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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금지약물 적발' 김재환의 MVP 수상, 역사는 어떻게 평가할까 [ST스페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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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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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이상필 기자]김재환(두산 베어스)이 생애 첫 시즌 MVP를 수상했다.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김재환은 19일 오후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 서울 다빈치볼룸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어워즈에서 MVP를 수상했다.

김재환은 정규시즌이 끝나고 진행된 MVP 투표에서 총 111표 가운데 1위표 51장, 2위표 12장, 3위표 8장, 4위표 2장, 5위표 3장으로 487점을 획득, 팀 동료 린드블럼(367점)을 제치고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김재환은 올 시즌 139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 44홈런 133타점 OPS 1.062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홈런, 타점 부문 타이틀을 휩쓸며 일찌감치 유력한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었다.

다만 김재환을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김재환은 지난 2011년 금지약물 사용이 적발돼 징계를 받은 바 있다. 김재환이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뒤에도, 언제나 '약물 적발 선수'라는 꼬리표가 따라붙었다.

이번 MVP 투표에서도 '약물 복용 선수'가 MVP를 수상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있었다. 실제로 김재환은 총 투표수에서 76표로, 린드블럼(84표)보다 적은 득표를 했다. 35명이라는 적지 않은 수가 김재환에게 5위표조차 던지지 않았다.

그러나 76명의 투표인단은 '이제는 괜찮다'는 판단을 했다. 이들이 김재환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표를 던질 수 있었던 이유는 이미 오래전에 징계를 받고, 이를 소화했다는 점이다. 약물 적발 이후에도 벌써 몇 시즌 째 정상적으로 리그에서 뛰고 있는데, MVP 수상에서만 차이를 둘 수 없다는 주장이다.

김재환이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것도 또 다른 명분이 됐다.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로 문제없이 출전한 만큼 이제는 MVP를 주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김재환은 MVP 수상 후 "제가 짊어지고 가야 할 책임 같은 것들을 더 무겁게 가지겠다"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김재환의 MVP 수상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야구계를 뜨겁게 달굴 것으로 보인다. 역사가 '2018 KBO 리그 MVP 김재환'을 어떻게 평가할지 주목된다.

한편 메이저리그에서는 약물에 적발된 선수가 이후 시즌 MVP를 수상한 사례가 없다. 그렇다고 메이저리그가 약물 적발 선수에게 엄격하다고만은 볼 수 없다. 약물 적발 선수가 실버슬러거,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거나 올스타로 선정되는 사례는 매년 심심치 않게 나오기 때문이다. 약물 적발 선수라서 시즌 MVP를 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약물 적발 선수들이 시즌 MVP를 받을만한 성적을 내지 못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이상필 기자 sports@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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