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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화)

잇단 구설로 흔들리는 치킨업계,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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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전문가들 "급격하게 성장하다보니 시스템 부족, 강력한 리더십 한계·부작용 나와"]

머니투데이

19일 오후 시민들이 서울 시내의 한 BBQ 매장 앞을 지나고 있다. 2018.11.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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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업계 빅3로 불리는 BBQ와 교촌치킨, bhc가 잇단 구설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성공신화를 써 온 한국형 치킨 프랜차이즈 업계가 갑질 이미지로 소비자들의 신뢰를 잃고 가맹점주에게 피해가 돌아갔다.

전문가들은 치킨 프랜차이즈가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급격히 성장하면서 누적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창업자의 강력한 리더십이 초기 성장에는 도움이 됐지만 덩치가 커지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 프랜차이즈 업계를 급격히 몰아붙인 정부 규제가 한몫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논란이 불거진 곳은 BBQ다. 지난달 31일 자로 BBQ 윤학종 대표가 취임 9개월 만에 사임한 게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취임 3주 만에 물러난 이성락 전 대표 이후 두 번째다. 건강상의 이유가 있다는 회사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줄이어 BBQ를 떠난 임원들의 얘기가 돌면서 윤홍근 회장 중심으로 돌아간 강력한 기업 문화가 전문경영인과 임직원들의 입지를 좁게 만들었다는 일각의 지적이 있었다.

이뿐 아니라 BBQ는 19일부터 주요 치킨 가격을 1000~2000원 올린다고 밝혔다. BBQ는 패밀리(가맹점주)들의 협의 기구인 동행위원회에서 요청했기 때문에 부득이하게 결정됐다는 입장을 냈다. 본사 공급가격은 그대로고, 인상 차익은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간다는 것. 하지만 일부 가맹점주들은 "본사에 소비자가 인상을 요청한 적이 없고, (가격 인상으로) 본사가 수익을 가져간다"고 지적하는 등 뒷말이 나오고 있다.

교촌치킨 역시 지난달 권원강 회장의 6촌이자 교촌에프앤비 상무를 지낸 권모씨가 직원을 대상으로 폭행을 일삼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불거졌다. 3년 전에 일어난 일이었지만, 이 일로 권 전 상무가 회사에서 퇴직한 뒤 1년 뒤 다시 임원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져 비판을 받았다.

bhc는 가맹점과의 불화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bhc는 가맹점에 해바라기유를 팔면서 폭리를 취했고 광고비를 떠넘겼다는 의혹으로 검찰에 고소당했고, 최근 bhc 오너가 된 박현종 회장은 과거 BBQ 임원 시절 영업비밀을 침해한 혐의로 BBQ로부터 형사 고소당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치킨 프랜차이즈의 경우 개인이 운영하던 작은 가게가 급격하게 커진 경우가 많아, 오너 통제력이 강하고 회사 시스템이 성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가맹점이 늘다 보니 갈등이 불거졌다는 설명이다.

윤철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시민권익센터 국장은 "치킨 프랜차이즈는 시작할 때 개인이 브랜드를 키우고 일궈 온 경우가 많아 기업이 온전히 본인 것이라는 생각이 강하다"며 "1인 체제 위주 사업을 지속하다 보니 문제가 터지고 그 피해는 가맹점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윤 국장은 "한 두 명에게 의존하는 전형적인 병폐로, 전문경영인 제도로 가야 하지만 문화적으로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성공했지만, 갈수록 경쟁은 더 치열해지고 정부 규제는 끝없이 여기저기서 압박이 들어오다 보니 의사결정 과정에서 흔들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너무 급격하게 프랜차이즈를 규제 틀 안으로 밀어 넣으면서 생긴 문제도 한 몫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가맹점에 판매하는 필수물품 공급가격 상하한가와 유통마진율을 미리 공개하고 오너리스크로 인한 가맹점주 배상 책임을 명시하게 하는 등 프랜차이즈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정혜윤 기자 hyeyoon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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