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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8 (목)

페북서 16살 남수단 소녀 결혼경매…'현대판 노예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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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늑장 대응 비판…결혼식 뒤 게시물 삭제

뉴스1

페이스북 로고 © AFP=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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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페이스북이 자사의 사이트 내에서 아프리카 남수단 소녀의 결혼 경매가 이뤄진 것에 대해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현지시간) CNN은 페이스북에서 16세의 남수단 소녀의 결혼 경매가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국제 아동인권단체인 플랜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소녀의 결혼 경매에는 5명이 입찰했으며, 그중 일부는 남수단 정부의 고위 관계자였다.

이번 경매로 소녀의 아버지는 소 500마리와 자동차 3대, 1만달러(약 1131만원)을 받았다. 이는 지역 내에서 알려진 금액 중 최고 액수다.

이번 경매로 인해 다른 가정에서도 더 많은 금액을 받기 위해 소셜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플랜 인터내셔널의 남수단 지부 조지 오팀 국장은 "(어린 신부와의 결혼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남수단의 문화이지만, 이번 경우에는 기술이 사용됐다는 점에서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오팀 국장은 이어 "요즘 세상에 세계에서 가장 큰 소셜네트워크 사이트에서 소녀의 결혼 경매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이러한 기술의 잔인한 사용은 현대판 노예시장을 연상시킨다"고 비판했다.

남수단전국여성변호사연합(NAWL)은 CNN에 이번 경매 게시물은 소녀의 가족이 아닌 지역 내 누군가가 올린 것이라고 밝혔다.

NAWL의 수지 나타나 변호사는 "일부 동료 변호사들이 소녀의 어머니와 연락이 닿았는데 그는 그것(소녀의 결혼 경매)에 대해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성평등 운동단체인 '이퀄리티 나우'의 주디 기타우는 CNN에 "남수단에서 여성들의 인권 침해는 계속 제기되는 문제이지만 페이스북이 이러한 인권침해를 강화하는 데 자사의 플랫폼이 이용되도록 내버려 뒀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기타우는 "페이스북은 여성들의 권리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의 인권을 보고하기 위해 플랫폼을 감시하는 인력을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페이스북은 성명을 내 게시물은 지난달 25일 올라왔고, 지난 9일 삭제됐다고 밝혔다.

이어 페이스북은 "인신매매는 그것이 어떤 형태가 됐든 우리 사이트에서 허용되지 않는다"며 "게시물은 삭제됐고, 게시물을 올린 계정도 영구정지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정책을 위반하는 콘텐츠를 식별하는 방법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안전 및 보안 팀을 3만 명 이상으로 늘렸고 기술에 대한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소녀의 결혼식이 지난 3일 열리면서 페이스북은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을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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