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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3 (화)

[취재파일] 17살 차준환, 그랑프리 '왕중왕전' 진출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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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인 17살 차준환 선수가 올 시즌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은 한 시즌 6개 그랑프리 대회 성적을 따져 상위 6명만 출전하는 '왕중왕전'으로 올해 대회는 다음 달 6일부터 9일까지(현지 시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립니다.

지난달 캐나다에서 열린 2차 대회와 이번 달 초 핀란드에서 열린 3차 대회에서 잇달아 동메달을 따낸 차준환은 현재 시니어 그랑프리 남자 싱글 랭킹에서 포인트 22점으로 5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포인트는 우승자에게 15점, 준우승자에게 13점, 3위 11점, 4위 9점 순으로 8위까지 주어지는데 차준환은 3위(11점) 두 번으로 22점을 쌓았습니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선수당 최대 두 번씩만 출전합니다.) 지난 주말 5차 대회(러시아)까지 끝났고, 이제 이번 주 프랑스 그르노블에서 열리는 마지막 6차 대회만 남았는데, 차준환이 상위 6명 안에 들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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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2019 시니어 그랑프리 시리즈 남자 싱글 랭킹 (2018년 11월 19일 현재)
1. 하뉴 유즈루 (일본) 30점
2. 우노 쇼마 (일본) 30점
3. 미카엘 브레지나 (체코) 26점
4. 세르게이 보로노프 (러시아) 24점
5. 차준환 (대한민국) 22점

이번 마지막 6차 대회에는 '점프 머신'으로 불리는 미국의 피겨 스타 네이선 첸이 출전합니다. 올해 세계선수권 우승자인 첸은 지난달 열린 시즌 1차 대회(미국)에서도 280.57점을 받아 2위를 40점 넘게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올해 미국 명문대인 예일대에 입학해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고 있는 첸은 아무래도 훈련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던 때문인지 1차 대회 때는 프리스케이팅에서 4회전 점프를 3번만 뛰었는데, (3월 세계선수권 프리스케이팅 때는 무려 6개의 4회전 점프 구사) 우승에는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평창올림픽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와 은메달리스트 우노 쇼마가 이미 두 번씩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두 선수 모두 두 번 다 우승) 했기 때문에, 이번 6차 대회에서 첸에 대적할 만한 선수는 없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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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변 없이 첸이 6차 대회 우승을 차지할 경우, 첸은 랭킹 포인트 30점을 쌓아 파이널에 진출하게 되는데, 이때 중요한 건 어떤 선수가 2위가 되느냐입니다. 첸이 6차 대회에서 우승한다고 가정할 때, 2위 후보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진보양(중국)과 드미트리 알리예프(러시아), 알렉산더 사마린(러시아)입니다. 이 가운데 랭킹 포인트가 7점에 불과한 진보양과 알리예프는 첸을 제치고 우승하지 않는 한 차준환을 추월할 수 없고, 랭킹 포인트 9점을 기록 중인 사마린은 2위가 될 경우 차준환을 추월하게 됩니다. 사마린이 2위가 돼 랭킹 포인트 13점을 추가하면 점수는 차준환과 같은 22점이 되는데, 포인트가 동률일 경우 최고 순위가 2위인 사마린이 최고 순위 3위인 차준환을 앞서게 됩니다.

결국 진보양이나 알리예프가 2위가 되고 사마린은 3위 이하의 성적을 기록해야하는 건데, 진보양과 알리예프가 지난 대회 때 나란히 부진(진보양 : 3차 대회 5위, 알리예프 : 4차 대회 5위) 하긴 했지만 그동안의 성적과 세계적인 지명도 등을 볼 때 사마린보다는 두 선수의 입상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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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양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4위. 총점 297.77)
- 드미트리 알리예프 (평창올림픽 남자 싱글 7위. 총점 267.51)

다시 한번 정리해드리자면, 차준환 선수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진출하는 시나리오는 '6차 대회에서 네이선 첸 우승+알렉산더 사마린 3위 이하의 성적'입니다.

또 한 가지 변수가 있긴 합니다. 일본 하뉴 유즈루의 파이널 출전 여부입니다. 지난 주말 5차 대회 우승으로 파이널 진출을 확정한 하뉴는 발목 부상을 참고 우승을 차지한 뒤 목발을 짚고 시상대에 올랐습니다. 하뉴는 일본 언론을 통해 "3주 가까이 시간이 있는 만큼 잘 치료하고 준비해서 꼭 파이널에 출전하겠다"고 밝혔는데,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다쳤던 부위라 조심스러운 만큼 출전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랭킹 포인트 상위 6명 가운데 불참자가 생길 경우에는 차순위인 7위 선수에게 출전권이 돌아갑니다. 물론 하뉴의 출전 여부와는 상관없이 차준환이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내고, 하뉴도 발목 부상을 털고 지난해 부상 때문에 나가지못했던 파이널에 꼭 출전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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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준환의 왕중왕전 진출 가능성이 높아진 건 차준환이 두 대회 모두 시상대에 오르며 기복 없는 성적을 낸 덕분입니다. 지난 3년 동안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 선수들의 랭킹 포인트를 살펴보면 22점을 쌓은 선수들이 매년 파이널에 진출했습니다. (2015년 패트릭 챈-무라카미 다이스케, 2016년 네이선 첸-애덤 리펀, 2017년 제이슨 브라운)

차준환이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나가게 되면 한국 선수로는 2009년 김연아 이후 9년 만에 처음이고, 한국 남자 선수로는 최초의 기록이 됩니다. (김연아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년 연속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 출전해 세 차례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다음 달 그랑프리 파이널은 주니어와 시니어 대회가 함께 열리는데, 김예림 선수가 이미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을 확정한 데 이어 차준환까지 시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진출 소식을 전하게 된다면 한국 피겨의 큰 경사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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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 피겨는 '김연아 키즈'들의 활약으로 풍성한 수확을 거두고 있습니다. 김예림 선수의 주니어 그랑프리 연속 은메달 획득과 파이널 진출, 차준환 선수의 시니어 그랑프리 연속 동메달, 그리고 지난 주말 임은수 선수의 시니어 그랑프리 동메달까지. 이번 주말 또 하나의 기쁜 소식을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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