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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단독]화살머리고지 발굴유해 9구 중 1구 첫 신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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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권 이등중사 인식표 바탕

여동생 2명 DNA 시료 대조

정부, 합동 봉안식 12일 개최

강원 철원 비무장지대(DMZ) 내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제거·도로개설 작업을 하던 중 발굴됐던 유해 9구 중 1구의 신원이 9일 최종 확인됐다.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지난 10월24일 화살머리고지에서 발굴한 유해 1구의 신원이 박재권 이등중사(병장)인 것으로 지난달 말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당시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제거 작업을 하던 중 두개골 조각과 갈비·허벅지·어깨뼈 등 유해 1구를 발굴했다. 이와 함께 ‘대한 8810594 PAK JE KWON 육군’이라고 적힌 인식표도 발견했는데, 인식표의 주인공은 6·25전쟁 당시 국군 2사단 31연대 7중대 소속 박 이등중사였다. 이 때문에 유해도 박 이등중사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됐다.

국유단은 이후 박 이등중사의 여동생 2명의 유전자(DNA) 시료를 채취해 해당 유해와 대조하는 등 신원확인 작업을 벌였다. 이 결과 지난달 말 유해가 박 이등중사라는 것을 최종 확인한 것이다. 박 이등중사는 1953년 7월10일 화살머리고지 전투가 끝나기 하루 전에 전사했다. 65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국유단은 조만간 박 이등중사의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는 유가족에게 전사자의 신원확인 경과와 유해발굴 당시 함께 발굴된 유품, 국방장관 위로패 등을 전달하는 행사이다. 또 정부는 12일 국립서울현충원에서 ‘6·25 전사자 발굴유해 합동 봉안식’을 개최한다.

남측은 남북의 ‘9·19 군사합의’에 따라 지난 10월1일부터 최근까지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지뢰제거·도로개설 작업을 하던 중 6·25전쟁 전사자로 추정되는 유해 9구를 발굴했다. 나머지 8구는 현재 중앙감식소에서 신원을 확인하기 위한 정밀감식 등을 받고 있다.

이번 신원확인으로 내년 4월부터 화살머리고지 일대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인 남북 공동유해발굴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한국군 미수습자 가운데 유해가 발굴돼 신원까지 확인된 것은 박 이등중사가 131번째이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한국군 미수습자는 12만3000여명이며,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2000년 이후 1만여구의 유해가 발견됐다. 현재까지 확보된 유가족의 DNA는 3만4000여개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DNA 시료 채취에 참여한 유가족에게 최대 1000만원의 포상금을 제공할 수 있도록 법령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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