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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0 (토)

쿠팡, 또 2조원 유치…밑 빠진 독? 계속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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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2015년 10억불 이어 20억불 추가 투자 쿠팡 "미래 가치 인정받아…공격적인 투자 지속" [비즈니스워치] 나원식 기자 setisoul@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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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0억 달러(2조 2000억원)를 추가로 유치했다. 막대한 적자행진 속에서도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오던 쿠팡의 행보에 더 힘이 실릴 전망이다.

쿠팡은 이 투자금 역시 물류 인프라 확대와 결제 플랫폼 강화 등에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조만간 쿠팡이 '한국의 아마존'으로 성장할 수 있으리라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쿠팡이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자본잠식 위기에서 벗어났다고 평가하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 등 대형 유통업체까지 가세한 국내 이커머스 경쟁에서 쉽게 밀리지 않을 정도의 실탄을 확보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 20억 달러 추가 유치…국내 인터넷 기업 중 최대


쿠팡은 21일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 달러(약 2조 2500억원)를 투자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지난 2015년에도 소프트뱅크를 통해 쿠팡에 10억 달러(1조 1000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20억 달러는 국내 인터넷 기업이 유치한 외부 투자금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비전펀드는 손 회장이 지난 2016년 1000억 달러 규모의 자금을 조성해 만든 펀드로 사우디 정부계 투자펀드인 '공공투자펀드(PIF)'가 최대 출자자다.

투자는 지난 2015년과 마찬가지로 신주를 발행하는 방식이다.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는 이번 투자로 쿠팡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비전펀드는 올 2분기에 손 회장이 보유한 쿠팡 지분 전량을 7억 달러에 넘겨받은 바 있다. 다만 쿠팡은 비전펀드의 정확한 지분율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차등의결권' 방식을 통해 경영권을 유지한다. 차등의결권은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 보편화한 제도다. 이번 투자가 미국 법인인 쿠팡LLC을 통해 이뤄진 덕분에 이 방식이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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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석(오른쪽) 쿠팡 대표와 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이번 투자 결정 이후 도쿄에 위치한 소프트뱅크 그룹 본사에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쿠팡 제공)

◇ 쿠팡 '공격적 성장' 지속…"미래 가치 높게 평가받아"

쿠팡은 투자금을 물류 인프라 확대와 결제 플랫폼 강화, 관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 투자할 계획이다. 수년간 적자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지속해왔던 공격적인 성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쿠팡은 지난 2014년 매출 3485억원을 기록한 이래 급속도로 성장해 올해는 매출 5조원 돌파가 유력시된다. 그러나 자금을 물류 인프라 확대 등에 쏟아부으면서 최근 3년 사이 손실만 1조 751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쿠팡이 조만간 자본잠식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투자 유치를 통해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쿠팡은 특히 기업의 미래가치를 인정받았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소프트뱅크는 지난 2015년 쿠팡의 기업가치를 50억 달러(5조 5000억원)로 평가했다가 최근 90억 달러(10조 1000억원)로 높여 잡기도 했다.

손 회장은 이번 투자와 관련해 "김범석 쿠팡 대표가 보여준 거대한 비전과 리더십은 쿠팡을 한국 이커머스 시장의 리더이자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인터넷 기업 중 하나로 성장시켰다"고 평가했다. 이에 김 대표는 "소프트뱅크와의 파트너십에 힘입어 데이터와 물류, 페이먼트 플랫폼을 혁신할 것"이라며 "고객이 점점 더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생각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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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신세계 가세…쿠팡의 '터닝포인트' 언제쯤?


쿠팡의 이번 투자 유치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더욱 가열될 전망이다. 최근 우리나라 인터넷 쇼핑시장은 롯데와 신세계 등 유통 대기업들의 가세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롯데그룹의 경우 오는 2022년까지 3조원을 투자해 온라인 분야에서 1위를 차지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신세계 역시 온라인사업부 통합 계획을 발표한 뒤 글로벌 투자회사인 블루런벤처스(BRV)와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 에쿼티 파트너스로부터 1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쿠팡의 경우 이젠 '성과'를 보여줘야 할 때가 다가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년간 이어온 적자를 언제까지나 이어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쿠팡은 올해도 일반인 배송서비스인 '쿠팡플렉스'를 선보이고, 배송 전문 자회사인 쿠팡로지스틱스(CLS)를 출범하는 등 사업을 계속 확장하고 있어 당분간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수익성이 점차 악화하고 있다"며 "쿠팡이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시기가 언제가 되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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