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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 12월 한미 외교장관 회의…이번엔 뭐가 달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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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6 강경화 폼페이오 워싱턴 회담


강경화 외교장관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한미 외교장관 회담이 현지시각 6일 워싱턴에서 열렸다. 강 장관이 멕시코 신임 대통령 취임 특사로 파견됐다가, 현지에서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의 조문사절단장으로 파견되면서 '뜻밖의 회담'이 진행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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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한미 외교장관 만찬 협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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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외교장관 회의는 지난 10월 폼페이오 장관의 4차 방북 이후 만찬협의를 가진 뒤 2개월 만이다. 그동안 외교장관 통화나 접촉이 없어 이러저러한 풍문이 돌기도 했다. 외교 관계자는 "그동안 실무급, 수석대표급 회담이 진행됐고 한미 실무단까지 꾸려진 만큼 그런 풍문은 근거 없다"고 말했다.

이번 회담 보도자료...뭔가 낯설다?!

이번 회담을 마치고 외교부는 공식 보도자료를 내놨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부시 前 대통령 조문 사절단으로 방미중인 강경화 외교장관은 12.6(목) 오전(현지 시각) 마이크 폼페오 국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였다.

2. 양 장관은 올 한해 한미간 긴밀한 공조하에 한반도 정세에 있어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 낸 점을 평가하고, 북미 후속협상, 남북관계 진전 등에 대해 심도가 있는 의견을 교환하는 한편, 기존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앞으로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계속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다.

3. 아울러 양 장관은 동맹정신 하에 다수의 양국간 현안을 모범적으로 해결해온 것을 평가하고, 현재 진행 중인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의와 관련해서도 상호 만족할만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양국 대표단을 계속 독려해 나가기로 하였다.

단 3문단으로 한미간 외교를 짐작하는 건 난해한 일이다. 필요한 말, 하고 싶은 말만 노출하기 때문이다. 기자들은 더 알고 싶지만, 부처들은 알리고 싶은 것들만 찔끔 내놓는다. 그런 자료에 2항 "기존 제재 이행의 중요성을 재확인..."이란 말이 처음 들어갔다.

같은 회담의 '동상이몽'?

지금까지 폼페이오 장관과 강경화 장관 회담은 지난 6월 이후 이 직전까지 모두 4차례다. 그 회담 결과들에 대한 외교부의 보도자료에는 제재의 'ㅈ'도 찾아볼 수 없다. 내용은 '복붙' 수준이다. 대신 한미 공조, 완전한 비핵화 평화체제구축이 강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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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회담 보도자료 6월, 8월,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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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미국의 보도자료에서는 제재와 FFVD가 일관되게 강조돼왔다. 그 틈을 기자들은 항상 파고들었다. "회담에서도 서로 주장하고 싶은 게 있고 이해하는 게 각각 달라서 그렇다." 당국자의 답변들도 일관됐다.

미묘한 표현의 변화 뒤엔?

제재이행에 대한 우리 정부 입장의 변화는 말 그대로 미묘할 수도 있다. 원래 없던 것도 아니고 미국의 입장을 반영하는 정도에 그쳤다.

제재이행이 담긴 이유를 묻자, 한 관계자는 "없는 걸 쓴 것도 아니고 이제 제재 이야기를 하는 게 이상한 것도 아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료의 다른 부분을 두고)그동안 자꾸 오히려 한미간 이견이라고 하니까..."라고 말했다. 외교부의 공식 자료에 처음 등장한 제재이행은 최근 한미 관계의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외교가에서도 "한미가 다른 나라인데 이견이 없을 수 있겠냐"는 말은 이미 오래전부터 나돈다. 다만, 일부 침소봉대되거나, 정략적으로 키우는 측면도 적지 않다는 의견도 뚜렷하다. 여기에 미국정치판의 反트럼프 정서가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또 자주 접하게 되는 정보에 확증이 더해지는 것일 수도 있다. 하나 그렇게만 볼 수 없는 부분도 있다.

국내 싱크탱크의 한 연구원은 미국 현지서 미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회담을 한 후, "(미국의 전문가들조차도) 김정은 위원장이 9월 5일 방북한 정의용 특사단장에게 '종전 선언은 주한미군 철수나 한·미동맹 약화와는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는 것이 9월 6일 정의용 단장에 의해 공개적으로 밝혀졌는데도 불구하고, 미국 인사들 중에는 김정은 위원장의 그러한 발언을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경우가 있었다"고 지난달 공개적으로 토로한 바 있다.

한미간 정보 공유가 더디거나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데, 정보가 다르면 판단도 다를 수밖에 없다. 물론 개인적인 체험에 그친 문제 제기일 수도 있다. 정책을 결정하거나 실행하는 정부 차원에서는 긴밀한 협조가 진행되고 있다는 게 양 정부의 공식 입장이다.

크다 해서 진실로 믿을 것도 없지만, 작다 해서 징조를 무시해서도 안 된다. 위기관리에 소홀해서도 안 된다는 목소리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물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도 북한의 확실하고 획기적인 비핵화 조치다.

박경호 기자 (4righ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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