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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을 읽다] 술은 석 잔? 예의 지키려다 '훅'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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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주량 상관없이 간 손상 男 2잔, 女 1잔…주류별 해당 이하로

공복에 음주 금지, 3~4배 흡수 상승…고칼로리 음식도 지방간 위험

충분한 수분섭취 필수…폭탄주 빨리 취해, 술은 한 종류로 마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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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40세 직장인 이성수 씨(가명)는 12월 달력에 가득찬 송년회 일정을 볼때마다 즐거움 대신 걱정이 앞선다. 하루가 멀다 하고 이어진 저녁 술자리가 부담스럽다. 평소 알코올 분해 기능이 떨어지는 이씨는 술을 조금 마시기만 해도 얼굴이 쉽게 빨개지고 심장이 두근거린다. 피해갈 수 없는 연말 송년회, 요령껏 건강하게 술자리를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이 있을까.

◆'폭음사회' 한국…성인 월간음주율 62.1%로 조사 이래 최대=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은 62.1%로 200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음주 수준은 남자 2명 중 1명(52.7%), 여자 4명 중 1명(25.0%)이 월 1회 이상 폭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폭음은 건강을 해치는 지름길이다.

음주 초기에는 혈액 검사상 간 수치가 올라가고, 초음파상 지방간이 보이는 수준에 머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단계에 도달했음에도 음주를 지속하게 되면 간의 섬유화를 유발하고 결국 간경변증에 도달한다. 간경변증은 간암의 위험요인이다. 간경변까지 진행하지 않더라도 알코올성 간염이나 췌장염 등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들 질환 역시 치명적이거나 많은 문제를 유발할 수 있어, 지방간 정도의 이상 소견을 보일 때부터 미리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남궁기 교수는 "갑작스런 과음은 위 점액의 분비를 촉진해 위 유문판이 닫히게 하고 구역질과 구토를 유발한다"면서 "이런 상태에서 술에 취해 정신을 잃으면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현명하게 술을 마시는 첫 번째 방법은 적정량을 마시는 것이다. 사람마다 아세트알데하이드 탈수소효소를 얼마나 갖고 있는지에 따라 최대 주량이 결정된다. 하지만 각자 최대 주량에 상관 없이 간을 손상시키는 주량은 일반적으로 남자는 2잔, 여자는 1잔이다. 통상 한 잔에 들어있는 알코올양은 비슷한 경우가 많다(맥주 300cc=와인 100cc=소주63cc).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신현필 교수는 "음주하다 보면 남녀의 차이가 있지만 주류 별 해당 잔으로 하루 2잔 이하만 마시는 것이 안전한 음주"라면서 "적은 양을 지속해서 마시는 것도 같은 양을 한 번에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간 손상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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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복에 술 마시면 흡수 빨라…'폭탄주' 피해야= 술을 공복에 마시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공복에 마시는 경우 위에서 소장으로의 배출 시간이 짧아져 소장에서 3~4 배 빨리 흡수된다. 지방이 많은 음식은 이동 속도가 느려 알코올의 흡수를 늦출 수 있다. 술 마시기 전에 우유나 식사를 가볍게 하고 술을 마시는 동안에도 안주를 먹으면 알코올의 흡수를 줄일 수 있다. '안주를 많이 먹으면 덜 취한다'는 속설이 틀린 것은 아니지만 음주와 더불어 고칼로리 음식을 과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지방간의 위험성이 높아진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불가피하게 많은 술을 마시는 경우, 충분한 수분섭취를 하면서 야채나 과일 등을 먹는 것이 좋다. 알코올은 뇌하수체의 항이뇨호르몬의 분비를 억제해 소변을 자주 보게 하고, 대장에서의 수분 흡수를 억제해 탈수와 갈증을 만든다. 탈수가 되면 혈중 아세트알데하이드 농도가 더 높아져 숙취 증상을 더 심하게 하므로 물을 많이 마셔 알코올을 희석시켜 혈중 농도를 낮춰야 한다. 특히 술은 한 가지 종류로 마셔야 한다. 알코올 도수, 즉 술에 포함된 알코올의 농도는 흡수에 영향을 미치는 데 일반적으로 15~30%의 술이 가장 빨리 흡수된다. 그래서 맥주(4~5%)와 양주(30% 이상)로 폭탄주를 만들어 먹는 경우 가장 흡수가 잘되는 상태가 되어 빨리 취하게 된다.

주변 사람들과 즐겁게 대화하면서 마시는 것도 술자리 꿀팁이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의학과 남효정 교수는 "체내에 흡수된 술은 폐를 통해서도 10% 정도 배출이 가능해 술을 빨리 깨게 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면서 "말하는 동안 술 마시는 횟수나 양을 줄일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마지막으로 술을 마실 때 담배를 같이 피우지 말아야 한다. 알코올은 니코틴의 흡수를 더욱 증가시킨다. 술을 마시면 술을 해독하기 위해 간에서 산소 요구량이 많아지는데, 담배를 피우면 산소결핍을 만들어 간의 해독을 방해한다. 또 담배 속의 니코틴은 위산 분비를 증가시켜 위장 장애를 가중시키고, 말초 혈관을 수축시켜 혈압을 높인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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