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만원대 고데기·헤어드라이어
449만원 다리미, 65만원 면도기
비쌀수록 잘 팔리는 ‘베블런 효과’
“평소 허리띠 졸라매다 작은 사치”
일반 드라이어의 10배가 넘는 가격이지만, 매일 아침 머리 손질에 10분 이상 시간을 쓰는 한 씨는 “아침에 머리 손질 시간을 1분이라도 줄일 수 있다면 값어치를 한다는 마음으로 샀다”고 말했다.
요즘 가전 시장에서 이른바 ‘명품 소형 가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대개 같은 용도의 일반 제품보다 10배 정도 비싼 제품이다. 이전에는 중·상류층이 주로 찾았지만, 최근엔 젊은 층을 중심으로 고가의 소형 가전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
"비쌀수록 잘 팔린다"는 '베블런 효과'(Veblen effect)를 누리는 대표적인 브랜드는 영국 ‘다이슨’이다. 다이슨은 지난달 고데기인 ‘에어랩 스타일러’를 출시했다. 가격은 53만9000~59만9000원이다. 200도가 넘는 뜨거운 열판으로 웨이브(곱슬한 머리)를 연출하는 일반 고데기와 달리 바람의 기류를 통해 머릿결 손상 없이 자연스러운 웨이브를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을 내세웠다.
다이슨 헤어제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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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공기청정기. |
발뮤다 제품들. |
로라스타 스팀다리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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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을 중요하게 여기는 ‘가심비’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는 영향도 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형 가전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명품을 소유했다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다”며 “SNS가 활성화하면서 ‘과시욕’도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을 위한 소비를 아끼지 않고 디자인이 예쁘고 크기가 작은 제품을 선호하는 1인 가구 증가도 이유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인 가구는 550만 가구로, 전체 가구의 28.5%를 차지한다. 2000년(222만 명)의 두 배 규모다.
필립스 전기면도기 'S9000 프레스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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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력은 더 낮지만, 가격은 10배 비싼 셈이다. 하지만 바람이 고르게 분사돼 일반 드라이어보다 머리카락 엉킴이 덜하고 다양한 헤어 스타일을 연출하기 수월하다는 평도 있다. 가격 거품 지적도 당연히 나온다. 다이슨이 이달 초 국내 출시한 공기청정기인 ‘퓨어 핫앤쿨’은 99만8000원이다. 이 제품은 일본에선 8만4000엔(약 84만원)에 출시됐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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