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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뮬러 특검 도우미 매너포트 거짓말” 러시아 스캔들 수사 차질 빚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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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폴 매너포트가 지난 2월 워싱턴 법정을 빠져 나오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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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특검 도우미’를 자처했던 폴 매너포트 전 도널드 트럼프 대선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에 대해 위증 혐의를 제기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과 트럼프 캠프와의 공모 의혹을 규명할 핵심 고리인 매너포트가 수사에 비협조적으로 돌아서면서 뮬러 특검의 막바지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6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뮬러 특검은 이날 워싱턴DC 미 연방지방법원에 제출한 문건에서 매너포트 전 선대본부장이 조사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거짓말을 했다고 밝혔다. 뮬러 특검의 1호 기소 대상이었던 매너포트는 지난 9월 돈세탁 등 개인 비리와 관련해 유죄를 인정하는 대신 수사에 ‘전적으로, 정직하게’ 협조키로 약속한 바 있는데 이 합의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특검은 매너포트가 미 연방수사국(FBI) 및 특검 수사 과정에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여러 거짓말을 저지르며 연방 범죄를 저질렀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위증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매너포트 측은 지난 두 달 간 뮬러 특검팀을 최소 9번 만나는 등 성실하게 조사에 임했다고 반발했다. 양측은 일단 매너포트에 대한 선고를 연기할 이유가 없다며 법원에 선고 날짜를 즉각 결정해달라고 요청하기로 합의했다.

양측의 관계가 틀어진 데는 매너포트가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서 입을 닫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특검의 조치는 러시아 스캔들의 핵심 증인이 되어야 할 매너포트가 세부사항을 알리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분석했다. 매너포트는 2016년 6월 트럼프 핵심 측근들과 러시아 측 인사들이 만난 문제의 ‘트럼프타워 회동’에 참석했던 당사자다. 그러나 매너포트는 조사 과정에서“대통령에 관해서는 아는 게 없다”며 발을 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조치로 뮬러 특검 수사가 타격을 입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 연방검사 출신의 변호사 패트릭 코터는 로이터에 “뮬러 특검 수사에 나쁜 소식”이라면서 “뮬러가 오늘 한 명의 증인을 잃었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WP)도 러시아 스캔들을 규명할 핵심 목격자를 잃게 됐다고 했다.

뮬러 특검을 마녀사냥이라고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 측은 기세 등등한 모습이다. 러시아 스캔들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을 변호하는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은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그들은 증인에게 노래 부르기가 아니라 작곡을 시키려고 했다”며 뮬러 특검이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CNN도 트럼프 대통령이 매너포트를 다시 자신의 편이라고 여기며 사면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뮬러 특검이 매너포트의 위증을 판단할 만큼, 러시아 스캔들을 입증할 근거를 확보했다고 볼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뮬러 특검팀은 18개월 간의 운영 끝에 최종 보고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

매너포트는 합의 위반에 따라 사실상 평생 감옥에 갇힐 것이 유력해 보인다. 그는 이번 워싱턴DC 연방지법 사건과 별도로 버지니아 주 연방법원에서도 금융과 세금 사기 등 8가지 혐의로 10년 안팎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특별사면 대상으로 언급한 만큼 중죄를 선고 받더라도 사면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