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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사건의재구성]‘PC방 살인’ 김성수는 억울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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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과 국민 앞에 김성수는 억울할 자격이 없다

살인 혐의 검찰 송치, 동생에겐 공동폭행 혐의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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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그때는 화가 나고 억울하게 생각해서 죽여야 된다는 생각 밖에 없었습니다.”

‘PC방 살인범’ 김성수(29)는 범행 동기를 말하며 시종일관 억울함을 토로했다. 지난 21일 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던 날 서울 양천경찰서 앞에서 했던 그의 말을 더 들어보자.

“알바생, 제가 피해자한테 (쓰레기를)치워달라고 한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닌데 표정이 안 좋아서 저도 기분이 안 좋아서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얘기하니까 ‘너 왜 시비냐’고 반말하고 화를 내서 제가 ‘이게 왜 시비거는거냐고 당연한 거 아니냐’고 얘기했는데 ‘니가 지금 시비걸고 있다’고 화를 내서 대화가 안 될 것 같아서 경찰 불러서 사장님 불러달라고 했는데 안 불러준다고 욕해서 경찰 불렀는데 경찰은 아무것도 해줄 수 없고 피해자분이 우리 아빠가 경찰인데 니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라고 한 것이 머릿속에 남아서, 제가 치워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하는 억울함이 들었다.”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김성수는 숨을 가쁘게 몰아쉬고, 두 손을 떨며 좀처럼 진정하지 못했다. 정말 억울한 사람처럼 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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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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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생각하면서 그런 것들이 억울하면서 과거에 생각들까지 생각나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야 되는 것처럼 생각드니까 죽고싶은 마음 들었고 그러다보니까 피해자에 대한 그런 두려움, 망설임 그런 것들이 사라졌고 그래서 억울했고, 같이 죽이고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성수는 이 부분에서 ‘생각’이라는 단어를 5번 썼다. 그는 범행 당시 어떤 과거의 기억을 떠올렸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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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차량을 탑승하면서 김성수는 유족과 고인에게 “너무너무 죄송하다. 말이 닿지 않겠지만 계속 죄송하다”는 말을 남겼다.

그러나 경찰 수사 결과를 놓고 보면 김성수는 억울할 자격이 없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달 14일 오전 8시 17분께 서울 강서구의 한 PC방 앞에서 김성수와 청소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오던 아르바이트 직원 신모(21)씨가 맞닥뜨렸다. 좀 전 PC방 안에서 자리정돈 문제로 시비가 붙어 경찰이 출동한 뒤 아무런 변화가 없자 화가 난 김성수는 300m 떨어진 집에 가서 흉기를 챙겨 돌아왔다. 김성수는 8시 17분 34초께 오른 팔로 신씨를 가격했다. 곧바로 8시 17분 41초께 옆에 있던 김성수 동생 김모(27)씨는 신씨의 허리춤을 잡아당겼다. 김성수가 신씨를 폭행할 수 있도록 도운 셈이다. 1초 뒤 신씨가 김성수의 머리카락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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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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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씨의 반격은 그것으로 끝이었다. 김성수가 다시 신씨를 가격했다. 주먹을 이용해 위에서 아래로 수차례 폭행했다. 8시 17분 50초 김성수는 신씨의 머리채를 잡아 뒤로 넘어뜨렸다. 김성수는 넘어진 상태로 왼쪽 뒷주머니에서 흉기를 꺼냈다. 그리고 무참히 찔렀다.

김성수는 PC방에서 말다툼을 벌였을 때, 경찰이 1차 출동 했을 때, 집으로 달려가 흉기를 챙겨올 때, 신씨를 기다릴 때 등 수차례 범행을 멈출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김성수는 그러지 않았다. 끝내 범행을 저질렀다. 자신의 ‘분노’를 폭발시켜 한 사람을 희생시켰다. 뭐가 그렇게 억울한가.

김성수의 말을 들은 유족은 또 한 번 피눈물을 흘렸다. 유족은 변호인을 통해 김성수의 말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성수가 검찰에 송치되면서 피해자 아버지 직업이 경찰이라고 발언한 부분에 대해 “아버지는 경찰이 아니라 자영업자”라고 바로잡았다. 또 피해자의 근무 태도에 대해서도 “PC방에 있던 목격자들이 피해자가 김성수에게 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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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측은 동생 김씨가 공동폭행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살인죄 공범으로 처벌해야 한다는 주장을 계속 펴고 있어 앞으로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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