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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기 연예톡톡]‘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의 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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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서병기 선임기자]관객들은 ‘N차 관람’을 이어가고 기자들은 ‘N차 기사작성’에 들어갔다.

사회문화계의 신드롬이라 할만한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이야기다. 이 영화는 개봉 6주차가 됐는데도 새로 개봉한 작품을 밀어내고 예매율 1위를 하는 등 정상권을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앞으로 얼마나 더 많은 관객이 들어올지가 관심사가 되고 있다.

6일 오전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5일 9만6194명의 관객을 동원해 누적관객 수 636만8825명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주말에는 700만명에 육박할 것으로 보이다.

개봉한지 한 달 반이 돼가는 시점에서, 이 기세라면 퀸의 고향인 영국의 흥행을 추월할 조짐이다. 한국의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으로 배급을 맡은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사장은 본사로부터 칭찬을 받고 크게 고무됐다는 후문이다.

‘보헤미안 랩소디’의 재방문율은 8.0%로 1천만명 돌파 영화와 맞먹을 정도다. 영화 ‘국제시장’과 같고 ‘명량’(7.5%)보다 높다. 퀸의 공연이 삼면(三面) 스크린으로 펼쳐지는 스크린X관의 주말 객석률은 61.3%이며, ‘싱어롱 상영관’(관객이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는 상영관)의 주말 객석률은 무려 80.2%에 이른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초반에는 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내며 퀸의 노래를 들었던 40~60대에게 어필하다가 20대 등 젊은 세대로까지 확산됐다. 결과적으로 성별과 세대를 뛰어넘어 광범위한 타겟층이 형성된 셈이다.

사회로부터 점점 멀어져가며 소외감을 느끼는 중년세대는 퀸의 음악을 들으며 향수에 빠지고 위로를 받는다. 영화에서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 분)가 “우리는 부적응자를 위해 노래하는 부적응자들이에요”라고 말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2030 세대는 퀸을 잘 모르지만 ‘위 아더 챔피언’ ‘위 윌 락 유’ 등 CF나 응원가로 퀸의 음악이 익숙하다. 이들이 “마치 공연장에 온듯한 기분”이라고 쓴 관람후기에 공연세대인 젊은 세대에게는 싱어롱 이벤트가 먹힐 거라는 확신이 들었다고 CJ CGV 이승원 마케팅 담당은 귀띔했다.

영화의 종반 20여분간 계속되는 ‘라이브 에이드’는 영화를 본다기 보다는 감동적인 공연을 본다는 느낌이 들게 해주면서 20대 관객들을 더욱 강하게 극장으로 끌여들이고 있다.

싱얼롱 관람은 중년 관객들도 있지만 20대~30대들이 훨씬 더 많다. 미리 퀸의 노래를 연습해서 간다. 떼창을 하면 춤과 야광봉이 어우러진 콘서트장으로 변형되고, 복장 코스프레를 한 관객도 눈에 띈다.

이런 분위기를 빨리 간파한 MBC는 1985년 당시 라이브 에이드 공연을 재편집하여 방송하면서 시청자의 큰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심야에 방송됐는데도 ‘퀸’의 무대는 시청률 6% 이상을 기록하고 분당 최고 시청률은 6.7%까지 치솟았다. 오는 10일에는 MBC 스페셜 ‘내 심장을 할퀸(QUEEN)’을 방송해 ‘퀸’ 열풍의 이유를 되짚어 보고 방송 최초로 퀸의 대표곡 ‘보헤미안 랩소디’가 탄생한 스튜디오를 공개할 예정이다.

영국에서는 그룹 퀸 외에도 레드 제플린과 딥 퍼플, 핑크 플로이드 등 당대 인기 록밴드가 많았지만 한국에서는 멜로디가 풍부하게 있는 퀸의 음악이 자주 흘러나왔다. 우리의 CF나 응원가로 자연스럽게 차용됐다.

영화를 통해, 퀸의 프런트맨 프레디 머큐리가 ‘보헤미안 랩소디’ ‘러브 오브 마이 라이프’ ‘위 아더 챔피언’ ‘돈 스탑 미 나우’ ‘섬바디 투 러브’ 등 주옥같은 히트곡들을 화려한 보컬로 무대를 휘저으며 노래하는 모습을 보다보면 묘하게 빠져든다.

이를 두고 중년들의 문화적 공허함, 아웃사이더, 부적응자, 약자들에 대한 공감, 세상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영혼 등의 무의식이 작용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하지만 김평호 단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처럼 “ ‘보헤미안 랩소디’ 열풍은 지금의 고난을 보고 싶지 않은, 현실의 고통을 외면하는 거대한 환상이 아닐까 싶다”는 의견도 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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