손 대표는 아내에게 얘기도하지 못한 채 의원총회에서 급작스럽게 지난 6일 '단식농성'을 선언했다.

손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방문할 거라는 '손학규 징크스(손 대표가 무언가를 결심할 때마다 다른 큰일이 생겨 덮어버리는일)'를 주위에서 언급했고, 손 대표 자신도 이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이 김 위원장의 답방을 계기로 지금 정체적인 난국을 해소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라며 "답방한다면 잠깐 당분간 지지율은 올라가겠지만,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진정 위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결코 지지율 회복 안 될 것"이라고 꼬집으면서 결코 물러나지 않을 거라는 뜻을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의 단식농성이 실패한다면, 바른미래당은 정계개편의 소용돌이 속으로 휩쓸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실제 어느 정도 분위기가 감지된다. 야3당 '연동형 비례대표제' 촉구 농성에는 유독 보수통합론의 대상으로 거론되는 바른정당 출신 의원(9명)을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당직을 맡는 오신환(사무총장) 의원, 하태경(최고위원), 유의동(원내수석부대표) 뿐이다.

당의 창당 주역이자 바른정당계 좌장이라고 할 수 있는 유승민 전 대표가 손 대표의 단식현장을 방문해 "건강을 챙기셔라"는 말을 건넸지만, '연동형 선거제도 개혁'에 대해선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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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과 한국당이 선거제 개편 수용 없이 2019년 예산안을 합의한 것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돌입한 손 대표가 지난 7일 단식장을 찾은 유승민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던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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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바른정당 출신 정병국 의원도 손 대표의 연동형 비례대표제 수용 요구 단식과 의원들의 참여에 선을 그었다. 그는 <더팩트>와 통화에서 "민주정당이니 생각이 다 다를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기본 이념을 흔드는 일이 아니면 의견이 다를 수도 있다. 일사불란하게 가는게 민주정당일 수 있겠느냐. 의총에서 각자 의견을 개진했었고, 결정되면 따르는 의원들도 있게 마련인 것"이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 질의응답 시간에 성과와 아쉬운 점에 대해 "큰 성과는 그동안 당 체계를 정비한 것"이라며 "그런데도 아직 분열의 씨앗이 있다는 것"이라며 당내 계파갈등을 드러냈다.

이어 "당의 정체성 때문에 여러분들이 고심하고 있고, 일부는 탈당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며 "일부 의원들부터 당에 대한 부정적 발언이 있기도 하다. 현재 정당에 이념 스펙트럼이 넓은데 앞으로 차츰 해결될 것이다. 물론, 어려움이 많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손 대표 취임 100일을 맞아 이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가 그를 방문했다. 이들은 "정치개혁특위를 가동시키면 원할하게 합의할 것"이라며 손 대표의 단식을 만류했지만, 손 대표는 결론과 세부적인 안 없이는 단식을 풀지 않겠다고 뜻을 거듭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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