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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이슈 동아시아 영토·영해 분쟁

中, 남중국해에 ‘해저 무인기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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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활용해 세계 첫 추진 / 해양탐사·군사임무 동시 수행 / 유력 휴보지, 영유권 분쟁 지역 / 주변국서 동의할지는 불투명

세계일보

중국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남중국해에 과학연구와 군사 임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해저 무인기지를 건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6일 보도했다. 잇따른 군사기지 건설로 ‘남중국해의 내해화’(內海化)를 시도 중인 중국이 해저 무인기지마저 성공적으로 구축한다면 남중국해에 대한 영향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그리스신화 속 지하세계를 관장하는 저승의 신인 ‘하데스’의 이름이 붙은 이 프로젝트는 중국 과학원(Chinese Academy of Sciences) 주도로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지난 4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보아오포럼 참석차 하이난(海南)성을 방문해 싼야(三亞) 심해 연구소를 찾은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시 주석은 당시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에게 “과거 누구도 하지 않았던 일에 도전하라”며 “심해에는 어떤 길도 없다. 우리가 다른 나라를 뒤쫓을 필요가 없다. 우리는 우리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수심 6000∼1만1000 심해에 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남중국해에서 수심이 5000를 넘는 곳은 마닐라해구가 유일한 만큼 이곳이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다. 마닐라해구의 최저 수심은 5400m 정도다.

그러나 해저 무인기지 건설이 중국의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우선 남중국해가 영유권 분쟁지역인 만큼 주변국들이 순순히 동의할지 불투명하다. 유력 후보지로 검토되는 마닐라해구는 중국과 필리핀 간 분쟁해역인 스카보러 암초와 가까운 곳이다. 11억위안(약 18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 막대한 건설비용도 문제다. 수압, 부식, 해저화산 등 심해 환경을 고려한다면 실제 건설 과정에서 더 많은 비용이 들 가능성이 크다. 우주정거장과 같은 도킹 플랫폼이 필요하며, 엔지니어들을 수압으로부터 보호할 장비 개발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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