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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95% 암흑물질·암흑에너지는 음의 질량 가진 유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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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옥스퍼드 물리학자, 현대물리학 최대 난제에 새 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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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가수스 자리의 은하들 [자료사진]
우주를 촘촘히 차지한 것 같은 은하와 별들은 전체 우주의 5% 밖에 안 된다고 한다. 나머지 95%는 암흑에너지와 암흑물질이 차지하고 있다. [미국항공우주국(NASA), 유럽우주국(ESA) 제공]



(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현대 물리학의 가장 큰 난제인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음의 질량(negative mass)을 갖는 유체(流體·fluid)로 설명하는 새로운 이론이 제시돼 관심을 받고있다.

우주에 셀 수 없이 많은 별은 전체 우주의 5%밖에 안 된다. 나머지 95%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고 주변 물질에 미치는 중력 효과를 통해서만 간접적으로 그 존재가 추론될 뿐이다. 현재 가장 널리 인정되는 표준우주모형인 람다(∧)CDM마저도 이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영국 옥스퍼드대학 e-연구센터의 천문학자 제이미 판즈 박사가 국제학술지 '천문학 및 천체물리학(Astronomy & Astrophysics)'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를 하나의 현상으로 묶어 주변의 모든 물질을 밀어내는 마이너스 중력을 갖는 유체로 설명하는 암흑유체설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암흑물질은 주변 물질에 중력 작용을 하고, 암흑에너지는 우주를 가속 팽창시키는 척력(斥力)으로 별개 현상으로 다뤄져 왔다.

판즈 박사는 그러나 둘을 사실상 같은 것으로 보고, 중력이 모든 것을 끌어들이는 것과는 반대로 주변의 모든 것을 밀어내는 음의 질량 영역에 있는 것으로 시사했다.

음의 질량은 주변의 모든 것을 밀어내는 가설적 물질 형태로 양의 질량을 가진 일반적인 물질과 달리, 힘을 가해 밀면 오히려 힘을 가하는 쪽으로 되돌아오는 특성을 갖는다.

이런 음의 질량은 천문학에서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일반 물질과 마찬가지로 우주가 팽창하면서 음의 질량을 가진 입자의 밀도가 낮아져 밀어내는 힘도 떨어질 것으로 여겨졌지만 실제 관측에서는 암흑에너지가 엷어지지 않고 오히려 우주팽창을 가속하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모순이 드러나 폐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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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블우주망원경으로 포착한 은하
우주팽창을 연구하기 분석 중인 19개 은하 중 두 곳. 지구에서 6천500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NGC 3972(왼쪽)와 1억1천800만광년 떨어진 NGC 1015. [NASA, ESA 제공]



판즈 박사는 이번 연구에서 음의 질량이 지속해서 질량을 보충하며 창출해 가는 것으로 수정해 시뮬레이션을 했다. 그 결과, 음의 질량을 가진 유체는 우주 팽창과정에서도 희석되지 않았으며, 암흑에너지와 동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흑물질의 본질을 설명하기 위한 3D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암흑물질은 은하가 빠른 속도로 회전해 이 힘에 의해 찢겨나가는 것이 정상인데 그렇지 않고 은하형태를 유지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이 작용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도입된 것이다.

판즈 박사의 시뮬레이션에서는 양의 질량을 가진 은하가 중력 작용으로 모든 방향에서 음의 질량을 끌어들이고, 은하에 근접하게 된 음의 질량을 가진 유체는 더 강력한 척력으로 은하가 고속 회전하면서도 찢기지 않고 형태를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판즈 박사는 암흑유체설이 컴퓨터 시뮬레이션과 수학에 기초한 것으로, 오류가 있을 수 있다고 인정하고 다른 학자들의 검증을 반기고 있다.

그는 옥스퍼드대학도 참여하는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인 SKA(Square Kilometre Array)가 오는 2022년부터 가동되면 이를 통해 암흑유체설 이론을 검증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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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으로 추진되는 SKA 상상도
[SKA 홈페이지 캡처]



판즈 박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아직 이론적으로나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풀어야 할 것이 많이 남아있다"면서 "이미 30년 전에 나온 람다CDM의 새로운 확대 버전인 이 가설이 다른 관측 증거와 정확하게 일치하는지 확인할 수 있기를 고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만일 사실로 확인되면 이는 빠져있던 95%의 우주에 대한 심미적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이 될 것"이라면서 "그것은 우리가 음(-)의 신호를 포함하는 것을 잊고 있었다는 것"이라고 했다.

판즈 박사는 글로벌 대안언론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에 실린 기고문에서 "음의 질량이 이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언뜻 생각했을 때처럼 크게 이상하지는 않다"면서 "우리가 양의 질량에 독점된 곳에서 살다 보니 이런 현상이 독특하고 친숙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음의 질량이 물리적으로 존재가 가능한지를 떠나 이론적으로는 이미 많은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물속의 공기 방울도 음의 질량이 표현된 현상으로 볼 수 있다고 했다. 또 최근에는 한 실험실 연구에서 음의 질량을 가졌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작용을 하는 입자를 만들어내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eomn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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