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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석유부터 맥주까지…“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온 슈퍼컴퓨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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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사진=브렌단 맥긴티(Brendan Mcginty) 미국 국가슈퍼컴퓨팅응용센터(NCSA) 산업부문 총괄이 지난 12일 미국 댈러스 케이 베일리 허치슨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 슈퍼컴퓨팅 콘퍼런스 ‘SC 18’에서 기자를 만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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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 흐름 통제하고. 농기계 자동화...NCSA 슈퍼컴퓨터 활용

-”슈퍼컴퓨터 공적영역에서 사적영역으로...기업들 기술 개발 적극 참여“

[댈러스(미국)=박세정 기자] “슈퍼컴퓨팅은 이론 뿐인 기술이 아닙니다. 슈퍼컴퓨팅은 이미 생활 곳곳에서 우리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수많은 정보와 데이터가 쏟아지는 4차산업 시대에 많은 양의 정보를 더 빠르고 더 정확하게 처리하는 고성능 컴퓨팅(HPC: high-performance computing)의 역할은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은 세계 슈퍼컴퓨터 순위 상위권을 휩쓸며, 슈퍼컴퓨팅 신기술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국가다.

미국 일리노이주에 있는 국가슈퍼컴퓨팅응용센터(NCSA)는 에너지국(DOE) 등과 함께 미국 슈퍼컴퓨팅 기술의 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12~15일(현지시간) 미국 댈러스에서 열린 세계 슈퍼컴퓨팅 콘퍼런스 ‘SC 2018’에서 NCSA의 브렌단 맥긴티(Brendan Mcginty) 산업부문 총괄을 만났다.

‘SC 2018’은 세계 각국의 관련 기업과 정부기관 등이 한 자리에 모여 슈퍼 컴퓨팅의 기술 현황과 미래 산업 등을 조망하는 자리다.

◆“농업, 정유, 자동차 산업, HPC의 살아있는 현장”=‘SC2018’ 콘퍼런스에서는 국가별 슈퍼컴퓨터의 처리속도(HPL)를 측정해 비교한 슈퍼컴퓨터 ‘톱(TOP) 500’이 발표됐다.

미국은 1위를 비롯해 10위권 내에 5개나 이름을 올리며 슈퍼컴퓨팅 기술 강국의 면모를 재확인했다.

맥긴티 총괄은 미국 슈퍼컴퓨팅 기술 분야 중에서도 NCSA내의 ‘산업’분야에서 슈퍼컴퓨팅을 다양한 산업에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슈퍼컴퓨팅은 막연한 기술이 아니라 이미 우리 삶 곳곳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대표적인 예로 정유회사 ‘엑손모빌(ExxonMobil)’의 사례를 꼽았다.

맥긴티 총괄은 “엑손모빌은 석유, 가스의 흐름을 통제하고 예측하는 시뮬레이션 부문에 NCSA의 슈퍼 컴퓨터 ‘블루워터’ 기술을 활용하고 있다”며 “엑손모빌 자체 기술로 시뮬레이션 할 때 3개월이 소요되던 것이 NCSA의 블루워터 활용으로 단 10분 만에 끝났다”고 설명했다.

농업과 자동차도 NCSA의 슈퍼컴퓨터가 적극 활용되고 있는 분야다.

그는 “농업용 기계 제조사인 존디어(John Deere)는 농업용 기계를 NCSA의 슈퍼컴퓨팅 기술로 자동화해 자동으로 밭을 가는 현장에 활용하고 있다”며 “며칠이 걸리는 유전자 조사를 단 몇 시간 만에 해결할 수 있어 제약회사에서도 크게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슈퍼컴퓨터가 제조영역을 넘어 이색적인 분야에 활용된 사례도 있다.

그는 “브라질의 큰 맥주회사에서 보리 발효를 하는데 각 대륙의 기후가 달라 일관된 발효법을 적용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며 “대륙별 토양, 기후에 맞춰 보리를 발효하기 위해 유전자 연구를 하는 데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경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광고회사나 보험분야에서도 딥러닝, 인공지능을 학습해 소비 패턴과 타깃을 설정하기 위해 슈퍼컴퓨터를 활용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현재 NCSA는 이런 기업들을 포함해 약 35개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슈퍼컴퓨터 기술을 제공 하고 있다.

맥긴티 총괄은 “슈퍼컴퓨터는 막연한 기술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경험하는 기술”이라며 “제조, 헬스케어, 파이낸셜 등 슈퍼컴퓨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산업을 더욱 확대하고 파트너사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럴드경제

[사진=세계 슈퍼컴퓨팅 콘퍼런스 ’SC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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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슈퍼컴퓨팅, 기업 기술 개발 참여 늘어나야= 마찬가지로 한국의 슈퍼컴퓨팅 기술이 더욱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실제 산업현장에서 쓰일 수 있는 활용 사례가 다양해져야 한다고 그는 조언했다.

그는 한국의 슈퍼컴퓨팅 기술에 대해 “전 세계로 봤을 때 한국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다음으로 수준이 높다”며 “NCSA의 경우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기술 협력을 꾸준히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슈퍼컴퓨팅은 국립 연구소나 대학 등 공적인 성격으로 기술 개발이 연구됐었지만 이제 각 기업 자체적으로 슈퍼컴퓨터급의 기술력을 운영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며 “한국에서도 실제 현장에서 슈퍼컴퓨팅 활용이 활발해질 수 있도록 각각의 기업들의 기술 개발 참여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맥긴티 총괄은 “5년전만 해도 인공지능(AI), 머신러닝 등은 한 팀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AI, 머신러닝이 각각의 주요 부서로 생겨났다”며 슈퍼컴퓨터의 향후 기술 핵심으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sjpark@heraldcorp.com

[취재지원=한국언론진흥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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