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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5G의 선구자는 한국, 5G의 마법사는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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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일본 최대 통신업체 NTT도코모는 자동차 기업 도요타가 만든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T-HR3'를 약 10km에 떨어진 곳에서 원격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몸에 센서를 부착한 조종사의 움직임대로 로봇이 똑같이 동작을 따라 했다. 로봇과 조종사가 5G(5세대) 통신망으로 연결된 만큼 먼 거리에서도 로봇은 시간 지연 현상 없이 실시간으로 작동했다. 일본 통신업계는 2020년 7월로 목표했던 5G 상용화 시점을 내년 9월로 앞당기기위해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3대 통신업체인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은 지난 6일 정부로부터 각각 중국 전역에서 5G 주파수 사용 허가를 받았다. 앞으로 중국 내 주요 도시 안에서 자율 자동차, 스마트 공장과 같은 5G 서비스를 본격 테스트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조선비즈

10㎞ 거리에서도 5G로 통합니다 - 일본 통신업체 NTT도코모가 5G 통신망을 통해 도요타의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T-HR3를 10㎞ 떨어진 곳에서 조종하는 데 성공했다. 사진은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조종사와 로봇이 옆에 서 있는 모습. 로봇은 센서를 부착한 조종사가 움직이는 대로 똑같이 동작을 따라 한다. /도요타 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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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 3사가 지난 1일 세계 첫 5G 전파를 송출하면서 기업용 5G 상용 서비스를 선보인 가운데 한·미·중·일 간 5G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지고 있다. 여기에 경쟁자들도 계속 늘어나는 상황이다. 세계이동통신공급자협회(GSA)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5G를 준비하는 통신업체는 올 1월 113개사(총 50국)에서 11월 192개사(총 81국)로 약 70% 증가했다.

중·일, 상용화 앞당길 가능성도

중국 3위 통신업체 차이나유니콤은 내년 베이징·톈진·칭다오 등 16개 도시에서, 중국 1~2위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텔레콤은 각각 광저우·쑤저우 등 중국 내 5~6개 도시에서 5G 시범 서비스를 시작한다. 이 가운데 중복된 지역을 빼면 모두 18개 도시다. 차이나유니콤은 시범 서비스를 위해 이미 베이징에만 5G 기지국 300개를 구축했다. 현재 통신업계에선 중국이 당초 목표했던 2020년 5G 상용화 계획을 내년으로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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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위 통신업체 AT&T도 내년에 댈러스·애틀란타 등 19개 도시에서 5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올 하반기부터 해당 지역에서 망 구축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AT&T는 이달 내 구체적인 내년 서비스 계획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1위 버라이즌은 지난 10월 집·사무실에서만 제한적으로 쓸 수 있는 고정형 5G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내년 상반기 삼성전자의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곧바로 자사 가입자들이 이를 통해 모바일 5G를 즐길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버라이즌 관계자는 "5G 스마트폰으로 TV를 비롯한 다양한 가전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도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은 내년 9월 자국에서 열리는 럭비 월드컵을 계기로 5G를 상용화할 가능성이 커진 상태다. 당초 일본 통신업계는 오는 2020년 7월 도쿄 하계올림픽 때에 맞춰 5G 서비스 상용화할 계획이었으나 10개월가량 앞당기는 것이다. NTT도코모는 국내·외에서 파트너사 1800개와 기술 및 서비스 개발을 위한 제휴를 맺었다.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미국 애플을 제외한 삼성전자나 중국 화웨이·샤오미·오포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이 최근 경쟁적으로 "내년 상반기 5G용 스마트폰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5G 초반 '킬러 콘텐츠' 확보 준비도 진행

5G 상용화 초반에는 5G를 기반으로 VR·AR(가상현실·증강현실)을 접목한 실감형 미디어 서비스가 핵심 콘텐츠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조사 기관인 가트너는 "자율 주행차나 스마트 공장이 5G 수익원으로 부상하려면 적어도 5~10년은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 때문에 해외 통신업체들도 미디어 콘텐츠 분야에 앞다퉈 투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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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지난달 10일 미국 NBA 새크라멘트 킹스의 경기를 현장에서 VR 기기로 관람하고 있다. 미국 최대 통신업체 버라이즌이 서비스 제공을 맡았다. VR은 5G 시대 대표 서비스다. /새크라멘트 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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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라이즌은 미 프로농구(NBA)팀 새크라멘토 킹스와 손잡고 VR 기기를 통해 농구 경기를 360도 영상으로 시청할 수 있는 5G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우선 경기장 방문 관중에게 서비스를 제공한 뒤 각 가정으로 VR 기기를 보급해나갈 예정이다.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는 "5G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AT&T가 지난 6월 854억달러(약 96조원)를 들여 타임워너 인수를 추진한 까닭도 VR·AR을 통한 미디어 사용이 급증할 것을 염두에 둔 행보라는 분석이다. 중국 차이나 모바일은 지난 6월 상하이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5G망을 이용한 VR 게임 생중계 서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상하이자동차와 자율 주행차에 탑재하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도 개발하기로 했다. 정태명 성균관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우리나라가 세계 첫 5G 전파와 함께 서비스 상용화에서 한발 앞선 모양새이지만, 5G 주도권을 계속 쥐려면 5G 킬러 콘텐츠를 얼마나 제대로 발굴하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5G(5세대 이동통신) VR·AR(가상·증강현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현재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최소 20배 이상 빠르고, 반경 1㎞ 이내 사물인터넷(IoT) 기기 100만개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다. 데이터 송·수신 과정에서 생기는 지연 시간을 0.001초 이내로 줄일 수 있어 자율주행차 같은 신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가상공간에서 대용량 영상과 게임을 즐기는 가상현실과 사진에 새로운 이미지를 덧씌워 보여주는 증강현실 서비스도 주목받는다.

김봉기 기자(knight@chosun.com);이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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