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18 (목)

[홍남기號에 바란다] 전문가 “소득주도성장 기조 수정·재검토…성장동력 되살려야”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1기 경제팀 정책기조 연장선상이어선 안돼

정책 수정 의사 명확히 하고 방향성 보여야

부실정리 신산업 일으켜 먹거리부터 찾아야

지속가능한 일자리창출 구조 갖추는 게 중요

헤럴드경제

홍남기 경제부총리 후보자의 취임을 앞두고 2기 경제팀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홍 후보자가 지난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열린 자신의 인사청문회에서 선서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헤럴드DB]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취임을 앞두고 경제계 안팎에선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모습이다. 최근 경기악화를 통해 드러난 정책 실패의 선례에 비춰 그 원인 중 하나인 ‘소득주도성장’ 기조를 수정ㆍ재검토해야한다는 주문과 함께 혁신성장을 가속화해 성장동력을 되살려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위해 기업을 옭아매고 있는 규제 개혁과 더불어 혁신성장을 뒷받침할 과감한 정부의 투자를 강조했다. 또 최악의 일자리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선 숫자와 시간에 연연하지 말고, 실용적 관점에서 지속가능한 고용정책을 꾸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동근 명지대 교수=2기 경제팀은 단순히 1기의 연장선상이어선 안된다. 현 정권의 정책기조 상 소득주도성장이 이어질 것이 확실한 데 이를 그대로 계승하는 것은 ‘영혼없는 관료’의 모습과 다를 바 없다.

글을 쓸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쓰는 데 이를 수정하려면 왼쪽 끝까지 다시 가야 한다. 이를 ‘시프트 레프트(Shift Left)’라고 하는데 현 정부의 경제정책도 시작 이전의 원점으로 회귀해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득주도성장의 맹점은 뭔지, 우리 현실과 부합하는 지를 성찰해서 필요하다면 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이 있어야 한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2기팀은 현재까지는 정책 궤도 수정으로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정책 부작용은 이미 나타나고 있는데 명확한 수정 메시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정책을 수정하겠다는 의사를 명확히 하고 앞으로 방향성을 보여줄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 않으면 일반적 관리에 그칠 것이다.

재정을 확대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본다. 다만 효과가 있을 것이라 보이는 지출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성장동력을 위한 지출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 개인에 대한 지출도 인적자본을 강화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 지출이 많아 보인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정부는 기본적으로 J노믹스의 설계를 변경해야 한다. J노믹스는 3대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꾸고 각 정책에 대해 과감한 실천계획을 내놔야 한다. 부실산업을 정리하고 신산업을 일으켜 경제의 먹거리부터 찾아야 한다. 또 기업을 살려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정부는 구조조정, 노동개혁, 규제혁파, 연구개발 등에 대한 확고한 실행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활용하기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할 구조개혁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할 시기다. 또 부실 산업을 어떻게 정리하고 새로운 산업을 어떻게 발전시킬지에 대한 청사진을 하루빨리 내놓아야 한다.

▶김태윤 한양대 교수=규제 혁신이 사실상 아무런 결과물을 만들지 못했다. 어떤 규제를 어떤 방향으로 혁신해야 한다는 어젠다 세팅도 못 했다.

공유 경제가 안되는 이유가 기존 산업과의 충돌이다. 실제로는 대화에 소비자 등 훨씬 많은 이해 당사자를 끌어들이면 잘 풀릴 수 있는 사안이 많다. 그런 식으로 적합한 이해당사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도 어젠다를 명료하게 해야 한다.

정부가 직접 국민에게 지급하는 수당, 이전지출이 늘어나는 추세다. 당연히 책임은 해당 부처가 지지만 기재부는 배달 사고를 막아야 한다. 배달률을 높이기 위한 기재부의 통제 임무가 있다.

▶권혁 부산대 교수=일자리 정책의 고민은 숫자와 시간에 얽매여선 안된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를 만드는 구조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일자리와 관련해선 실용주의적인 정책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큰 역할이다. 수많은 제도의 고민들이 단순히 이념적으로, 혹은 명분에 치우쳐서 평가되는 것보다 제도 개선의 실용적 관점에서 어떤 효과가 있을 것인지를 먼저 따져야 한다.

노동ㆍ일자리 정책에서만큼은 이념 혹은 정치적 신념과 분리된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노동정책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접근하다보니 각종 현안에서 어려운 행보를 걸을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전망실장=2기 경제팀은 보완해야 할 문제를 더 명확히 제시할 필요가 있다. 새 부총리는 본인의 색깔과 함께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과 산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혁신성장정책과 관련한 구체적 청사진을 적어도 어떤 일정으로 제시할 것인지 큰 그림을 준비해서 밝혀야 한다. 장기적인 성장동력에 대한 국민의 걱정을 줄여줄 수 있는 답을 제시해야 한다. 혁신성장 측면에서 다양한 정책 패키지가 제시돼야 하는 국면이 아닌가 싶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상황실장=2기 경제팀은 ‘기업 기를 확실히 살린다’는 확고한 메시지를 지속적이고 일관되게 줘야 한다. 무엇보다 적극적인 경기부양이 필요하다. 최저임금도 유연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 내년에 10.9% 인상하면 우리 경제가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 혁신성장보다 주력산업 대책이 중요하다. 조선업과 자동차업에서 실업자가 밀려나와 자영업으로 몰려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더 실업자가 안 나오게 해야 문제가 해결될 수 있다.

유재훈ㆍ배문숙 기자/igiza77@

-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