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거 배동렬씨 미식 인생
국내외 식당 평가 높은 신뢰 쌓아
해장음식 열전 등 단행본만 4권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도 훑어
2004년 유럽여행 하며 진로 바꿔
솔직한 후기로 항의·고소 받기도
미식 블로그 ‘비밀이야’를 운영 중인 배동렬씨가 평소 즐겨 찾는 프렌치 레스토랑 ‘레스쁘아 뒤 이부’에서 연어 요리를 맛보고 있다. 최승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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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그에게 식당은 무척이나 친숙한 곳이다. 어렸을 때부터 미식가인 아버지를 따라 맛집을 찾았던 데다 대학생이 된 후에는 신문기사나 잡지에 소개된 맛집을 스크랩했다가 나중에 친구들과 함께 찾아다닐 만큼 맛집 탐방을 즐겼기 때문이다.
전국의 해장국 맛집을 소개한 '전국해장음식열전'. [사진 BR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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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지금까지 쌓은 콘텐트를 바탕으로 전국의 해장국 맛집을 모은『전국해장음식열전』을 비롯해 스페인·이탈리아의 미쉐린 레스토랑 등 미식 여행기를 담은 책들을 냈다. 이달엔 프랑스의 미쉐린 스타 레스토랑을 비롯해 파리의 쌀국수 맛집, 여행 정보 등을 담은 책 『비밀이야의 맛있는 프랑스』를 발간했다. 책에는 그가 열네 번 프랑스를 오가며 직접 터득한 정보가 풍성하다. 특히 프랑스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28곳을 모두 직접 다녀왔다. 배씨는 “프랑스는 확실히 음식의 완성도가 다른데 예를 들어 폴 보퀴즈처럼 정통 있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음식은 정점에 다다른 음식을 먹은 것 같았다”고 말했다.
배동렬씨가 최근 선보인 '비밀이야 배동렬의 맛있는프랑스'. 이책을 위해 배씨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28곳을 모두 다녀왔다. [사진 BR미디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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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준히 논란이 되는 블로그의 상업화에 대해선 누구보다 안타까워했다. 함께 활동했던 블로거들이 돈을 받고 글을 올려주거나 아예 가보지도 않고 업체의 사진과 정보를 받아 그대로 올리는 것을 자주 목격하기 때문이다. 그는 “블로거들이 왜 홍보글의 유혹에 빠지냐면 파워블로거의 경우 홍보글 한 건당 20~30만원을 주는데 하루에 2~3건을 올리면 50만~60만원, 한 달이면 최소 1500만원에서 2000만원을 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에게도 한때 하루에도 수십 곳에서 블로그에 홍보글을 올려달라는 제안이 쏟아졌다. 요즘은 배씨가 홍보글을 올리지 않는 것이 알려지면서 제안이 줄었지만 종종 그를 사칭하는 일도 벌어진다. 한 식당이 개업하며 가게 앞에 놓은 화환에 ‘비밀이야’라는 이름이 적힌 것을 보고 지인이 연락했는데 배씨는 들어본 적 조차 없는 곳이었다. 자신을 사칭해 식당에 전화해 블로그에 홍보해주겠다며 인터넷으로 ‘비밀이야’를 찾아보라고 한 적도 있단다.
국내도 모자라 유럽과 아시아 곳곳을 자비로 오가는 그에게 ‘재벌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도 들린다. 2015년 다니던 회사를 그만뒀는데 오히려 더 활발하게 활동하니 말이다. 그는 “아니다”라며 웃었다. 지금까진 30대 초반 자신이 키운 회사를 대기업에 매각하면서 받은 금액을 맛집 투어 자금으로 활용했다고 한다. 하지만 잔고가 얼마 남지 않아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회사까지 그만두고 맛집을 찾아 해외로 떠도는 남편을 보며 아내의 타박은 없었을까. 배씨는 “아내는 늘 내게 마음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준다”며 웃었다.
배동렬씨는 기업의 많은 영입 제안을 거절했다. 외식업 도전에 대해서는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식당을 해야하지 않을까"라고 답했다. 최승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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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일 수도 있는데 지금까지 해온 게 있는데 남들하고 똑같이 삼겹살집이나 쇠고기구이 집을 할 순 없어요. 만약에 한다면 투뿔등심·본앤브레드처럼 외식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식당을 해야하지 않나 생각해요.”
온라인 유저 입장에선 '비밀이야' 블로그가 여전히 건재해서 도시 곳곳의 맛집들을 솔직하고 꼼꼼하게 소개해준다면 기쁜 일이다.
송정 기자 song.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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