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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PC방 살인’ 김성수 동생 공동폭행혐의 檢송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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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살인공범으로 보긴 어려워”… 김성수 “무시당해 억울해서 범행”

金씨 형제 9년 전에도 폭행전력

동아일보

서울 강서구 PC방 아르바이트생을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성수가 21일 오전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송치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자리를 치워 달라’고 한 게 그렇게 큰 잘못인가 억울함이 들었다.”

서울 강서구의 PC방 앞에서 아르바이트생 신모 씨(20)를 살해한 김성수(29)가 21일 범행 당시 상황과 범행 동기를 자세히 밝혔다. 지난달 22일 국립법무병원 치료감호소로 갈 때 “죄송하다”며 짧게 말했던 것에 비해 이날은 작심한 듯 때론 심호흡을 해가면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는 모습이었다.

김성수는 21일 서울 양천경찰서에서 서울남부지검으로 이송되면서 “유가족들에게 너무 죄송하다”고 말했지만 발언의 상당 부분은 변명이었다. 그는 범행 동기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자리를 치워 달라고 했는데 (피해자) 표정이 안 좋았다”며 “‘왜 그런 표정이냐’고 물으니 피해자가 ‘왜 시비냐’고 반말하며 화를 냈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해자가 ‘내 아버지가 경찰인데 네가 나를 죽이지 않는 이상 너는 아무것도 아니다’고 한 게 내 머릿속에 남았다”고 강변했다. 김성수는 지난달 15일 열린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도 비슷한 진술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의 아버지는 전·현직 경찰관이 아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성수의 동생 A 씨(27)도 형과 함께 신 씨를 폭행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로 이날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경찰이 공개한 1분 분량의 폐쇄회로(CC)TV를 보면 김성수는 지난달 14일 오전 8시 17분경 PC방 건물 지하 1층 에스컬레이터 앞에서 피해자 신 씨를 여러 차례 주먹으로 때렸다. 폭행 장면을 7초가량 지켜보던 A 씨는 신 씨의 뒤로 가서 허리춤을 붙잡고 8초 동안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A 씨는 “싸움을 말리기 위해 가까이에 있던 신 씨부터 잡아당긴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경찰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말릴 의도였다면 형을 잡아당기거나 형과 피해자 사이에 끼어 들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09년 10월 김성수가 A 씨와 함께 폭행을 저지른 혐의로 벌금 5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도 고려됐다.

하지만 경찰은 A 씨에게 살인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CCTV 분석 결과 김성수가 피해자를 밀친 이후 흉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동생은 형을 제지하는 등 말리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신 씨 유족 측 김호인 변호사는 입장문에서 “유족들은 ‘(신 씨가) 서 있는 상황에서 (김성수가) 흉기를 사용하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의 철저한 추가 수사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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