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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갈퀴질로 산불 예방?" 트럼프 발언에 핀란드인 고개 '절레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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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캘리포니아 참사에 "삼림관리" 지목…기후변화와 선 긋기

핀란드 대통령 "갈퀴질 말한 기억 없다"…NYT도 '팩트체크'로 비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핀란드는 (산불예방을 위해) 갈퀴질에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난 그런 말을 한 기억이 없다."(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

연합뉴스

17일(현지시간) 산불 참사 현장인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캘리포니아가 주 역사상 최악의 산불로 인명 피해가 크게 늘고 있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거듭 부실한 주 정부의 삼림관리를 겨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에도 이런 태도를 고수하면서 핀란드는 삼림 국가이지만 상대적으로 산불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며 캘리포니아가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재차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이런 비난은 사실과 들어맞지 않으며 핀란드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부인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뉴욕타임스(NYT)와 BBC 방송이 18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산불로 초토화한 캘리포니아 파라다이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다르게 대처하고 완전히 다른 이야기를 가진 나라들을 살펴봐야 한다"며 핀란드 대통령과의 대화를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우리는 삼림 국가지만 많이 다르다'라고 말했다. 그들은 갈퀴질과 청소, 그런 것들을 하는데 많은 시간을 쓰고, 어떤 문제도 갖고 있지 않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핀란드에서는 산불이 일어나더라도 매우 작은 문제만이 있다며 기후변화가 산불에 영향을 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아니다. (산림)관리의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리기후협정을 탈퇴하고 화력발전 규제를 완화하는 등 기후변화를 인정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며 국제적인 친환경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울리 니니스토 핀란드 대통령은 18일자 핀란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지난 11일 파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간단히 이야기를 나눴고 핀란드 삼림관리의 장점을 설명하기는 했지만 갈퀴질을 언급한 기억이 없다고 말했다.

니니스토 대통령은 "그에게 핀란드는 숲으로 덮여 있는 나라고 우리는 우수한 감시 체계와 네트워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라고 소개했다.

또 핀란드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소셜미디어에 숲에서 갈퀴질을 하는 모습의 사진을 올리고 있다고 BBC 방송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앙숙인 NYT도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 대통령의 캘리포니아 삼림관리와 관련한 언급들이 실상을 오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핀란드 내무부의 산림화재 전문가인 라미 루스카는 핀란드에서 나뭇잎과 솔잎을 갈퀴질하는 것은 화재 예방 업무에 일상적인 모습은 아니라면서 숲 바닥에서 죽은 나무를 처리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NYT에 말했다.

또 다른 삼림화재 전문가인 헨릭 린드버그 핀란드 HAMK 교수는 핀란드 산림관리 체계의 비밀은 조기 경보 시스템, 항공감시 시스템, 광범위한 숲 도로망에 있다고 설명했다.

핀란드의 산불 피해가 크지 않은 이유로는 캘리포니아보다 훨씬 찬 기온, 서로 다른 나무의 종류도 한 몫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핀란드가 효율적인 산불관리 체계를 갖추고는 있지만, 산불이 발생하고 있으며 올해만 해도 전체 삼림 5천700만 에이커 중 약 2천500 에이커가 불에 탔다. 이는 2006년 이후 가장 큰 피해 면적이다.

하지만 이런 피해는 이웃인 스웨덴의 산불 피해 면적이 6만2천 에이커에 달하는 점에 비하면 아주 적은 규모라고 NYT는 전했다.

최근 캘리포니아에서 일어난 산불로 인명 피해가 계속 늘어 사망자는 76명, 연락이 두절된 사람만도 1천300명에 달하고 있다.

연합뉴스

핀란드 숲에서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라며 트위터에 오른 사진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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