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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시동 건 '카카오 카풀' 안갯길 넘어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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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김지영 기자, 서진욱 기자] [택시업계 '보이콧', 국회 '카풀방지법' 위기 또 위기…"해외는 자율차 배차까지 진행되는데..."]

머니투데이


카카오판 카풀(승차공유) 서비스가 마침내 시작됐다. 국내 카풀 서비스 시장이 개화되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그러나 출발부터 난항이다. 무엇보다 택시 업계의 반발이 심상치 않다. ‘카카오택시 호출’ 보이콧에 전면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국회 역시 난색이다. 카카오의 서비스 강행에 카풀 금지법 통과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시동을 걸었지만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안갯길 운행이 시작된 셈이다.

◇카카오T카풀, 승차공유 대중화 물꼬 틀까=카카오모빌리티(이하 카카오)는 오는 17일 ‘카카오T 카플’ 서비스를 정식 출시한다. 이를 앞두고 카카오는 지난 7일부터 소규모 시범 서비스에 돌입했다. 기본요금은 2km당 3000원. 현재 택시의 70~80% 수준에 불과하다. 카풀 운전자는 하루 2회 운행만 가능하다. 출·퇴근 시간 제한은 따로 없다. 현재까지 모집한 카풀 기사는 7만명에 달한다.

업계에선 카카오T 카풀 출시를 계기로 국내 승차공유 서비스 시장이 급속히 팽창할 것으로 전망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선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로 내년 최대 3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서비스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쏘카의 자회사 VCNC가 출시한 ‘타다’는 지난 10월 출시 이후 한 달 만에 누적 다운로드 10만건을 돌파하며 호평받고 있다. 타다는 11인승 승합차 승차공유 서비스다. VCNC는 연말까지 타다 차량을 300대에서 1000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국내 카풀 서비스의 원조격인 풀러스는 지난달 보상형 시스템에 기반한 신규 서비스로 승부를 걸었다. 위모빌리티는 범죄경력 조회 등 안전성을 강조한 카풀 앱 ‘위풀’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렌터카, 대리기사 연계 승차공유 서비스 ‘차차’는 내년 초 새로운 서비스 출시를 준비 중이다.

◇출발부터 안갯길…갈등해법 ‘길’없나=카카오T 카풀 서비스가 시동을 걸었으나 달려야 할 길은 순탄치 않다. 당장 주요 택시단체들은 카카오모빌리티가 카풀 서비스를 철회할 때까지 카카오T의 택시호출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택시 기사들은 카카오T가 대중화하는 데 기여한 우군이다. 이들이 등을 돌릴 경우 카카오T 만족도 하락에 따른 사용자 이탈 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 가뜩이나 'T맵 택시'와 같은 경쟁 서비스들이 호시탐참 기회를 엿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카카오T가 상당한 플랫폼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어, 실제 기사들의 호출 거부 사태가 벌어지긴 어려울 것이란 반론도 있다.

국회 역시 우군은 아니다. 여당마저 카카오의 서비스 강행에 당황해 하는 분위기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택시-카풀 TF 위원장은 7일 긴급 기자간담회에서 "사회적 대타협을 만들어내려고 대화를 진행해온 카풀TF 입장에서 난감해진 상황"이라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합의가 물 건너갔고, 택시업계의 압박에 따른 카풀 금지법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정식 서비스 전까지 택시업계와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지만, 극적 합의점을 찾기 어려지 않겠냐는 회의론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초 구글은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시작했는데, 한국은 제한적 승차공유 서비스인 카풀을 두고 사회 갈등만 반복하고 있다"며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에 뒤쳐지는 상황이 계속될 경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갈라파고스로 남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jyou@mt.co.kr, 서진욱 기자 sj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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