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4.24 (수)

“5G로 뭐 해먹지”…통신 3사, 확신 못 하는 5G에 각자도생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통신 3사가 이익 창출 요소가 확실하지 않은 5세대(G) 통신 때문에 각자 살길을 모색하고 있다. 5G는 속도가 빠르고 수백여대의 기기와 연결이 가능한 장점이 있지만 일명 ‘킬링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가상현실(VR)·증강현실(AR)을 내세우고 있지만 아직 하드웨어적·소프트웨어적 한계 요소가 크다. 이 때문에 KT는 해외 사업,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 LG유플러스는 인터넷(IP)TV에서 활로를 구상하는 모양새다.

◇ KT, 전세계 사업 통해 활로 모색 중

조선비즈

16일(현지 시각) 가나 아크라에서 가나 보건청과 빅데이터 활용 감염병 확산방지 시스템 구축 협력 업무협약식에 참석한 윤종진(오른쪽) KT 홍보실장과 안소니 나시아 아사레 가나보건청장. /KT 제공



19일 통신 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KT는 해외 사업을 통해 활로를 찾고 있다. KT가 2018년 1월부터 11월까지 낸 해외 사업 업무협약 관련 보도자료는 13개다. SK텔레콤 4개, LG유플러스 0개다. KT의 해외 컨설팅 관련 사업까지 합치면 더욱 많아진다. 국가기간망 사업자였던 장점을 살려 해외 통신망 구축에 나서는 셈이다. 아메리카·아프리카·동남아시아가 주요 전략지다.

11월 가나 보건청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전염병 방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8월 르완다 LTE 전국망 구축을 완료했다. 8월 필리핀에 530억원 규모의 망 구축사업 수주에 성공했으며, 같은 달 칠레 백본망사업 자문사로도 선정됐다. 백본망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상호 연결하는 컴퓨터 네트워크다. 7월 탄자니아에는 전자주민등록 데이터센터를 구축했다. 2017년 미국 보스턴에는 기가와이어(광케이블 없이 구리선으로 초고속 인터넷 제공)를 공급하기도 했다.

◇ SK텔레콤, ‘AI 드림팀’ 만든다

조선비즈

4월 4일 김윤 SK텔레콤 AI 리서치센터장이 SK텔레콤 인공지능 구상에 대해 발표하는 모습. /SK텔레콤 제공



SK텔레콤은 AI 위주로 전략을 세우는 중이다. 10월 누구나 인공지능 ‘누구’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웹사이트 개발 툴 ‘누구 디벨로퍼스’를 공개했다. 누구 디벨로퍼스 개발 툴은 마우스와 키보드 조작만으로 누구 서비스를 제작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플랫폼 공개로 콘텐츠 부족을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7월에는 AI 분야 기술을 연구하는 AI 리서치센터 산하에 ‘테크 프로토타이핑’ 그룹과 ‘데이터 머신 인텔리전스’ 그룹을 신설했다. AI 기반 기술 연구를 책임지는 데이터 머신 인텔리전스 그룹장에는 진요한 박사가 선임됐다. 세계 최대 모바일 광고 플랫폼 ‘탭조이’에서 데이터 사이언스를 총괄해온 전문가다. AI 기술 검증·사업화를 검토하는 테크 프로토타이핑 그룹장에는 장유성 박사가 선임됐다. 세계적인 자연어 기반 지식 엔진 ‘울프램 알파’의 창립 멤버다. 4월에는 미국 애플 출신 김윤 AI 전문가를 AI 리서치센터장으로 발탁하기도 했다.

◇ LG유플러스, ‘IPTV 콘텐츠 폭격’으로 IPTV 업계 주도

조선비즈

10월 18일 출시된 좋아하는 아이돌을 골라볼 수 있는 ‘U+아이돌Live’ 서비스. /LG유플러스 제공



LG유플러스는 인터넷(IP)TV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 중이다.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이 개인적으로 가장 관심을 표한 사업으로도 알려졌다. 특히 ‘키즈 콘텐츠 덕분에 IPTV 순증 가입자 1위’라는 말이 돌 정도로 키즈 콘텐츠의 부상이 눈에 띈다.

LG유플러스는 10월 좋아하는 아이돌의 무대를 원하는 각도로 볼 수 있는 ‘U+아이돌라이브(Live)’를 내놨다. 7월에는 키즈 콘텐츠 ‘아이들나라 2.0’ 출시로 IPTV 업계를 주도하고 있다. 덕분에 2018년 상반기 IPTV 순증 가입자 점유율 1위(36.4%)를 기록했다. 각각 2017년 3월·2018년 4월 앱으로 출시됐던 야구와 골프를 생중계로 볼 수 있는 ‘U+프로야구’·’U+골프’도 IPTV용으로 8월 출시했다. 키즈·스포츠·연예 콘텐츠를 IPTV와 연계하면서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는 셈이다. 14일부터는 글로벌 동영상 스트리밍 기업 ‘넷플릭스’와 단독 파트너십을 맺고 LG유플러스 IPTV에서 넷플릭스 콘텐츠 제공을 시작하기도 했다.

이처럼 통신 3사는 5G가 낳을 산업적 잠재력은 크지만 킬링 콘텐츠가 없다는 지적 때문에 여러 활로를 모색 중이다. 에릭슨의 2018년 최근 보고서를 보면 5G 융합서비스 시장은 2026년 1440조원 규모로 전망된다. KT 경제경영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5G의 2030년 사회 경제적 가치는 47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33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들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LTE 때처럼 유튜브나 페이스북 같은 킬링 플랫폼이나 콘텐츠가 없어 5G 이익성에 대해선 의문이 제시돼 왔다.

또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언급한 12월 1일 세계 최초 5G 상용화는 기업간 기업 거래(B2B) 목적이다. 2000여대의 소량 단말로 5G 상용화가 시작될 전망이다. 기업간 소비자 거래(B2C)에서의 수익 창출 기대가 아직 어렵다. 아직 LTE 속도에 만족하는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또 2011년 상용화된 LTE가 자리잡는 데도 수년이 걸린 만큼, 5G도 최소 2023년부터 수익 창출이 가능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연학 서강대 경영학 교수는 "현재 5G 상용화 관련해서 자율주행차·AI 같은 기술들이 킬러 콘텐츠로 언급돼 오고 있지만 활성화되기 위해선 최소 5~10년이 걸린다"며 "결국 그 시간을 벌기 위해 휴대폰이나 노트북 형태의 5G B2C 산업을 하루 빨리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에서도 5G 산업을 밀고 있는 만큼 통신 3사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식으로 이를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안별 기자(ahnbyeol@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