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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나노입자로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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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로 리튬이온전지 성능한계 극복…30%이상 성능 향상

[이데일리 이연호 기자] 기초과학연구원(IBS)은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팀이 힘세고 오래가는 배터리를 만들 신소재 개발에 성공했다고 10일 밝혔다. 개발된 신소재를 리튬이온전지의 전극으로 사용할 경우 기존 배터리의 한계를 극복하고 용량을 30%이상 향상시킨 차세대 고용량 배터리 개발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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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가 서로 다른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
5nm 크기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가 집합체로 모여 이룬 속이 빈 구 형태(hollow nanostructure)의 구조(a,c)와 12nm 크기 나노입자로 만든 구조(b,d). 이번 연구에서 5nm 크기 입자로 이뤄진 이산화티타늄 나노구조체가 가장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으로 리튬을 저장하기 최적화된 구조임이 밝혀졌다. 사진=IBS.휴대용 전자기기와 전기자동차 등의 수요 증가로 고용량 배터리 개발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자기기는 리튬이온전지를 배터리로 사용한다. 리튬이온전지는 배터리를 사용할 땐(방전) 음극에 포함된 리튬이온이 양극으로 이동해 양극 속으로 삽입되는 원리로 작동한다. 충전 시엔 정반대의 반응이 일어난다.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극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과학자들은 이산화티타늄(TiO2)을 기존 흑연(탄소) 전극을 대체할 새로운 음극 소재로 지목하고 있다.

격자구조를 가진 이산화티타늄은 격자 사이사이에 리튬을 저장할 수 있어 배터리 용량을 높이기에 최적화된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흑연에 비해 저렴하고 안정적인 동시에 친환경적이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이산화티타늄을 음극으로 구현한 기존 리튬이온전지의 용량은 이론상 용량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는 점이 상용화의 걸림돌이 됐다.

현택환 단장, 성영은 부연구단장이 이끄는 연구팀은 수 나노미터(nm·1nm는 10억 분의 1m) 크기의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를 이용해 기존 배터리의 용량 한계를 극복할 음극 소재로 최적화된 구조를 발굴했다. 우선 연구진은 나노 이산화티타늄 입자의 크기와 구조를 바꿔가며 다양한 구조를 합성했다. 이들을 제자리분석방법(in situ experiment)을 통해 관찰하며 합성된 각종 나노 구조의 리튬이온수송 과정을 분석해 최적의 구조를 찾아냈다.

그 결과 수 nm 크기 이산화티타늄 입자가 집합체로 모여 속이 빈 구 형태(hollow nanostructure)의 2차 입자를 형성할 때 가장 안정적이면서 효율적으로 리튬을 저장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 속 빈 구 형태의 나노 이산화티타늄 구조가 넓은 표면에서 일어나는 리튬과의 화학적 반응은 최소화하면서 리튬이 내부로 삽입되는 반응의 비중을 키우기 유리하기 때문이다. 화학적으로 안정적이면서 높은 용량을 내기에 최적화된 구조라는 의미다.

이어 연구팀은 이 나노 구조를 음극으로 적용한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하고 포항방사광가속기에서 X선 분광실험을 진행하며 미시적 구조와 배터리의 성능 사이 관계를 분석했다. X선 분광실험은 복잡한 구조의 시료 내부에서 발생하는 현상을 실시간으로 분석할 수 있다. 개발된 배터리는 리튬이온 저장성능을 30% 이상 향상시킬 수 있으며 500회 이상 충·방전을 반복해도 고용량, 고출력 성능을 유지했다. 속 빈 구 형태의 나노구조가 초과로 저장된 리튬을 효과적으로 안정화시키기 때문에 안정성을 오래도록 유지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개발된 배터리가 폭발 등 안전문제에서 자유로운 소재를 제작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성과는 화학분야 최고 권위지인 미국화학회지(JACS,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온라인 판에 지난 11월 27일자(한국 시각)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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