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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파이 커지자...달라진 '페이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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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카드처럼 쓰는 삼성페이

月 실사용자 1,040만명 돌파

카카오는 투자플랫폼과 융합

네이버, 모바일 커머스에 심혈

결제 다양성 앞세운 페이코 등

차별화 서비스로 2라운드 돌입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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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년부터 출시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간편결제·송금 플랫폼이 각자 충분한 가입자를 확보한 상황에서 차별화한 서비스를 무기로 ‘2라운드 전쟁’에 나서고 있다. 금융상품 중개는 물론이고 쇼핑, 여행 등의 기능을 붙여 검색과 메신저에 이어 ‘제3의 모바일 핵심 플랫폼’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국내 애플리케이션(앱) 조사·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의 ‘삼성페이’는 지난달 기준으로 월간 실사용자 수(MAU) 1,040만명을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사용자 수가 약 3,500만명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중 28% 이상이 삼성페이의 ‘충성 고객’으로 자리매김한 셈이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2015년 8월 처음 국내 출시한 삼성페이는 스마트폰에 마그네틱보안전송기술(MST)을 적용해 신용카드 단말기가 설치된 곳에서는 언제든지 결제할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지난 4월 기준으로 국내 누적 거래액만 18조원에 달한다. 최근에는 앱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경험(UX)과 사용자환경(UI)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개인 간 거래(P2P)’ 투자 중개 페이지도 여는 등 새로운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페이를 바짝 뒤쫓는 플랫폼은 카카오(035720)의 자회사 카카오페이다. 카카오페이는 국민 대다수가 쓰는 ‘카카오톡’을 통해 서비스하면서 가장 빠르게 사용층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카카오톡 내 카카오페이 메뉴를 통해 송금하거나 결제한 금액은 지난달 기준으로 월 2조3,000억원을 넘어섰고 MAU는 1,300만명을 달성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카카오페이는 기존 결제·송금·적립·청구서 등에 이어 지난 20일 ‘투자 서비스’를 내놓았다. 따로 앱을 깔거나 계좌를 개설하지 않아도 되고 최소 투자 금액이 1만원에 불과하다는 장점이 알려지면서 출시 첫날 9억7,000만원 규모의 4개 상품이 4시간 20분만에 모두 팔렸다. 카카오페이는 내년 1·4분기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과 다른 아시아 지역에서도 제휴를 통해 현금 없이 ‘QR코드’로 결제할 수 있는 ‘크로스보더’ 서비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네이버 역시 지난달 뉴스와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를 모바일 첫 화면에서 제외하고 주요 기능을 모아놓은 ‘그린닷(초록 버튼)’을 만들면서 ‘네이버페이’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네이버가 시범 운영 중인 앱에서 화면을 왼쪽으로 넘기면 쇼핑 등 상거래(커머스) 페이지와 ‘MY페이’ 메뉴가 뜨도록 했다. 네이버와 제휴를 맺은 상당수 온라인 쇼핑몰과 가맹점에서 사용 가능해 활용 범위가 점차 넓어지는 추세다. 네이버페이의 전체 사용자는 지난달 기준으로 2,600만명을 넘어섰는데 네이버가 MAU 등 다른 구체적인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월평균 거래액이 9,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181710)가 기존 주력 사업인 게임과 콘텐츠에 이어 새로운 ‘먹거리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페이코’는 근거리무선통신(NFC)과 ‘바코드’와 MST 등 다양한 오프라인 모바일 간편결제 방식을 두루 갖춘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MST는 삼성페이와의 제휴를 통해 지난 8월 처음 탑재했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페이코 쇼핑’을 출시하고 종합여행사 ‘여행박사’를 인수해 특별 여행 상품 판매를 검토하는 등 간편결제·송금 기능 외에도 각종 부가 기능을 덧붙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용자 수와 월 거래액은 다른 플랫폼과 비교해 낮은 편이지만 삼성페이와의 연동과 부가 기능 확대를 통해 다수의 충성 고객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대형 ICT 기업들이 이 시장에 수년째 화력을 집중하는 것은 과거 네이버와 다음이 검색 기능, 카카오톡과 라인이 메신저로 각각 수천만 명의 사용자를 모아 수익화 사업을 이어갔던 것처럼 ‘간편결제·송금’이 제3의 주력 모바일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각사의 전략은 저마다 다르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를 통해 스마트폰 고객 이탈을 막으면서 사용자층을 넓히려는 복안을 갖고 있고 카카오페이는 금융 상품을 팔고 해외 현지 거래까지 가능한 ‘종합 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 네이버 역시 네이버페이를 통해 자사 포털에 입점한 쇼핑몰과 사용자를 더 확대하면서 ‘생태계’를 구축하고 싶어한다. 페이코도 간편결제·송금 플랫폼을 통해 ‘빅데이터’를 구축해 광고 사업 등에 활용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정호윤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국내 ICT 기업도 앞으로 간편결제·송금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금융 분야로 서비스를 확장할 것”이라면서 “중국 알리페이 등의 해외 사례를 통해 보면 결국 일종의 ‘금융 포털’처럼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지민구기자 mingu@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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