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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5 (목)

유아인이 말하는 #국뽕없는 국가부도의날 #김혜수 #SNS #편가르기(종합) [Oh!커피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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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

[OSEN=하수정 기자] 유아인이 영화 '국가부도의 날'로 관객과 만날 준비를 끝냈다.

21일 오전 서울 삼청동 웨스트19 카페에서는 영화 '국가부도의 날' 주연 유아인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유아인은 지난 5월 이창동 감독의 '버닝'에 이어 연말에는 '국가부도의 날'까지 선보이며 2018년을 알차게 마무리하게 됐다.

영화 '국가부도의 날'(감독 최국희)은 CJ엔터테인먼트가 투자, 배급을 맡은 하반기 영화계 최고 기대작 중 한 편으로 김혜수, 유아인, 허준호, 조우진 등이 캐스팅됐다. 그리고 프랑스의 국민배우 뱅상 카셀이 합류해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유아인은 극 중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금융맨 윤정학, 김혜수는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한시현, 허준호는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 조우진은 재정국 차관, 뱅상 카셀은 IMF 총재 역할을 각각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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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국가부도의 날'은 유아인보단 여자 캐릭터인 김혜수가 더욱 부각되는 작품이다. 김혜수 역시 원톱 주인공으로 나서도 부족함 없는 유아인이 이 영화를 선택해줘서 고맙다는 마음을 나타냈다.

유아인은 "이번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부도의 상황이 국가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흥미로웠다. 우리 모두 돈의 세계에 살고 있으며, 어떠한 느낌들로, 어떠한 정신들로 살아가고 있는가, 환기할 수 있을 것 같더라. 모두 공감대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해서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물론 배우를 하고 있어서 주목받는 게 일이지만, 그게 목적은 아니다. 과거 '우아한 거짓말'에서 가발을 쓰고 카메오 역할을 한 적도 있고, 굉장히 많이 사랑해주신 '베테랑' 조태오도 할 수 있었다. 즉각적인 사랑을 받는 역할보다 즐겁게 작업할 수 있는 역할을 하는 게 의지고, 목표인 것 같다. 그리고 조금 더 말씀드리자면, 그 자체가 국가의 중대한 사건을 여성 캐릭터가 끌고가는 게 흥미로웠고, 내가 이야기의 중심에 있는 인물은 아니지만, 이야기에 관객을 진입시키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영화에 대한 판단을 관객분들의 몫이지만, 인물 구조나 형식이 구차하거나 너무 진하거나 하지 않고, 깔끔하게 표현됐구나 싶다. 흔히들 '국뽕'이라고 표현하는데, 억지 눈물, 억지 감동 이런 것들 없이 그 당시에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보여준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영화에 만족스럽다"며 미소를 지었다.

유아인은 "영화에서 김혜수, 허준호 선배님과 같이 하는 장면은 없지만, 얼굴을 뵌 적은 있다. 정말 내공이 느껴졌다. 어떤 힘을 보여주고 계시는지 다시 한번 느꼈다"고 했다.

이어 "연기를 통해 삶의 경험과 체험을 다 표현하시는구나 싶었다. 허준호 선배님의 경우는 그 얼굴의 자체로 느껴지고 표현되는 것이 있지 않나. 김혜수 선배님을 보면서도, 정말 '불태우고 계시는구나'라고 생각했다. 조우진 선배님 역시 마찬가지다. 본인의 몸을 던져서 지금 이 배역을 감당하고 계신다는 것을 느꼈다. 이전에도 존경심이 있었지만, 함께 해주신 분들을 더 리스펙트 하고 있다"며 존경심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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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SNS를 통해 페미니즘과 관련된 설전을 벌였던 유아인은 "국가의 중대한 사건을 여성 캐릭터가 끌고 가는 게 흥미로워서 출연했을 뿐, 그 사건이 영화 선택에 영향을 주진 않았다"고 했다. 그는 "그런 것을 고민하는 사람은 아니다. 그 사건과 연결 짓지 않고라도 작품 자체가 신선했다. 어느 한쪽의 편이 아니고, 어느 한쪽에 힘을 싣고 싶지 않다. 내 안에 다양한 생각이 있고, 존재하는 아름다움과 조화의 아름다움을 느끼고 싶다"고 답했다.

"본인의 이름을 하루에 5번 이상 검색하느냐?"는 질문에 "그런 날도 있다"며 크게 웃었다. 이어 "물론 안 그런 날도 있다. 휴대폰에 카톡 알람이 없다. 전화도 항상 무음이다. 폰을 옆에 두고 있지만, 그냥 내가 보고 싶을 때만 보고, 내가 소통하고 싶을 때만 본다. 실제로 같이 일하는 사람들한테는 항상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내가 쓰는 문자에 언제나 등장하는 단어가 '답이 늦어서 미안하다'는 말이다.(웃음) 알람이 없으니까 미안하다고 할 수밖에 없더라"며 웃었다.

"얽매이지 않고 싶은 것 같은데,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이상 어렵지 않느냐?"는 말에 유아인은 "어렵지만, 배우 일과 나를 동시에 가져갈 수 있는 선에서 얽매이는 건 최소한만 하고 싶다. 이렇게 살아도 배우 일을 하는 데 크게 지장 없다. 연기하면서 잘 살아가고 있다. 그걸 증명하는 사람의 모델을 보여드리고 싶다. 우리가 선배님, 카메라 앞에서 '이러면 안 돼', '여기서 이러면 안 돼'하면서 자유를 억압하고, 옭아매는 경향이 있다. 거기서 벗어나더라도 진짜 나답게 나를 전달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소신을 보였다.

유아인은 자신을 향한 기사 댓글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상처가 있으면 치유와 성장도 있다고 했다. 그는 "상처를 받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상처도 받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다양한 느낌을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 상처를 받으면 치유도 있고 성장도 있다. 하나에 지속적으로 매몰되진 않는 것 같다. 그 과정을 겪으면서 지금도 있고, 외면하기보단 앞으로 더 나은 선택들을 가져가리라는 생각으로 살아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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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애'를 비롯해 '국가부도의 날'까지 또래 배우들과 비교해 작품 행보가 남다르다. 가끔 오해를 받기도 하는데 억울하진 않느냐?"는 질문에는 솔직한 답변을 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가졌다.

그는 "억울할 때도 있다. 그 마음과 계속 싸우지만, 억울한 마음보단 내 인생을 살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 남들 눈에 드는 인생보다 내 인생을 살고 싶다. 그 승리를 나한테 안겨주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삶인 것 같다. 어떤 선택이 되었건, 쉬운 답변보다 내가 후회 없는 선택을 하기 위해 삶을 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SNS도 하는 것이냐"는 말에 유아인은 "SNS는 있으니까 한다. 대단히 철학적인 의미는 없다. 있으니까 먹고, 있으니까 마시고, 있으니까 써보고, 있으니까 느껴보고, 있으니까 들여다보고 하는 것처럼. 편안함을 느껴보고 간단히 해결되니까 그걸 즐겨보는 식이다. 결국은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편안함을 어떻게 잘 이용할 수 있는가, 친구들과 놀고 소통하는 느낌이다"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SNS를 이용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펼치는 배우로 잘 알려졌지만, 때론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한다. 원치 않는 체력 소모에 대해 "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의견을 드러내고, 조화를 이룰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편 가르기 하는 사람들로부터 벗어나, 그들에게 매몰되지 않고, 그들이 갈라놓은 한 편에 서지 않고, 자신의 삶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생각과 의지를 드러내고, 그것이 부자연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운 일이 되고, 생각과 생각이 모여서 보다 더 큰 공론의 장에서 생각을 맞춰보고, 서로의 생각을 확인하고 느낌을 가져갈 수 있는 생각을 꿈꾼다. 정말로 그렇다"며 자신의 생각을 드러냈다.

한편,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IMF 위기 속 서로 다른 선택을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국가부도까지 남은 시간 일주일, 위기를 막으려는 사람과 위기에 베팅하는 사람, 그리고 회사와 가족을 지키려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오는 28일 개봉./hsjssu@osen.co.kr

[사진] UAA, 김재훈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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