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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5G 시대 와이파이 주파수 늘려야..방통위 지지, 과기정통부 고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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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CC 와이파이에 주파수 대거 분배…방통위는 적극 지지

긍정적으로 검토한다지만…과기부는 신중

통신사는 부정적..제조사, 벤처는 환영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5G가 상용화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바로 초고속인터넷 회사들이다. 무선에서 최대 20Gbps 속도가 가능해지면서 각 가정에서는 따로 초고속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아도 대용량 게임이나 가상현실(VR)·홀로그램 등이 접목된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를 끊김없이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속도가 빨라지는 만큼 걱정되는 부분도 있다. 바로 가계통신비다. 지난 9월 기준 전체 LTE(4G) 트래픽은 377.3페타바이트(PB)로, 5G가 되면 데이터 트래픽이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여기에 농장(스마트팜)이나 공장(스마트팩토리) 등에서 사물인터넷(IoT)용으로 통신사용이 늘어나면 통신망 구축 시 가격 대비 성능 문제가 이슈화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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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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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FCC 와이파이에 주파수 대거 분배…방통위는 적극 지지

20일 업계와 관계부처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지난달 6㎓ 대역의 비면허대역(5925MHz~7125MHz까지, 1200MHz폭)을 와이파이 진영에 개방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와이파이용 주파수 확대에 대한 정부 차원의 검토가 진행되고 있다.

미국은 AT&T 등 통신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1200MHz폭의 주파수를 와이파이에 주기로 했다. 브랜든 칼 FCC 위원은 비면허대역대 와이파이는 미국 통신망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조사에 따르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사용자의 3분의 2가 이동 중 와이파이 네트워크를 사용한다”고 강조했다. 칼 위원은 “수백만개의 새로운 기기를 인터넷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주파수가 필요했다”고 덧붙였다.

FCC조치에 따라 미국 내 와이파이 다운로드 속도는 개선되고 스마트폰, 와이파이 라우터, 스마트홈 제품 등 와이파이로 연결되는 대부분의 기기를 소비자들은 공짜로 쓸 수 있게 된다.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우리나라도 FCC처럼 와이파이용 주파수 분배를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는 보편요금제나 단말기 자급제보다 와이파이가 훨씬 중요하다”며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와이파이 주파수 분배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1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전파방송산업진흥주관’ 세미나에서 홍인기 경희대 교수도 “어떤 식으로 산업이 발전할 지 모르기 때문에 면허대역과 비면허대역 주파수가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기존에는 통신용 주파수가 많았다면 향후에는 센싱이나 생활주파수들이 산업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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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공공와이파이 액세스 포인트(AP). 주로 강남 지역에 몰려 있다. 대부분 무선통신 2.5G 또는 3G에 해당하는 구형이다. 출처: 우상호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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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적으로 검토한다지만…과기부는 신중

주파수 정책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와이파이 주파수 확대를 긍정적으로 검토한다면서도 신중한 모습니다. 당장 다음 달, 내년부터 시행되는 제3차 전파진흥기본계획을 수립해 발표하지만, 와이파이용 주파수 추가 할당 문제는 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현재 와이파이용으로 사용되는 주파수는 2.4㎓ 대역(2400㎒~2483.5㎒)과 5㎓(5725㎒~5850㎒.. 500기가) 대역, 그리고 57㎓~66㎓(9㎓ 폭) 정도다. 여기에 66㎓~71㎓(5㎓ 폭)정도를 추가로 공급한다고 밝혔을 뿐,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필요한 5G 시대에 대비한 와이파이 추가 할당은 매듭짓지 못했다.

김경우 과기정통부 주파수 정책 과장은 “미국 결정 이후 긍정적으로 (와이파이용 주파수 배분 확대를)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6GHz 대역은 방송사와 통신사가 쓰고 있어 마이크로웨이브로 사용하는 방송사 등의 입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자율주행차(CV2X)나 5G 대역으로도 (6GHz) 수요를 요청하고 있어 복수의 수요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분배할 예정”이라며 “당장 연내 나오는 3차 전파진흥기본계획에는 포함되진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통신사는 부정적…제조사·벤처는 환영

통신사 관계자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통신 환경이 다르다”면서 “내년이면 5G주파수 중에서 3.5GHz뿐 아니라 28GHz 사용도 본격화될 것이기 때문에, 미국처럼 와이파이용 주파수 확대 필요성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과기정통부가 주최한 ‘5G Vertical Summit 2018’ 행사에서 삼성전자 최성호 상무는 “지금과 달리 LTE나 5G 통신망 없이도 와이파이가 동작되는 표준화(Standalone)도 논의 중인데 이리 되면 5G 시대에는 새로운 통신 세상이 열릴 수 있다”며 통신사들과 온도 차를 보였다.

김협 넥스컨텔레컴 사장도 “와이파이6(802.11ax)가 이동성(핸드오버)까지 보장하는 수준으로 발전하면 스마트팜이나 스마트공장, 스마트시티 같은 타산업 융합에 통신망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와이파이가 5G 시대를 이끄는 또 다른 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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